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논란에 총대 멘 석유공사, 임기 만료 김동섭 역할은 어디까지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임기 만료를 한 상황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 논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추진하는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 프로젝트인 ‘대왕고래’를 놓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면서 한국석유공사가 연일 해명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전면에 선 가운데 공식 임기를 마무리한 김동섭 사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탐사분석을 맡은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분석결과 타당성 등과 관련해 설명자료 2건을 내놓았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탐사사업을 담당한 공기업인 만큼 프로젝트와 관련된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3건의 설명자료를 내놓는 등 연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앞장서 방어하고 있다.
 
‘대왕고래’ 논란에 총대 멘 석유공사, 임기 만료 김동섭 역할은 어디까지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놓고는 정치권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만큼 예산 확보부터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상규명 없이는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탐사분석을 맡은 미국의 액트지오(Act-Geo)가 의혹의 중심에 있다. 액트지오는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1인 기업’으로 파악될 정도로 규모가 영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도 세금 체납으로 법인 자격이 정지된 ‘페이퍼 컴퍼니’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최남호 산업2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액트지오의 체납, 법인 자격 등을 계약 당시 인지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죄송하지만 계약 당시에 몰랐다”고 말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 가능성을 향한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2007년부터 석유공사와 동해 심해가스전 공동 탐사 작업을 벌여온 호주의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는 포항 앞바다 등을 놓고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브레우 고문 역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은 유망성이 높다고 했지만 80%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거나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리스크”라며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회피 가능성을 열어 두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공을 들이는 가운데 김 사장은 7일로 3년의 임기를 마쳤다.

공기업 사장은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계속 사장직을 수행하므로 김 사장은 한동안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후임 사장 인선을 놓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관련 법에 따라 임기 종료 2개월 전인 4월에 임원추천위원회는 구성했으나 사장 모집 공고를 내는 등 후속 조치는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공기업 사장 인선이 통상적으로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적어도 9~10월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시추 지역 선정 등 작업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 셈이다.

김 사장이 세계적 석유기업인 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인 만큼 연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본격적으로 가스전 개발이 진행된다면 쉘을 비롯해 엑손모빌 등 메이저 기업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과 협력을 염두에 둔다면 국내에서 김 사장만한 적임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김 사장은 연임에 큰 뜻이 없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김 사장은 이미 석유공사 사장 자리에 있으면서도 올해 2월 포스코 회장 공모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김 사장은 최종 6인 후보가 공개됐을 때 가장 의외인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김 사장이 포스코 회장에 도전할 당시에도 석유공사 내부에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 이후 석유공사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탐사자원량이므로 숫자보다 가능성을 보고 차분히 그리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지금의 분위기와 관심은 성공 전까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3일 직접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동해가스전 300배 규모로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29년, 석유는 4년 쓸 수 있는 양”이라고 말한 것과 다소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인 셈이다.

한편 김 사장의 후임 사장 인선이 진행된다면 정치인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월 총선에서 참패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전력공사에 사상 첫 정치인 출신 사장을 앉히는 등 공기업 사장 인사에 정치인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석유공사 사장은 주로 전문가가 임명됐다는 점,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정쟁화 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인 출신을 피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