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J중공업이 안정적 수준의 상선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는 올해 뜸했던 군함 등 특수선 일감 확보에 주력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HJ중공업이 1만100TEU급 중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향후 반복건조 효과에 따른 상선 분야의 실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상선 분야에서 안정적 수주잔고를 확보해 둔 만큼, 유상철 HJ중공업 조선 부문 대표이사는 올해 다소 뜸했던 특수선 분야의 수주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선 업계에서는 지난 2011년 이후 명맥이 끊겼던 HJ중공업의 해외 군함 수출 재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국내 방산 사업은 정부의 원가보상 규정에 따라 수익률이 제한되는 반면, 해외 수출은 수익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23일 HJ중공업의 공시를 종합하면, 회사는 올해 9월 현재까지 합산 컨테이너선 8척의 건조 계약으로 총 1조3884억 원 규모의 상선 수주고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3개월 넘게 남은 시점임에도, 지난해 연간 상선 수주실적(7630억 원)을 82.0% 웃도는 일감을 확보했다.

HJ중공업 상선 부문의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956억 원으로, 2025년 매출 5259억 원을 기준으로 약 1.6년 치의 일감만 확보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22일 체결한 6780억 원 규모의 중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이 더해지면서 약 1.29년 치의 일감을 추가하게 됐다.

통상 국내 조선 업계에서는 약 3년 정도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를 안정적인 수주잔고 수준으로 본다. 도크의 생산 일정이 가득 차면 조선소가 수익성 높은 발주를 가려 받는 ‘선별수주’를 할 수 있는 데다, 후판·기자재 등 공급망과 인력 관리도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2일 수주 계약으로 HJ중공업의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수주 잔고는 8척으로 늘어났다. 향후 동급 선종을 반복건조하면서 생산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반영된다면 수익성 역시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HJ중공업 조선 부문의 2026년 예상 실적을 매출 1조5080억 원, 영업이익 203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25년보다 매출은 60.4%, 영업이익은 269.1%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2027년에는 조선 부문 매출이 1조7430억 원, 영업이익은 3110억 원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상선 분야에서 고마진 컨테이너선 수주 증가에 따른 실적 성장을 예고한 가운데, HJ중공업이 군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해 실적 성장세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HJ중공업은 그동안 △대형 상륙함 △고속 상륙정 △참수리급 고속정 △윤영하급 고속함(유도탄 고속함) △3000톤 급 연안 경비함 △수상함구조함 △쇄빙연구선 △해저케이블 부설선 등 다양한 특수선을 건조해 왔다.

HJ중공업 조선 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 구조를 보면 상선 4928억 원, 특수선 1591억 원, 선박 수리 26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상선 매출은 128.1% 증가한 반면 특수선 매출은 6.4% 감소했다.

▲ HJ중공업이 건조한 한국 해군의 고속 상륙정 '솔개'. < HJ중공업 >

HJ중공업은 올해 남은 기간 특수선 수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수선의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1조461억 원으로, 지난해 특수선 매출 4074억 원을 기준으로 약 2.5배 규모의 일감이 쌓여 있는 셈이다. 다만 회사는 지난해 특수선 분야에서 3815억 원을 수주했으나, 올해 들어 9월 중순까지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함정 수출의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HJ중공업은 1979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인도, 태국, 중동, 중남미 국가에 각종 경비정과 군수지원함 등 특수선 30여 척을 수출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는 특수선 분야 수출 실적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

김대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존 아랍에미리트(UAE) 고속 상륙정과 동남아시아 지역 고속정 등 2건의 수주 후보군이 대기 중인 상황”이라며 “특히 고속 상륙정은 HJ중공업이 건조 가능한 크기 대비 최고 선가 모델로, 수주 성공 시 높은 실적 기여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HJ중공업은 지난 2024년 11월 한화시스템과 ‘해외 함정시장 진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건조될 함정에는 한화시스템의 함정 전투체계와 레이다 등 각종 센서 및 무장 등이 탑재될 예정이다.

유상철 대표는 지난 2025년 11월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에 11년 연속 연간 적자에서 벗어났다”며 “2025년에도 영업손익 흑자를 이어가고, 2026년에는 흑자 폭이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