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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태양광사업 투자 발판삼아 '경영권 승계' 굳히다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8-27 14: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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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한화그룹 태양광사업 투자 발판삼아 '경영권 승계' 굳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인간은 본능적으로 금전적인 것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기업이 이타주의를 고취시키고 모두를 더 낫게 하는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2010년 공식석상에 처음 나서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기업과 사회지도층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김 전무가 생각하는 ‘기업의 이타주의’는 친환경 발전사업인 태양광사업으로 요약된다. 그는 한화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이래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데 집중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김 전무의 태양광사업에 아버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9조 원을 투자해 지원한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한 해 평균 4조4천억 원씩 모두 2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한화그룹은 전체 투자금 22조 원 가운데 9조 원을 한화큐셀과 한화큐셀코리아, 한화솔라파워,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사업에 2020년까지 쓰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모듈의 해외영업을, 한화큐셀코리아는 국내영업을 주로 맡고 있다. 한화솔라파워와 한화에너지 등은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만든 태양광 관련 제품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키워왔는데 이런 발전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삭감하고 미국과 인도가 태양광제품에 보호무역기조를 강화하는 등 태양광 업황이 나빠진 상황에서 나온 만큼 그룹의 태양광사업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한 뜻으로 읽힌다.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의 중심에는 김 전무가 서 있다. 한화그룹의 투자계획을 놓고 김 회장이 김 전무에게 한화그룹 후계자로서 힘을 더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큐셀이 전세계 태양광 모듈 관련 영업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는데 김 전무가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현재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한화큐셀에만 임원으로 소속되어 있지만 사실상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에너지, 한화솔라홀딩스 등 태양광 계열사를 아우르며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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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 전무는 2010년 한화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2011년부터 한화솔라원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후계자로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 김 회장과 함께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얼굴을 드러낼 때부터 태양광사업을 앞세웠다.

2011년 기획실장으로서 처음으로 자리를 잡았던 한화솔라원은 당시 태양광업황 악화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고 이후 한화솔라원이 인수했던 독일의 큐셀도 경영위기에 몰려 한화그룹에 인수된 것인 만큼 직원들의 패배의식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 전무는 한화큐셀이 한화그룹에서 자리를 잡게 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한편 한화솔라원이 중국과 한국에 공장을 세우며 입지를 다지는 데 공을 세웠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를 놓고 “2010년 인수한 한화솔라원은 김동관의 노력이 크게 작용해 사업이 안정화됐다”며 “한화큐셀도 조기 안정화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김 전무가 한화솔라원에서 한화큐셀로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가 이런 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이던 2012~2014년 김 회장은 배임 혐의로 실형을 받아 경영일선에 제대로 나설 수 없었다. 당시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에서 힘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지만 김 전무는 태양광사업 규모를 오히려 더 키우며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김 전무는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배구조를 개편하라는 압박을 받으면서 경영권 승계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뤄진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이런 ‘리스크’에서도 벗어났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할 것을 대비해 김 전무 등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S&C를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신설법인 한화S&C로 물적분할하는 등 지배구조를 한 차례 개편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를 인정해주지 않았고 한화그룹은 다시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통합법인 한화시스템을 세워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한화시스템 지분을 14.5%까지 낮추면서 공정위 규제에 맞췄다. 

에이치솔루션의 100%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의 내부거래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34.92%에 이르지만 한화그룹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에너지사업자라서 공정거래법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에너지사업자를 통해 인근 한화그룹 계열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보고 법에서도 예외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에너지사업은 효율성 측면에서 내부거래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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