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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의 금속노조 복귀로 구조조정 부담 커져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12-23 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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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12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복귀하기로 결정하면서 회사도 긴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3일 금속노조에 가입을 신청했다. 금속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를 거쳐 2017년 1월 안에 현대중공업 노조의 가입을 승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관련 규약과 규정을 재정비하고 조합원 1인당 3만 원인 가입기금을 납부하는 등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금속노조 복귀로 구조조정 부담 커져  
▲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날 70%가 넘는 찬성률로 산별노조 전환을 가결했다.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찬성률이다.

노조가 처음 금속노조에 재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건 2014년이다. 당시 강성노조가 들어서면서 금속노조 재가입 여부에 관심이 모였다.

노조가 2년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일사천리로 재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회사의 구조조정을 놓고 노조의 불안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를 낸 뒤 권오갑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인력감축을 포함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진행된 희망퇴직으로 조합원과 과장급 이상 31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과 1만2천여 명의 하청업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사무직과 생산직을 가리지 않고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데다 최근 회사가 비조선사업부를 모두 분사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점이 노조의 결속력을 모은 계기가 된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노조는 희망퇴직과 사업부 분사 등에 반발하며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파업 참여인원이 전체 조합원 1만5천여 명의 10~20% 수준에 머물러 협상력이 떨어지고 있다.

노조는 금속노조 가입을 통해 회사의 구조조정에 좀 더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산별노조 전환 문답집에서 “금속노조에 가입하려는 목적은 구조조정 반대투쟁에 힘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노조는 특히 최근 분사된 현대중공업MOS(모스)를 예로 들며 “모스로 전적에 동의한 조합원들은 전적과 동시에 조합원 자격을 잃게 되지만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분리가 돼도 조합원들은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법적지위가 보장된다”며 “단체협상 적용 등의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회사를 상대로 요구하고 투쟁할 수 있는 논리와 법적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조직형태 변경을 놓고 따로 할 말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분사 등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앞으로 노사관계가 더욱 험악해질 수 있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데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현대중공업 노조원이 1만5천여 명에 그치는 데 비해 금속노조 조합원은 15만 명에 이른다. 같은 금속노조에 소속된 현대자동차 노조와 연대파업 등을 벌이며 회사를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금과 단체협상도 올해 안에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가 가입을 승인하면 임금과 단체협상에 참가하는 주체가 바뀌거나 금속노조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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