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이 불러올 잠재적 지정학적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자체 핵무기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일본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닛케이아시아는 29일 “한국 정치권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북한의 핵 도발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한국이 북한의 핵 도발에 맞서 자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일본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북한 탄도미사일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
북한이 제 7차 핵실험을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가 다시 위기에 놓이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북한에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핵 포기를 설득하려는 시도는 이미 실패로 끝났다는 의견이 우세해졌다고 바라봤다.
결국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전략은 한국도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점차 조성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씽크탱크인 시카고카운슬이 올해 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의 약 71%가 핵무기 개발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최근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핵무기 개발을 지지하는 의견에 더 무게가 실렸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이 국가 안보와 관련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꾸준히 거론되어 왔던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아직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고 미국과 외교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갖추는 데 부정적 시각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핵을 비롯한 미국의 전략무기를 총동원해 한국의 안보를 지키는 데 힘쓰겠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한국 보수 진영 정치인들이 핵무기 개발에 목소리를 내는 일은 실제로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보다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보수정당이 장기간 이런 방식으로 지지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해당 정치인들이 북핵 위협에 불안감을 느끼는 한국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북한의 핵 위협뿐 아니라 중국도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배경으로 꼽혔다.
중국이 잠재적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카운슬에 따르면 한국 유권자들 가운데 55%는 앞으로 10년 안에 중국이 한국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세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당연히 한국의 자체 핵 개발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닛케이아시아는 한국의 핵무기 개발이 오히려 미국과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어 중국에 더 큰 반발을 사게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 국방부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미국 정부는 한국을 수호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걸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면
윤석열 정부는 이를 반갑게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들 사이 동맹은 결혼과 같아서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도 이와 같이 한국 등 동맹국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