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잇따라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간 배당보다는 신작 개발과 인수합병(M&A) 등 투자에 집중해온 주요 게임사들이 달라진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 기조에 맞춰 창사 이래 첫 현금 배당을 결정하거나, 배당금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국내 게임 기업들의 주가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환원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래프톤도 첫 '현금배당', 게임사 주주환원 새 기류에도 시프트업은 무배당

▲ 크래프톤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당 224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회사는 7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도 전량 소각키로 했다. <크래프톤>


2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증시 강세장 속에서 게임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현금 배당 등 적극적 주주환원에 나서는 게임 기업들이 늘고 있다.  

먼저 크래프톤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규모는 매년 1천억 원씩 3년간 총 3천억 원이며, 주당 2240원 수준이다. 2025년 기준 배당 성향은 약 13.6%다. 여기에 7천억 원 규모 자사주 전량 소각도 함께 추진한다.

크래프톤은 2021년 상장 이후 자사주 매입 중심의 주주환원책을 유지하며 무배당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국내 게임 대장주임에도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시장 요구를 적극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주요 게임사들도 배당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주당 1150원, 총 223억 원 규모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 대비 배당 규모는 줄었지만, 2008년부터 이어온 배당을 유지했다. 특히 순이익의 30%를 환원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면서, 올해는 서울 강남구 엔씨타워1 건물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기준으로 배당을 실시한다.

넷마블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규모를 크게 늘렸다. 올해 주당 876원을 배당한다. 총액은 7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배로 늘렸다. 순이익의 약 30% 수준이다.

지난해 사정이 어려웠던 중견 게임사들도 적극적 주주환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웹젠은 특별 배당을 포함해 주당 700원, 총 203억 원을 배당한다. 연내 165억 원 규모 비과세 특별배당도 추가로 예고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235억 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이다. 이 밖에 자사주 소각도 검토하고 있다.

컴투스 역시 주당 1300원, 총 149억 원을 배당한다. 이는 연간 순이익 55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는 업계에서도 높은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네오위즈는 2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고, NHN은 지난해와 동일한 주당 500원 배당을 유지한다. 위메이드는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주당 295원 배당을 이어가기로 했다.
 
크래프톤도 첫 '현금배당', 게임사 주주환원 새 기류에도 시프트업은 무배당

▲ 국내 주요 게임사 가운데 유일하게 시프트업은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등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프트업>


하지만 2024년 코스피 대어로 상장한 시프트업은 여전히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주주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주요 게임사 가운데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 환원책을 내놓지 않은 기업은 시프트업뿐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최근 “올해 상반기 중 중장기 주주환원 방향성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사들은 그간 신작 흥행 여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 배당보다는 재투자를 선호해왔다. 투자자 역시 배당 수익보다는 신작 모멘텀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게임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주주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게임사의 성장 단계와 현금 흐름에 따라 주주환원책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넥슨, 닌텐도, 소니 등 일본 증시에 상장한 게임사들은 국내 대비 높은 수준의 배당 성향을 지키고 있다.

반면 미국 게임사 '테이크 투'와 같이 배당을 진행하지 않고 신작과 성장 전략에 올인하는 경우도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