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SK온 헝가리 '원전 가동중단' 사태에 영향권, 현지 배터리 공장 전력소비 감축

▲ 차량이 3월3일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 앞 주차장에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SDI와 SK온 헝가리 공장이 극심한 가뭄으로 냉각수가 부족해진 현지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라 전력 사용 감축에 나섰다.

이슈트반 커피터니 헝가리 에너지부 장관은 2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삼성SDI와 SK온이 각각 32.8메가와트(MW)와 22MW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연간 30기가와트시(GWh)의 생산 능력을 갖춘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약 45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용량이다. 삼성SDI는 이를 60GWh로 늘리는 증설 작업을 하고 있다.

SK온은 헝가리 코마롬에 제1, 2공장과 이반차에 공장을 두고 있다. 합산 생산 능력은 47.5GW에 달한다.

SK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헝가리 정부의 안정적인 전력 수급 노력에 적극 협력하기 위해 SK온 헝가리 공장은 1일부터 매일 오후 5~10시 사이에 전력 사용량을 자발적으로 30% 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 운영을 효율적으로 조정해 전력 절감에 동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생산과 고객사 공급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헝가리 국영 철도회사인 MÁV와 독일 완성차 기업 폴크스바겐 및 일본 자동차 부품사 덴소의 헝가리 공장 등도 전력 소비를 줄이는 기업으로 언급됐다. 

로이터는 헝가리 내 기업이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배경으로 현지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을 꼽았다. 

헝가리를 지나는 다뉴브강이 폭염과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전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헝가리 내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로 2GW 용량을 가진 팍스는 2019년 기준 헝가리 전력 생산의 50%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시각으로 3일 오전 2시30분 팍스 원전의 가동률은 10%에 그쳤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2일 국방실무그룹 회의를 주재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3일 오전 1시30분 팍스 발전소의 두 번째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다”며 “44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완전히 멈춘다”고 설명했다. 

머저르 총리는 전력난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과 가정에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전력 사용을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 조치로 300여 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전력 소비를 줄여 약 400~500MW의 전력 수요가 감소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헝가리 수자원 당국은 독일에서 발원해 흑해로 흐르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앞으로 며칠 동안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저르 총리는 “당분간 기업 전력 소비에 의무적인 제한은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만약 필요하다면 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