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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왜 피케티 교수에 열광하는가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7-08 13: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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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지금 왜 피케티 교수에 열광하는가  
▲ 토마 피케티 교수

지난달 16일 영국 런던정경대(LSE) 피콕 극장 앞에 수백명의 인파가 줄을 섰다. 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록스타가 아니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강연을 듣고 그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강연에 참석했던 런던정경대 팀 베즐리 교수는 “영국에서 피케티가 록스타로 불린다”고 말했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이런 내용을 보도한 뒤 피케티 현상의 원인으로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를 꼽았다.

◆ 전세계에 부는 피케티 신드롬

43살의 젊은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파리 경제대 교수가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라는 책 한권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며 경제학계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첫 출간된 이 책은 올해 3월 미국에서 영역본이 나오자마자 25만 부가 팔려나갔다. 700쪽에 가까운 이 경제학 책은 인터넷서점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르는 등 경제전문서적으로 유례 없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피케티 패닉(Piketty panic)’이란 말로 피케티 열풍을 표현했다. 피케티 시대, 피케티 혁명, 피케티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의 저서를 두고 ‘경제학계의 블록버스터’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피케팅 열풍은 중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신화 통신은 26일 책의 주요내용을 8회에 걸쳐 연재하기 시작했다. 중국판 출간을 앞두고 11월 피케티 교수의 중국방문도 예정돼 있다.

개혁개방 이후 빈부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푸얼다이(富二代ㆍ부유층의 자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중국도 21세기 불평등 문제를 지적한 전세계적 화두를 모른 체 할 수 없는 것이다.

전 세계가 이처럼 피케티에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의 세습과 소득불평등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에서 주장하는 것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돈이 돈을 버는 속도(자본수익률)가 사람이 돈을 버는 속도(경제성장률)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자, 임대수익, 배당금 등에서 생겨나는 자본소득을 따라갈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 영국 등 20여개 국가를 놓고 1800년대 초부터 2010년 전후까지 300여 년에 걸친 경제자료를 분석했다. 피케티는 오늘날의 자본주의가 세습자본주의화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를 막기 위해 세계 0.01% 초고소득층에 증세와 ‘글로벌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연소득 100만 달러(혹은 50만 달러) 초과분에 한해 최고소득세율 80%를 도입하고 고액자산가들로부터 글로벌 부유세를 걷자는 주장이다.

피케티의 주장이 워낙 파격적이고 급진적이어서 이를 두고 세계 석학들 사이에서 찬반논쟁이 뜨겁게 불붙었다. 또 피케티의 연구방식 자체를 문제삼기도 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피케티가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에 오류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 “두려워할 것은 내 책이 아니라 현실”

피케티는 일본, 중국을 비롯해 한국을 연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소득불평등 문제에 관한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세계는 지금 왜 피케티 교수에 열광하는가  
▲ 피케티의 저서 <21세기의 자본> 영문판 표지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 2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소득불평등 지표로 쓰이는 지니계수 역시 크게 악화돼 1993년 8.2%였던 것이 2013년 14.5%로 커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런 까닭에 국내에서도 피케티가 학계는 물론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도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9월 말로 예정된 한국어 번역판이 나오기도 전인데 이미 원서를 다운받아 읽은 독자수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제학자들은 관련 주제 논문과 보고서를 앞다퉈 내놓고 있고 학술행사도 줄을 잇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피케티를 둘러싼 논쟁이 향후 국내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7일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서변 답변서에서 피케티를 언급하며 “피케티의 실증분석결과에 대해 국제적으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또 “자산수익률이 국민총소득 증가율보다 커지면 부가 자산가에게 집중된다는 피케티의 주장은 이론적 측면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주열 한은총재도 피케티 연구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특히 불평등이 심해지면 인적자원 양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도 불평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피케티 방식을 접목해 조사와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지난달 16일 "피케티처럼 분배의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합리적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국민대차대조표를 기초로 장기간 한국경제의 자산 수익률과 소득 증가율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부와 소득이 상위 1%에 집중되고 있다’는 피케티의 명제를 피해갈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점에서 최근 피케티가 자신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에 대해 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지난달 17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내 책을 두려워해서 안된다"면서 "두려워 할 것은 현실이며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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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완벽해부
http://www.cfe.org/event/movie/index.html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2시간 완벽해부!
   (2014-10-15 14: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