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교보생명도 '3세 경영' 준비, 신창재 아들 신중하 신중현 경영수업은 디지털과 AI](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4/20250410161241_82549.jpg)
▲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이 2025년 1월10일 충남 천안 교보생명 계성원에서 열린 '2025년 출발 전사 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보생명>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는 자회사에 입사한 지 10년 만에 임원급으로 올라섰다.
업계는 신 상무의 임원 승진을 두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의 나이가 만 71세인 만큼 경영 승계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상무로 승진한 신중하 상무 외에도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교보생명 자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 교보생명 ‘디지털 전환’ 전면에 나선 신중하와 신중현
신중하 상무와 신중현 실장은 교보생명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4년 12월11일 신 상무를 인공지능(AI)활용·고객의 소리(VOC)데이터 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으로 신규 선임했다.
신 상무는 이번 승진을 통해 교보생명 그룹 전체의 인공지능 및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게 됐다.
고객의 소리 데이터를 담당하는 만큼 고객과 소통에서도 한 축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VOC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 요청을 체계적으로 접수해 분석하고 관리하고 있다.
신중하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사회 생활은 외국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시작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 동안 근무했다.
2015년엔 교보생명의 관계사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보험업 현장을 경험했다. 이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의 팀장을 맡았다.
신 상무는 2022년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으로서 교보생명의 데이터 체계와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그룹 차원의 데이터 전략을 수립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신 상무의 동생인 신중현 실장은 교보생명의 인터넷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신 실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디지털 플랫폼 등을 강화하는 업무를 넘어 다른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데이터·상품·자본 등을 제휴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신 실장은 2024년 12월3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국제 콘퍼런스 ‘AWS 리인벤트(re:Invent) 2024’에서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한국 보험시장에서 이룬 디지털 혁신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신 실장은 “이번 AWS 리인벤트에서 한국 최초 디지털 보험사로서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업 전반 디지털화 속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신중현 실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비스니스스쿨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의 금융지주회사인 SBI금융그룹의 계열사 SBI손해보험, SBI스미신넷뱅크 등에서 일했다. 2020년에는 교보생명 계열사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디지털전략파트 매니저로 입사했다. 그뒤 2021년 디지털전략팀장, 2024년 디지털전략실장 등을 맡았다.
교보생명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전략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헤쳐 나가고 있다.
교보생명은 2019년 세계 최초의 AI 언더라이팅 시스템 ‘바로(BARO)’를 개발해 2019 아시아 보험 산업 대상에서 올해의 디지털 기술상을 수상했다. 바로는 보험계약 청약이 들어오면 이를 자동으로 분석해 승낙 여부를 결정하는 능력을 갖췄다.
금융위원회 또한 교보생명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높게 평가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12월9일 교보생명이 개발한 보장 분석 AI 서포터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보장 분석 AI서포터는 복잡한 보험 상품의 보장 내용을 AI가 빠르게 분석해 설계사에게 핵심 사항만을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씨저널] 교보생명도 '3세 경영' 준비, 신창재 아들 신중하 신중현 경영수업은 디지털과 AI](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4/20250410161259_84170.jpg)
▲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왼쪽)와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오른쪽).
업계에서는 신창재 회장의 경영 승계 구도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중하 상무와 신중현 실장 모두 교보생명 지분을 단 1주도 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혈족 가운데 교보생명 지분을 들고 있는 것은 신 회장의 누나인 신경재씨와 신영재씨뿐이다. 신경재씨와 신영재씨가 보유한 지분율은 각각 1.41%, 1.17%에 그친다.
최근 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재무적 투자자(FI) 사이의 풋옵션 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신 상무와 신 실장이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게 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다만 신 회장이 지분 승계를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창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주식은 전체 발행량의 약 39%에 이른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주당 23만4천 원의 가격에 합의를 한 점을 고려하면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1조 원에 육박한다. 증여세로만 수천억 원을 내야 한다.
재무적 투자자와의 협상 및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 신 회장으로서는 증여를 위한 자금 마련 문제를 나중으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교보생명 오너 일가의 전통을 고려하면 신 상무와 신 실장이 지분을 승계받는 시점은 경영 능력을 입증한 이후가 될 수 있다.
신창재 회장은 평소 경영 승계의 중심이 지분이 아닌 경영 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해 온 바 있다.
신 회장은 2016년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CEO를 맡기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식이 충분한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 또한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입사해 경영 능력을 증명한 뒤에야 지분을 상속받았다.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용호 창업주가 작고한 2003년 교보생명의 지분 40%를 상속받으면서 지분의 5.85%를 현물 납부했다. 당시 신 회장을 비롯한 교보생명 회장 일가는 상속재산의 61% 수준인 1830억 원을 상속세로 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