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이사가 피하주사 제형변경 플랫폼 ALT-B4의 후속 상업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세계적 제약사 MSD의 글로벌 매출 1위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키트루다SC)'를 통해 대형 항체의약품 적용 가능성을 입증한 회사다. 다만 이 플랫폼을 다른 약물군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아직 증명하지 못했는데 최근 이 가능성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긍정적 연구 결과가 나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전태연 알테오젠 면역항암제 키트루다SC '후속타' 시험대, 제형변경 플랫폼으로 다음 먹거리 찾는다

▲ 알테오젠이 피하주사 제형변경 플랫폼 'ALT-B4'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이사. <알테오젠>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포함해 리보핵산(RNA) 치료제까지 ALT-B4 플랫폼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데 역량을 쏟고 있다.

ALT-B4는 알테오젠이 개발한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이다. 정맥주사 의약품을 피하주사 형태로 바꾸는 데 쓰인다. 환자는 투약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제약사는 기존 의약품의 제품 수명과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해외 증권사에서도 알테오젠의 플랫폼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해리 김 CLSA 연구원 11일 리포트에서 “피하주사 제형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ADC와 RNA 모달리티로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올해 총 4~5건의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알테오젠은 이미 ADC 분야에서 ALT-B4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임상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알테오젠은 최근 서울 마곡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ADC서밋 사우스코리아'에서 자체 HER2 표적 ADC 후보물질 ALT-P7에 ALT-B4를 적용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미니피그를 대상으로 ALT-P7을 정맥투여, 피하투여, ALT-B4 병용 피하투여 방식으로 비교한 내용이다.

그 결과 ALT-B4 병용군에서 약물 흡수와 생체이용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 부위 피부 독성도 완화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눈에 띄는 지점은 ALT-P7 자체의 신약 사업성보다 ALT-B4의 적용 가능성에 있다. ALT-B4가 ADC에서도 약물 전달과 국소 안전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술 자료 성격이 강하다는 측면에서 ALT-B4의 확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DC는 항체에 독성이 강한 약물을 붙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다. 항암 효과가 큰 대신 독성 관리와 약물 전달 방식이 중요하다.

ALT-B4가 ADC 피하주사 제형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보인다면 글로벌 ADC 품목 개발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주목되는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일본 대형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피하주사 제형이다.

엔허투는 글로벌 ADC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이다. 알테오젠은 다이이찌산쿄와 ALT-B4를 활용한 엔허투 피하주사 제형 개발 계약을 맺었다.

엔허투 피하주사 제형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ALT-B4는 키트루다 큐렉스에 이어 또 다른 대형 품목에서 적용성을 입증하게 된다. 면역항암제를 넘어 ADC 영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런 확장성은 알테오젠의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키트루다 큐렉스는 ALT-B4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준 첫 대형 상업화 성과다.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으로 꼽히는 면역항암제에 ALT-B4가 적용됐다는 점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알테오젠 플랫폼을 평가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다만 키트루다 큐렉스 하나만으로 ALT-B4의 플랫폼 지속성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추가 기술수출로 이어지려면 ALT-B4가 다른 대형 품목과 새로운 약물군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전태연 알테오젠 면역항암제 키트루다SC '후속타' 시험대, 제형변경 플랫폼으로 다음 먹거리 찾는다

▲ 알테오젠이 특허 분쟁 위험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사진은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알테오젠 본사. <알테오젠>


알테오젠은 박순재 회장 체제에서 MSD, 아스트라제네카, GSK,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제약사와 ALT-B4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해에는 바이오젠과도 ALT-B4 기반 피하주사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는 이들 후속 파트너 파이프라인이 얼마나 빠르게 임상과 상업화 단계로 진전되느냐가 플랫폼 가치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 대표의 역할도 이 지점에서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2025년 12월26일 알테오젠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전 대표는 생화학 박사이자 미국 특허변호사 자격을 갖춘 인물로 2020년 알테오젠에 합류한 뒤 사업개발과 글로벌 파트너십, 지식재산권 전략을 맡아왔다.

전 대표의 선임은 박 회장이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만 맡아 장기 전략과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에 집중하기로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전 대표 입장에서 보면 새 판을 짜기보다 이미 확보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키트루다 큐렉스 이후 엔허투 피하주사 제형 등 후속 파이프라인을 상업화 궤도에 올리고 추가 기술수출을 이끌어내는 일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알테오젠이 특허 분쟁과 관련해 유리한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도 추가 기술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LT-B4와 관련한 특허 분쟁은 알테오젠의 파트너십과 상업화 전략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피하주사 제형변경 기술을 보유한 미국 할로자임과의 특허 이슈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MSD가 바이오기업 할로자임을 상대로 낸 특허 무효 절차에서 MSD와 알테오젠에 유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알테오젠이 직접 주도한 소송 성과는 아니지만 키트루다 큐렉스와 후속 피하주사 파이프라인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미국 특허심판원은 할로자임이 알테오젠의 ALT-B4 제조방법 특허를 상대로 낸 심판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알테오젠이 직접 공격받은 특허에서도 방어 성과를 확인한 셈이다.

유럽에서도 알테오젠은 ALT-B4 물질특허 등록 허여 결정을 받으며 방어 기반을 넓혔다. 등록 허여 결정이란 특허청이 특허나 상표 출원된 발명을 놓고 심사를 진행한 뒤 요건을 충족하여 권리를 부여하기로 결정(등록 허가)하는 것을 말한다.

독일에서의 가처분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유럽 특허 리스크가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지만 유럽 물질특허 확보는 후속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권리 기반을 강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전 대표가 미국 특허변호사 출신이라는 점도 이 국면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ALT-B4가 키트루다 큐렉스를 시작으로 글로벌 상업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파트너사 대응과 지식재산권 방어 전략은 기업가치에 직접 연결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특허 리스크 완화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특허법원의 결정은 유럽 분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독일 판매금지 인용까지 기각될 것으로 본다”며 “PGR 결과를 기다린 파트너사들의 다수 기술이전 체결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PGR은 특허가 등록된 뒤 9개월 안에 제3자가 해당 특허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미국 특허청 제도다. 단순히 기존 기술과 비교해 새롭고 진보적인지뿐 아니라 특허 명세서에 발명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했는지 등 특허 요건 전반을 따진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