▲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호르무즈 해협을 그린 반미 게시판이 2026년 5월17일 이란 테헤란시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약 3개월이 넘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뤄낸 목표는 적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28일 이란 공습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대거 파괴, 재래식 군사력 약화, 핵 개발 프로그램 폐쇄, 정권 교체, 친이란 대리세력 약화 등 여러 목표를 제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쟁 발발 전 이란은 2500~6천 발에 달하는 탄도 미사일을 보유해 중동에서 가장 많은 보유량을 기록했다. 이란은 장거리 드론의 주요 생산국이기도 하다.
브래드 쿠퍼 미 해군 제독은 지난 5월14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와 "이란의 미사일 및 장거리 드론 제조와 비축 능력이 크게 퇴보했다"며 "분쟁 기간 동안 1500발 이상의 이란 미사일과 6천 대의 드론을 요격했다"고 말했다.
쿠퍼 제독은 "이란의 재래식 군사능력이 크게 감퇴돼 더 이상 인근에 위력을 행사하거나 미군 작전을 방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군은 이란 해군 함정 161척을 파괴하고 방공 시스템의 82%를 무력화했다"며 "전쟁 전 하루 최대 100회 출격했던 이란 공군이 현재는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6월6일 쿠에이트와 바레인에, 6월7일에는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아직 이란에 미사일을 사용한 공격 능력이 남아있어 미국의 완전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군이 이란의 재래식 군사능력을 충분히 약화시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고속정과 기뢰 등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효과적으로 봉쇄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 폐쇄 목표 역시 실패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현지시각 16일 언론인 메긴 켈리와 팟캐스트에서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 폐쇄를 조건으로 여러 이익을 주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미국 정보당국 조사를 인용해 "5월 기준으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1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2025년 6월에 제시했던 핵무기 개발 예상 일정과 동일하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시작하며 신정 정권을 해체하고 대중이 이끄는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지난 2월28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 대중이 정권을 장악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3월6일에는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고 미국이 수용 가능한 새로운 지도자가 집권해야 이란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하메네이 전 최고 지도자의 아들인 아야톨라 무즈타바 하메네이가 현재 이란의 신정 정권을 이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자가 바뀌었으니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29일에는 무즈타바 하메네이 정권을 두고 "새롭고 더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최근 몇 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 교체를 촉구하는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며 정권 교체도 사실상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쟁 발발 후 이란은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중동지역 우호 세력에 지원을 중단할 의사를 보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