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하우스웨딩사업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외식 브랜드 ‘마켓오’가 생각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자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수차례 제과사업 외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성적은 썩 좋지않다.

  웨딩사업까지 손뻗친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  
▲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2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패밀리레스토랑인 마켓오 도곡점과 압구정점에서 하우스웨딩을 본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우스웨딩은 친척이나 친한 지인들만 초대해 100명 내외로 즐기는 파티 형식의 소규모 결혼식을 말한다. 틀에 박힌 결혼식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젊은 예비부부들에서 인기다. 비용은 일반 예식보다 30% 이상 더 든다.

패밀리레스토랑 마켓오가 결혼식사업까지 눈을 돌린 데는 마켓오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마켓오 여의도점은 개점한 지 2년 만인 지난 14일 폐점했다. 이로써 마켓오 레스토랑은 도곡점과 압구정점 2곳만 남게 됐다.

이 부회장은 2004년 마켓오를 열었다. 당시 노희영 오리온 부사장이 앞장섰다. 그런데 노 부사장이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이 부회장 홀로 마켓오를 책임졌는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유기농' 식재료만 쓴다는 원칙도 바꿨다. 비즈니스룸이나 하우스웨딩 등 부대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유기농 식재료 원칙을 고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엔터테인먼트와 외식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이 부회장은 과거 ‘외식업계 여걸’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그동안 한 우물만 파서 생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여러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패를 하거나 중간에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편의점업체인 ‘바이더웨이’는 2006년 매각했다. 2007년 영화관 ‘메가박스’를 오스트레일리아 맥쿼리펀드에 1455억 원에 넘겼다. 2011년 ‘베니건스’로 유명한 외식업체 롸이즈온을 바른손에 팔았다.

오리온그룹 전체 실적도 좋지 않다. 오리온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7922억 원, 영업이익은 47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나 줄었다. 경쟁업체인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 매출이 각각 5%, 2%씩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실적둔화는 중국시장 성장이 멈춘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내 제과시장 성장률은 2012년 19%에 달했지만 지난해 11%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지난해 ‘초코파이’ 가격을 2배나 올려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고 자연히 매출도 떨어졌다. 또 새로 출시한 제품 수도 줄었다. 오리온그룹의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0.25%에 불과하다. 게다가 ‘마켓오 리얼브라우니’가 과대포장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자인 고 이양구 회장의 차녀다. 그는 1975년 동양제과에 입사해 2000년 사장이 됐다. 2001년 오리온그룹의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담당 CEO를 맡으며 제과 외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웨딩사업까지 손뻗친 오리온 이화경 부회장  
▲ 마켓오 하우스웨딩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