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동맹국들에게 파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섣불리 반응하기 보다는 자주 ‘타코’(선 강경 발언, 후 후퇴) 행보를 보였던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과 같이 일단 버티면서, 함께 지목된 다른 나라의 반응을 살피고, 나중엔 국회 동의를 명분으로 삼는, 이른바 3단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일본에 4만5천 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한국에도 4만5천 명의 병력이 있으며 독일에는 4만5천~5만 명의 병력이 있다”며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동맹국을 보호해 왔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할 때 그들이 우리를 돕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늘 문제였다. 이번 사태를 통해 그런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규모를 잘못 말했다. 실제 주한미군의 숫자는 2만85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되다. 그는 이틀 전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5개국에 대해 군함 파병을 요청했고 전날에는 5개국을 넘어 7개국에게 ‘요구(demand)’하면서 참여 여부를 앞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관련해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 장관은 오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G7 외교장관 회담에서 루비오 장관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가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쪽 압박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어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관세·안보·대미 투자 등 두고 협의 중인데 미국의 파병 요청을 ‘딱잘라’ 거부하면 향후 다른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장 한국과 미국 정부 대표단은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방안을 조율하기 위해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교전 중이 이란의 영해로 진입했다가는 ‘참전국’으로 이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차분한 거절’을 통해 사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시간 끌기’ 전략을 꼽을 수가 있다. 앞서 청와대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즉각 응하지 않고 핵심 요구사항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버티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했다. 그 결과 미국이 당초 요구하던 것에 비해 완화한 조건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간을 벌기 위해 해당 논의를 유엔(UN) 으로 보내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립 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트럼프는 예측보다는 반응이 되게 중요하고 그 반응에 너무 조급하게 (대응)하게 되면 우리를 집중적으로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지목을 받은 국가들과 함께 일단 유엔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시간을 벌 수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번에 함께 지목된 다른 나라의 반응을 살피면서 공동보조를 맞추는 방법도 거론된다.
중국, 영국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중국은 관영 매체 사설을 통해 "불을 지른 사람이 불을 꺼야 한다"고 밝혔고, 영국은 총리가 직접 나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는 파병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군함의 호르무즈 파병은 국회 비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거절이나 시간 끌기 전략에 횔용할 수도 있다. 현재 여야에서 모두 호르무즈 파병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전 당시 미국 중부사령부의 한국군 대표 장교로 파견됐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소말리아 해역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를 활용할 가능성을 두고 “청해부대의 임무가 소말리아에 있는 아덴만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임무를 확대할 때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게 맞다”며 “우리 교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디나 갈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으나 이번에는 전쟁상황이고 또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 생각하고, 국익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는 우리 군의 전투 개입 가능성이 큰 지역에 파병하는 중대한 결정”이라며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의 동의가 필수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권석천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섣불리 반응하기 보다는 자주 ‘타코’(선 강경 발언, 후 후퇴) 행보를 보였던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과 같이 일단 버티면서, 함께 지목된 다른 나라의 반응을 살피고, 나중엔 국회 동의를 명분으로 삼는, 이른바 3단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스토킹 범죄 대응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일본에 4만5천 명의 병력을 두고 있고 한국에도 4만5천 명의 병력이 있으며 독일에는 4만5천~5만 명의 병력이 있다”며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동맹국을 보호해 왔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할 때 그들이 우리를 돕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늘 문제였다. 이번 사태를 통해 그런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규모를 잘못 말했다. 실제 주한미군의 숫자는 2만85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되다. 그는 이틀 전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5개국에 대해 군함 파병을 요청했고 전날에는 5개국을 넘어 7개국에게 ‘요구(demand)’하면서 참여 여부를 앞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관련해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 장관은 오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G7 외교장관 회담에서 루비오 장관과 만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가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쪽 압박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어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관세·안보·대미 투자 등 두고 협의 중인데 미국의 파병 요청을 ‘딱잘라’ 거부하면 향후 다른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장 한국과 미국 정부 대표단은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방안을 조율하기 위해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 교전 중이 이란의 영해로 진입했다가는 ‘참전국’으로 이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갈 수 있다.
이에 우리나라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차분한 거절’을 통해 사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총리실>
우선 ‘시간 끌기’ 전략을 꼽을 수가 있다. 앞서 청와대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즉각 응하지 않고 핵심 요구사항에서 물러서지 않으며 버티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했다. 그 결과 미국이 당초 요구하던 것에 비해 완화한 조건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간을 벌기 위해 해당 논의를 유엔(UN) 으로 보내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립 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트럼프는 예측보다는 반응이 되게 중요하고 그 반응에 너무 조급하게 (대응)하게 되면 우리를 집중적으로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지목을 받은 국가들과 함께 일단 유엔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시간을 벌 수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번에 함께 지목된 다른 나라의 반응을 살피면서 공동보조를 맞추는 방법도 거론된다.
중국, 영국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중국은 관영 매체 사설을 통해 "불을 지른 사람이 불을 꺼야 한다"고 밝혔고, 영국은 총리가 직접 나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는 파병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모호성을 견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군함의 호르무즈 파병은 국회 비준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거절이나 시간 끌기 전략에 횔용할 수도 있다. 현재 여야에서 모두 호르무즈 파병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전 당시 미국 중부사령부의 한국군 대표 장교로 파견됐던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소말리아 해역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를 활용할 가능성을 두고 “청해부대의 임무가 소말리아에 있는 아덴만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임무를 확대할 때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게 맞다”며 “우리 교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어디나 갈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으나 이번에는 전쟁상황이고 또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 생각하고, 국익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는 우리 군의 전투 개입 가능성이 큰 지역에 파병하는 중대한 결정”이라며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회의 동의가 필수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