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2월10일 배송 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은 한국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사건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고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데 미국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해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미국매체 세마포어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쿠팡이 미국 의원에게 한국 정부를 강하게 비난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공화당 내 비공식 정책 모임 가운데 하나인 연구위원회(RSC) 소속 하원의원 54명은 지난 4월21일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 조치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원 무역소위원회 위원장인 에이드리언 스미스 공화당 의원도 지난 1월13일 무역소위 청문회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을 명백하게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마포어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및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쿠팡을 지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렇듯 미국 정치인 다수가 쿠팡을 감싸고 도는 배경에 쿠팡의 정치권을 상대로 한 로비가 있었다는 것이다.
세마포어는 “미국의 저명한 공화당 의원들이 쿠팡을 편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은 미국 델라웨어주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2021년 3월 미국 증시 상장과 함께 본사를 미국 워싱턴주로 이전했다. 다만 전체 사업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쿠팡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압박해 달라고 미국 정치권에 로비하는 배경으로 한국에서 벌어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꼽힌다.
쿠팡은 지난해 11월29일에 “고객 계정 약 3370만 개가 무단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1일 고객 이름과 전화번호, 집 주소 등과 같은 개인정보 약 3755만 개가 유출됐다는 이유로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 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이날 과징금 부과를 두고 “작년 데이터 유출 사태와 관련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와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설명이 개인정보위원회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세마포어는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과도한 벌금과 강압적인 조사부터 온라인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새로운 규제 도입 가능성까지 차별적 대우를 주장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미국을 설득하는 과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쿠팡의 자국 정치권을 상대로 하는 적극적인 활동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