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불과 몇 년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세상은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AI가 기업 현장에서 본격 활용되면서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도입 초기 대규모 감원을 실시했던 기업들이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고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력자들을 다시 찾고 있다. AI가 정보를 정리하고 초안을 만드는 데는 강하지만, 사업의 맥락을 읽고 이해관계자를 조율해서 성과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입 채용은 줄어든 반면, 산업과 시장의 구조를 깊이 이해한 경력자에 대한 수요는 훨씬 더 커졌다. 한때 조기퇴직을 불안해 했던 10~20년 차 중간간부들이 이제는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인재로 재평가 받고 있다.
◆ '임원 프리미엄'의 종말, 달라진 시장의 평가기준
이 변화는 인재 평가 기준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에서 임원을 했는지가 퇴직 이후의 시장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직과정에서는 직함보다 실질 역량이 더 중요하다. 조직에서 관리와 지시에 익숙했던 직장인들은 제한적으로 평가 받는 반면, 특정 분야의 도메인 지식과 실행력을 갖춘 매니저급 중간간부들은 전직 임원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이 외부 인재에게 높은 보상을 제시하는 이유는 '관리자'가 아니라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문제 해결자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 AI시대, 경력자들에게 요구되는 변화
물론 모든 중간간부들이 핵심인재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중간간부급 경력자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천자만별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10~20년 차 경력자들 가운데 기업들이 붙잡으려고 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시대에 맞게 바뀐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직원을 관리하는 리더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본인의 도메인 지식과 실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형 리더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보고서나 기획서를 작성하는 능력보다 실행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할 수 있는 소통능력도 리더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력 있는 시니어들의 커리어 경로도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더 높은 직급이나 더 안정적인 자리를 찾아 움직이지 않고 자신이 가진 기술과 도메인 지식을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간다. 연봉이나 직급을 따라가는 관성적 이동이 아니라 자신이 축적한 전문성을 새로운 산업과 역할에 맞게 재배치하는 전략적 이동에 가깝다.
◆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간간부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출신이라도 순환보직 중심의 경력만 갖고 있어서 전문성이 약하다면 AI시대에 대체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술과 프로젝트 경험이 충분한 경력자들은 비즈니스 관점과 현장 소통 역량을 보완할 경우 경쟁력이 강해진다.
중견기업 출신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경우 강력한 실행력이 강점이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합적으로 이끌거나 최근의 시장변화를 조직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강점은 살리되, 부족한 영역은 전략적으로 메워야 한다.
◆ 은퇴가 아닌 전략적 '커리어 피벗'의 시대
10~20년 경력의 경력자나 중간간부들에게 필요한 것은 은퇴 준비가 아니라 경력의 재설계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해왔고 그것을 다른 산업과 역할로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느냐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에 최근 경력10~20년 차 직장인들의 경력기술서 등록이 계속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AI 때문에 회사 안팎의 상황이 변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나려는 중간간부들이다.
이들 가운데 특히 씨드림(C-Dream)의 커리어 전략자문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경로가 막히면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기존의 경력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다.
나는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그간의 업무경험을 해체한 뒤 본인이 가고 싶고 갈 수 있는 곳에 필요한 역량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시 쓴다. 새로 쓰여진 지원서에 들어 있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즐겁고, 시니어들의 경력전환에 도움을 주는 커리어 피벗 전문가로서 보람을 느낀다.
정년의 의미가 약해진 시대, 10~20년 차 직장인들에게는 앞으로 10년 이상 뛸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 관성적으로 경력을 유지할 것인지, 변화한 시장의 언어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분해하고 재조립해 새로운 커리어 경로를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 본부장
미국에서는 AI 도입 초기 대규모 감원을 실시했던 기업들이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고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력자들을 다시 찾고 있다. AI가 정보를 정리하고 초안을 만드는 데는 강하지만, 사업의 맥락을 읽고 이해관계자를 조율해서 성과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 이현승 커리엉케어 씨드림본부장. <커리어케어>
한국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입 채용은 줄어든 반면, 산업과 시장의 구조를 깊이 이해한 경력자에 대한 수요는 훨씬 더 커졌다. 한때 조기퇴직을 불안해 했던 10~20년 차 중간간부들이 이제는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인재로 재평가 받고 있다.
◆ '임원 프리미엄'의 종말, 달라진 시장의 평가기준
이 변화는 인재 평가 기준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에서 임원을 했는지가 퇴직 이후의 시장가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직과정에서는 직함보다 실질 역량이 더 중요하다. 조직에서 관리와 지시에 익숙했던 직장인들은 제한적으로 평가 받는 반면, 특정 분야의 도메인 지식과 실행력을 갖춘 매니저급 중간간부들은 전직 임원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이 외부 인재에게 높은 보상을 제시하는 이유는 '관리자'가 아니라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문제 해결자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 AI시대, 경력자들에게 요구되는 변화
물론 모든 중간간부들이 핵심인재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중간간부급 경력자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천자만별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10~20년 차 경력자들 가운데 기업들이 붙잡으려고 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시대에 맞게 바뀐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직원을 관리하는 리더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본인의 도메인 지식과 실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형 리더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보고서나 기획서를 작성하는 능력보다 실행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할 수 있는 소통능력도 리더의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력 있는 시니어들의 커리어 경로도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더 높은 직급이나 더 안정적인 자리를 찾아 움직이지 않고 자신이 가진 기술과 도메인 지식을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간다. 연봉이나 직급을 따라가는 관성적 이동이 아니라 자신이 축적한 전문성을 새로운 산업과 역할에 맞게 재배치하는 전략적 이동에 가깝다.
◆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간간부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
기회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출신이라도 순환보직 중심의 경력만 갖고 있어서 전문성이 약하다면 AI시대에 대체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술과 프로젝트 경험이 충분한 경력자들은 비즈니스 관점과 현장 소통 역량을 보완할 경우 경쟁력이 강해진다.
중견기업 출신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경우 강력한 실행력이 강점이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합적으로 이끌거나 최근의 시장변화를 조직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강점은 살리되, 부족한 영역은 전략적으로 메워야 한다.
◆ 은퇴가 아닌 전략적 '커리어 피벗'의 시대
10~20년 경력의 경력자나 중간간부들에게 필요한 것은 은퇴 준비가 아니라 경력의 재설계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해왔고 그것을 다른 산업과 역할로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느냐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에 최근 경력10~20년 차 직장인들의 경력기술서 등록이 계속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AI 때문에 회사 안팎의 상황이 변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나려는 중간간부들이다.
이들 가운데 특히 씨드림(C-Dream)의 커리어 전략자문 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경로가 막히면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기존의 경력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다.
나는 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그간의 업무경험을 해체한 뒤 본인이 가고 싶고 갈 수 있는 곳에 필요한 역량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시 쓴다. 새로 쓰여진 지원서에 들어 있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즐겁고, 시니어들의 경력전환에 도움을 주는 커리어 피벗 전문가로서 보람을 느낀다.
정년의 의미가 약해진 시대, 10~20년 차 직장인들에게는 앞으로 10년 이상 뛸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 관성적으로 경력을 유지할 것인지, 변화한 시장의 언어에 맞춰 자신의 경험을 분해하고 재조립해 새로운 커리어 경로를 설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