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4선 출신 최연희(70) 전 의원을 영입했다. 최 전 의원에게 건설과 디벨로퍼 분야를 비롯해 농업과 바이오 분야를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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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
동부그룹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채권단으로부터 구조조정 실행에 소극적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최 회장 영입을 통해 이런 압박을 완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의 영입은 김 회장과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부그룹은 7일 최 전 의원을 건설∙디벨로퍼 분야 회장 겸 농업∙바이오 분야 회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은 "최 회장이 공직생활과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폭넓은 안목과 경륜을 바탕으로 동부의 건설, 물류, 발전 등 디벨로퍼사업과 농업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김 회장과 동향으로 초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맺어온 친분이 이번 영입 배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회장은 강원도 동해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검찰 생활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2006년 한다라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낼 당시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추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무총장을 사퇴하고 한나라당을 탈퇴했다. 국회의원 사퇴 요구를 거부한 채로 활동을 계속해 18대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19대 선거에서 낙선했다.
김 회장이 최 회장을 영입한 데는 최근 동부그룹이 금융당국과 채권단으로부터 자구계획을 강력히 이행하라고 거듭 경고를 받고 있는 상황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그룹이 자구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김 회장을 겨냥하기까지 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이를 무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사무총장 출신인 최 회장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주요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매각 대상은 반도체업체인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그리고 동부건설의 동부발전당진 지분 등이다. 김 회장도 계열사 지분 일부를 처분해 1천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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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그룹은 2015년까지 약 3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6조 원이 넘는 차입금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부채비율도 170% 수준으로 개선된다. 이런 자구안을 내놓고 채권단으로부터 1조 원 수준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하지만 이 자구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최근 채권단과 금융당국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조영제 부원장은 최근 동부그룹 고위 임원을 불러 자구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산업은행에 자산 매각을 위임한 만큼 산업은행에 결정에 따르고 개별 행동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산업은행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포스코에 매각에 나서자 동부그룹은 제값을 받을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매각된 업체도 동부익스프레스에 불과하다.
최 회장은 동양그룹의 화력발전소 사업 추진을 위해 동양파워 대표이사로 영입됐다가 동양그룹 몰락과 함께 지난해 말 퇴진했다.
동양그룹은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삼척 출신인데다 정관계에 인맥이 있는 최 회장을 동양파워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회장은 동양그룹이 유동성위기를 넘기지 못해 공중분해 되고 동양파워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결국 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