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을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부터 인공지능(AI), 인프라, 과학기술까지 아우르는 장기 파트너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007년부터 장관급 협력체로 이어져 온 한-중앙아시아 협력 틀을 정상급으로 끌어올리고 개별 국가와의 양자 협력을 중앙아시아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협력체계로 발전시켜 앞으로 30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이 대통령,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16일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지난 30여년간 쌓아 온 협력의 토대 위에서, 앞으로의 30년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다자 정상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과 기술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안보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국제환경을 짚으며 중앙아시아와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동과 서의 사람, 기술, 문화를 하나로 연결했던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늘날 세계는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과 기술에 이르기까지 경제와 안보가 긴밀히 연결되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의 협력이 개별 국가를 넘어 지역 차원으로 확장될 때 공동번영의 미래를 더욱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앙아시아 협력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는 경제안보와 공급망이다.

정부는 중앙아시아의 풍부한 핵심광물·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탐사·가공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통관·규제·지식재산권 협력과 인프라·플랜트 사업을 통해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기존 자원·인프라 중심의 협력 범위도 AI와 디지털, 과학기술, 기후변화 대응, 수자원 관리, 재난대응 등 첨단·친환경 분야로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14일부터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잇달아 양자 정상회담을 열며 이런 협력 구상을 구체화했다.

우즈베키스탄과는 핵심광물·AI·방산 등을 포함한 협정·MOU 등 13건의 문건을 교환했고, 투르크메니스탄과는 16년간 추진해 온 투자보장협정을 타결하는 한편 철도·조선·신도시·AI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과는 양국 관계를 17년 만에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원유 협력 기본약정과 희소금속 기술협력센터 설립 등을 통해 에너지·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타지키스탄과는 처음으로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키르기스스탄과는 기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로 했다. 두 나라와 무역·투자, 인프라, 디지털, 핵심광물 등 분야에서 모두 35건의 협력 문건을 체결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2007년 출범한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을 중심으로 이어온 장관급 협력체계를 정상급으로 격상하고 중장기 협력 비전을 담은 ‘서울선언’을 제시해 지속 가능한 다자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상회의 뒤에는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양측 정부·기업 관계자 약 500명이 참여하는 한-중앙아시아 비즈니스 서밋도 열려 공급망과 미래산업, 투자 등 경제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