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몽규 HDC 대표이사 회장이 이끄는 HDC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정 회장이 HDC그룹의 소속회사 현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관련해 친족 회사를 누락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면서다. 

정 회장은 HDC그룹이 기존 건설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날 목적에서 추진하는 ‘3대 사업’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초반부터 먹구름이 끼게 됐다.
 
HDC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커져, 정몽규 '3대 사업' 확장 초반부터 먹구름

정몽규 HDC 대표이사 회장이 3대 사업 중심의 미래 전략을 추진하는 시작부터 공정원 고발 리스크를 맞이하게 됐다.


18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에 따르면 창립 50주년을 맞은 HDC그룹이 공정위발 오너 리스크가 겹치며 정 회장이 마련한 3대 사업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출발 단계부터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HDC그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건설에 치우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라이프’,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HDC그룹의 지난 50년이 대한민국 도시의 외형을 만들고 주거 문화를 선도해 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각 사업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기적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선사하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출발 시점에서 공정위는 정몽규 회장이 소속회사 현황 신고 과정에서 2021년 17개, 2022년 19개, 2023년 19개, 2024년 18개의 회사를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지정자료 허위 제출죄 공소시효(5년)에 맞춰 2021년 이후의 행위만을 대상으로 고발했지만 지정자료 허위 제출은 정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동안 이어졌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 등 중복된 회사를 제외한 20개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또한 누락한 회사들의 총 자산규모가 연간 1조 원을 상회하고 사익편취규제, 공시의무 등을 적용받지 않아 규제공백 상태가 지속된다는 점에서 위반 행위의 중대성이 ‘상당하다'고 공정위는 바라봤다.

이번 공정위 고발은 HDC그룹이 에너지와 AI 부문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비건설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는 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HDC그룹 지배구조 리스크 커져, 정몽규 '3대 사업' 확장 초반부터 먹구름

▲ 공정위 고발은 HDC그룹이 에너지와 AI 부문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비건설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는 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사진은 정몽규 HDC 대표이사 회장이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 HDC >


이재명 정부는 증시 부양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지배력 확대를 막기 위한 지배구조와 관련한 강도 높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건설업에서 자금 조달과 인허가 과정 등에서 부담이 커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한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막론하고 총수일가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지배력 확대 행위는 보다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HDC가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5년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부문 D등급을 받아 2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문 점도 3대 사업 추진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HDC 지분 33.68%를 보유하고 있고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42.31%까지 높아진다. 오너 영향력이 강한 HDC그룹에서 정 회장 관련 지배구조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평가 개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앞서 KCGS도 HDC에 대해 체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MSCI를 비롯한 국내외 평가기관의 분석을 보면 지배구조 리스크 같은 ESG평가가 낮으면 투자자 입장에서 신용위험이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여겨져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HDC그룹이 확대하려는 3대 사업 가운데 에너지 분야는 ESG 금융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지배구조 리스크로 인해 자금 조달에서 불이익을 받을 여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 지표는 투자자 판단의 핵심 요소로 기능하며, 낮은 평가 시 투자 유치 경쟁력 약화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HDC는 전날 공정위 고발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며 친인척이 경영하는 소속회사 현황을 누락한 것은 신고 과정에서의 단순 누락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누락된 회사들이 정 회장이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고 1999년 HDC그룹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후 거래가 전혀 없어 2025년 공정위로부터 공식적으로 계열제외 인정을 받은 회사들이라고 덧붙였다.

HDC는 “거래나 채무보증이 전혀 없었던 회사들”이라며 “이후 절차에서 동일인이 고의로 은폐할 부당한 의도나 동기가 없었음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