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1조 달러' 매출 목표 중국에 달려, 데이터센터용 공급망 지배력 눈길

▲ 중국 장쑤성 롄윈강에 위치한 공장에서 2026년 6월8일 노동자가 수출용 태양광 모듈을 제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의 2030년 매출 목표치를 1조 달러(약 1513조 원)로 내놓았는데 이를 견인할 사업으로 데이터센터 분야가 대두되며 중국 영향력이 조명되고 있다.

다만 중국이 데이터센터 공급망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특히 핵심인 태양광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서다. 중국이 스페이스X를 상대로 데이터센터 관련 장비 판매를 막거나 제한하면 매출 목표 달성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중국, AI 데이터센터의 주요 전력원 태양광 공급망 장악

21일 블룸버그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중국 중심인 공급망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데이터센터 발전원으로 유력한 태양광의 핵심 기술과 생산 능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국은 폴리실리콘과 모듈 등 태양광 패널 제조의 모든 단계에서 점유율을 80% 이상 확보했다. 

태양광 발전설비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갈륨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2024년 12월부터 갈륨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용 광반도체와 광통신 부품의 필수 소재인 인듐인화물(InP) 또한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현재로서는 찾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스페이스X의 데이터센터 사업 공급망에서 중국 존재감이 크다는 것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 발전은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란 전쟁에 따른 화석연료 가격 상승으로 태양광 발전의 비용 경쟁력도 높아졌다. 

세계 AI 수요가 대폭 늘면서 연산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중요도도 커지고 있다. 이에 스페이스X가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려 하는데 중국 공급망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견해가 많다.

블룸버그는 최근 논평에서 “스페이스X는 미군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데이터센터와 관련한 공급망 우위는 심각한 취약점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 '1조 달러' 매출 목표 중국에 달려, 데이터센터용 공급망 지배력 눈길

▲ 중국의 세계 태양광 공급망 장악력. <그래픽 챗GPT로 제작>


◆ 스페이스X, 중국 태양광 장비 없이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도 쉽지 않아

항공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는 올해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 2월2일 인공지능(AI) 기업 xAI와 합병한 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일 구글에 xAI의 데이터센터 일부를 2029년 6월까지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9억2천만 달러(약 1조4천억 원)이다. 

또한 스페이스X는 위성에 반도체를 실어 우주로 쏘아 AI 연산을 맡길 우주 데이터센터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텍사스주 바스트롭에 태양광 부품을 비롯한 우주 AI 인프라 생산 단지 기가샛(Gigasat)을 건설해 관련 설비의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태양광 생산장비를 미국에 제한적으로만 수출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익명을 요구한 중국 태양광 산업 관계자 2명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당국은 태양광 기업인 쑤저우맥스웰을 상대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게 당분간 장비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가 우주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AI 인프라를 확대는 과정에 중국의 태양광 공급망 제한 조치가 병목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미국으로의 태양광 제조 장비 수출에 보다 광범위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 '1조 달러' 매출 목표 중국에 달려, 데이터센터용 공급망 지배력 눈길

▲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xAI의 데이터센터 내 전력 설비. 4월23일자 사진이다. <연합뉴스>

◆ 중국에게 머스크는 '우주 데이터센터' 경쟁자, 태양광 설비와 소재 무기화 유인 충분 

머스크 CEO는 지난 15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스페이스X의 2030년 매출액이 1조 달러(약 1512조 원) 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 187억 달러(약 28조3천억 원), 순손실 49억 달러(7조4천억 원)를 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의 17%에 불과하다. 

그러나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머스크의 매출 목표치에서 핵심이 우주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아직 손실이 나는 상황에서 매출을 수십 배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데이터센터 분야에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지만 중국 공급망 관련 변수가 떠오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체 우주 데이터센터도 추진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월 말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 국가지원 연구소를 설립해 우주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스페이스X를 비롯한 잠재 경쟁자를 상대로 자국의 태양광 생산 설비와 소재를 무기화할 유인은 충분한 셈이다.

결국 스페이스X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기반해서 매출을 대폭 늘리는 과정에 태양광 품목 수출통제를 비롯한 중국발 공급망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를 놓고 관심이 쏠린다.

조사업체 트리비움차이나는 로이터를 통해 “중국 정부는 자국의 태양광 기업이 경쟁국의 산업 정책을 돕는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