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이브가 전문 음반샵이나 전용 몰에서만 판매하던 실물 앨범을 편의점이나 배달 플랫폼에서도 판매하는 전략으로 미소짓고 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가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팬덤과 접촉면을 넓혀 팬들의 지갑을 여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가 편의점, 배달 플랫폼 등으로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팬덤 소비 반경을 넓히고 있다. <하이브>


16일 하이브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하이브 소속 레이블들이 오프라인 판매 채널 다각화에 나섰다.

하이브 레이블 쏘스뮤직 소속 5인조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은 싱글 2집 '메이드 마이 나이트(Made My Night)'를 11일 오후 1시에 발매했다. 발매 시각에 맞춰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장보기 서비스 B마트에서도 판매를 개시했다.

팬덤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지방이라 음반 매장은 없어도 B마트는 운영되는 동네라 시간 맞춰 빠르게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도 "B마트 전용 상품 '봉다리'도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앨범은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도 예약판매됐다. 한 앨범을 서로 다른 유통채널에서 전용 굿즈와 함께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 소속 6인조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역시 유통 다각화 움직임을 보였다.

보이넥스트도어는 6월 정규 1집 '홈(HOME)'을 발매하며 편의점 GS25와 협업했다. GS25는 당시 편의점 채널로서는 단독으로 '홈'을 판매할 뿐 아니라 앨범 아트워크를 담은 빵과 앨범 프로모션 콘셉트 젤리, 골전도 방식으로 신곡을 들을 수 있는 사탕도 내놨다.

GS25는 엔하이픈·르세라핌을 거쳐 보이넥스트도어까지 하이브 계열 아티스트와 음반·MD 협업을 반복해왔다. 올해 1월1일~7월21일 GS25에서 판매된 K팝 관련 누적 매출은 하이브와 협업을 시작한 2023년 연간 매출보다 100배가량 늘었다.

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K팝 상품이 전문 음반점과 팬 플랫폼을 넘어 편의점·뷰티·퀵커머스로 확산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가 유통채널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가 내건 목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 하이브는 국내 기준 올해 상반기에만 BTS 등 7개 그룹이 각각 음반 100만 장 이상을 팔며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하이브>


이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2026년을 중장기 전략 '하이브 2.0' 성과 실현의 해로 규정하며 첫 과제로 '신규 비즈니스 및 지식재산권(IP)의 사업성 확인'을 꼽았다. 희소성을 활용한 온·오프라인 통합 경험 모델 설계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새로 뚫린 유통채널마다 그 채널에 맞춘 신규 상품을 함께 선보인다는 점도 눈에 띈다. B마트 전용 기획상품(MD) '봉다리', GS25 협업 상품 등 MD의 종류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하이브의 올해 2분기 MD·라이선싱 매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이런 유통채널별 맞춤 상품 확대가 어느 정도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굿즈(MD)와 라이선싱 매출은 3106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03.1% 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14일 무신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K팝과 K패션을 결합한 사업을 공식화했다. 앞서 하츠투하츠 등 개별 아티스트 단위로도 무신사와 협업해왔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의 확장은 아직 패션 플랫폼 한 곳에 머물러 있다.

다른 엔터테인먼트사도 마찬가지다.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모두 주요 유통채널이 자사 온라인몰과 팝업스토어 중심이어서 편의점·뷰티·퀵커머스까지 채널을 늘린 하이브만큼 종류와 반복 빈도가 크지 않다.

하이브는 편의점과 협업을 통해 외국인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25에서 올해 상반기 K팝 앨범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70%를 넘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