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3분기 코스닥 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코스닥 출범 30주년을 맞아 각종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거래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7월1일 열린 코스닥 출범 3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주요 정책 시행 시점을 늦추는 결정까지 나온 가운데 거시경제 관련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어 코스닥 소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1~14일 10거래일간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61조7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9월 총 거래일 20일로 환산하면 월간 약 123조 원 규모다.

이는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달인 1월(313조1569억 원)보다 60.58% 줄어든 것이다.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3분기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134조5548억 원, 8월 거래대금은 119조7374억 원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월 평균 코스닥 거래대금이 278조8465억 원, 2분기 266조7362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거래대금 급감은 코스닥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함께 줄어들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코스닥 시장은 올해 코스피 대형 반도체주 중심 랠리에서 소외를 받아왔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69%(13.85포인트) 내린 806.79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925.47)보다 12.82%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8.62% 상승했다. 단순 비교하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가 약 70%포인트 벌어진 셈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코스닥 출범 30주년을 맞아 시장 활성화 대책을 다수 내놓았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7월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식'(코스닥 커넥트 2026)을 열고 부실기업 퇴출 강화와 우량기업군 선별을 뼈대로 한 체질 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는 같은 날부터 시가총액 200억 원 미달, 주가 1천 원 미만(이른바 동전주)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상장폐지하는 요건을 시행했다.

한국거래소는 우량기업을 별도로 선별하는 '코스닥 세그먼트(승강제)'도 함께 도입했다. 정기적 재평가를 거쳐 우수기업은 상위 구간으로 올리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하위 구간으로 내리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0주년 기념식에서 "누적된 한계기업이 시장 전체의 디스카운트를 유발하고 불공정거래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한계기업을 신속하게 퇴출해 코스닥 시장의 신뢰를 제고하고 코스닥 시장 역동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 3분기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이 같은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3분기 거래대금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 가운데 최근 정책 동력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이달 4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당초 내년 1월1일 시행 예정이었던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 300억 원 상향 시점을 내년 7월1일로 6개월 늦추기로 결정했다.

침체된 코스닥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결과적으로 30주년을 맞아 내걸었던 체질개선 의지가 두 달여 만에 후퇴한 것이다.

거시경제 지표(매크로) 불안감도 코스닥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중동 갈등 고조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거시경제 관련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유동성이 얇아진 코스닥에 더 큰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작은 충격에도 하락폭이 확대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