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권혁웅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공들여 온 인공지능(AI) 전환 전략이 금융당국의 망분리 완화 추진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인공지능전환(AX)과 보안 역량 강화에 힘써 온 만큼 우선적으로 망분리 규제에서 벗어난다면 AI시대 기술 경쟁력을 더욱 단단히 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화생명 AI전환 힘 실은 권혁웅·이경근, 금융권 '망분리 완화'에 보폭 넓힐까

권혁웅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경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 활용 보폭을 넓히고 있다.


15일 금융권에서는 한화생명이 생명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1차 망분리 테스트 참여 금융사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1차 테스트 참여 금융사 후보군으로 1금융 은행권을 비롯해 2금융권에서는 한화생명, 삼성화재, NH투자증권 등이 포함돼 거론되고 있다.

한화생명이 실제 1차 대상에 포함되면 다른 생명보험사보다 먼저 보안 목적 AI 활용을 시작하게 된다.

‘망분리’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금융권 특성상 보안 강화를 위해 시행됐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 업무망을 분리해 사용해야 했다.

망분리 규제가 사라지면 금융사들은 외부에서 서비스되는 고성능 AI를 활용해 보안 취약점 점검과 보안 상태 분석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대상 회사를 직접 발표한 것은 아닌 만큼 보험사 포함 금융사들 모두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망분리 완화 대상으로 선정되면 다른 회사보다 먼저 인공지능 활용도를 높일 제도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인공지능 활용 확산에 따른 새로운 보안위협에 대응하고자 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완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0일 ‘AX시대 해킹·보이스피싱 대응 간담회’에서 “정부는 ‘AI공격은 AI로 방어한다’는 인식 아래 고도의 AI· 보안역량을 갖춘 금융회사를 선별해 망분리 규제를 전면 해제하는 방안을 연내 시행을 목표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이 AI 활용 확대와 보안 체계 구축에 꾸준히 투자해 온 점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5월 본부급 조직인 ‘AX전략실’을 신설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전사 차원의 AX를 이끄는 조직으로 평가되는 만큼 권혁웅 대표가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AX 전략실과 AI실, AI연구소, AI센터 등 사내 AI 관련 조직 4개를 운영하게 됐다.

권혁웅 부회장이 회사 전반에 걸친 AX 경영 전략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경근 대표가 중심이 된 영업 현장과 보험 본업 영역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AI를 활용한 설계사 영업지원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현장 업무에도 AI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화생명은 5월 AI 영업지원 시스템 사용자와 미사용자의 판매실적을 비교한 결과 인당 건강보험 월 평균 판매실적이 미사용자 대비 약 40%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한화생명 AI전환 힘 실은 권혁웅·이경근, 금융권 '망분리 완화'에 보폭 넓힐까

▲ 한화생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업무에 접목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사진은 관계자들이 2025년 12월 AI 보안 거버넌스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한화생명>


한화생명은 AI 활용 확대와 함께 보안 거버넌스 구축에도 힘을 기울였다.

한화생명은 2025년 12월 보험업계 최초로 AI 보안 거버넌스 국제표준 ‘ISO 42001’ 인증을 획득하는 등 디지털 보안 역량을 강화해 왔다. 

한화생명은 “내부 규정 수립은 물론 모델 및 개인정보를 포함한 학습 데이터 관리 기준, 리스크 관리 및 모니터링 체계 등 38개 통제 항목을 충족하며 국제적 수준의 AI 보안 거버넌스를 구축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2024년에도 보험업계 최초로 국제 공인인 ISO/IEC 27017(클라우드 정보보호 관리체계)와 27018(클라우드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을 받으며 디지털 보안 역량을 증명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망분리 금융사 선정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며 선을 그은 만큼 실제 금융사 선정과 망분리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14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보안목적 AI 활용을 위한 망분리 규제 완화 제1차 테스트 참여 금융회사 선정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해당 테스트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들의 원활한 보안테스트를 위해 선정절차가 종료된 이후에도 보안상 이유로 해당 금융회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섣불리 망분리가 이뤄질 경우 1차 데스트 참여 금융회사들이 해커들의 위협에 우선적으로 노출될 가능성도 나온다.

대형 금융사 한 관계자는 "최근 빈번한 해킹 사례를 봐도 해커들의 해킹 역량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망분리가 이뤄진다면 해커들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당국이 1차 테스트 참여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려 하는 데는 이러한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