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휴온스랩 합병' 백지화 가능성, 휴온스글로벌 송수영 편법승계 의혹 강력 부인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가 4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휴온스 본사에서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남(경기)=비즈니스포스트]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가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편법승계 의혹을 주주들 앞에서 강하게 부인했다.

주주들이 반대하면 합병을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합병을 둘러싼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주주 의사를 거스르면서까지 절차를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못박은 셈이다.

송수영 대표는 4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휴온스 본사에서 휴온스 및 휴온스랩의 합병과 관련한 휴온스글로벌 주주간담회에서 이번 합병이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회장 일가의 승계나 증여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소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이번 합병을 논의할 때 승계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거론된 적도 없다”며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 편법으로 승계하겠다는 논의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휴온스는 5월18일 이사회를 열고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존속회사는 휴온스, 소멸회사는 비상장사 휴온스랩이다. 합병비율은 휴온스와 휴온스랩이 1대 0.4256943이다.

휴온스는 이번 합병을 추진하는 배경을 놓고 바이오의약품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대와 연구개발 역량 강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소액주주들은 그 배경에 오너 일가 수혜의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휴온스랩 지분은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뿐 아니라 오너인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의 일가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와 휴온스랩이 합병하면 오너 일가가 휴온스랩 지분을 휴온스 주식으로 바꾸면서 상장사 지분과 배당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간담회에서는 이번 합병이 오너 일가의 지배력 확대나 승계 재원 마련과 연결된 것 아니냐는 주주 질문이 나왔다.

한 주주는 상속·증여 절차와 승계 재원 마련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 주가를 누르고 자회사인 휴온스 주가를 올려 향후 지분 구조 재편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물었다.

송 대표는 즉각 반박하며 “외람된 말씀을 드려 송구하지만 지금 주주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소설”이라며 “그런 내용이 기사화되고 주주분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부분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심란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주주분들의 가치를 훼손하면서 편법으로 승계를 하겠느냐”며 “승계에 대한 논의가 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증여 계획과 관련해서도 “무슨 증여냐, 지금 우리 회사가 어떤 위기인데 그런 이야기를 논하느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대신 이번 합병을 그룹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엄중한 회사와 그룹의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합병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가치를 내리고 주가를 올리고 지분을 늘리는 내용들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승계 목적이 있었다면 자신은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송 대표는 “이번 합병 과정에서 그런 논의를 베이스로 했다면 저는 합병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만에 하나 그런 부분이 특별위원회나 감사에서 적발되면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주주 뜻에 반해 합병을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송 대표는 “여러분이 반대해서 부결이 되면 그걸 수용해서 전면 백지화할 생각”이라며 “주주 여러분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의 명분을 주주 동의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주회사 차원의 의사결정만으로 합병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주주 의견을 확인한 뒤 최종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백지화 가능성, 휴온스글로벌 송수영 편법승계 의혹 강력 부인

▲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에 대한 설명자료. <휴온스글로벌>

휴온스글로벌은 7월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인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에 관한 지주사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주주들에게 묻기로 했다.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의 직접 당사자는 두 회사다. 하지만 휴온스글로벌이 지주회사로서 휴온스 의결권을 행사하는 만큼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의 의견을 따로 확인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임시주총은 회사 측면에서도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며 “전문경영인인 제가 특별위원회의 제안을 받아 정면돌파를 하자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투표 방식과 관련해서는 소액주주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7월3일 투표는 주주 여러분과 시장, 정부가 봤을 때 공정하고 소액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형식으로 했다는 것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방식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확인한 뒤 확정하기로 했다.

송 대표는 “정부 방침이 나오지 않았다면 대주주 전체 합산 3%룰을 활용한다고 발표했을 것”이라며 “정부 방침을 참고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소액주주 여러분이 정당하게 투표하고 그 의견이 반영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휴온스랩 주식을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질의응답에서 다뤄졌다.

송 대표는 특수관계인이 휴온스랩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는 휴온스랩이 어려웠던 시기에 임원들과 대주주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휴온스랩이 상당히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그룹 임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강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합병되면 돈도 버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실 수 있지만 거기까지 잔머리를 굴리고 이 어려운 일을 추진해온 것은 아니다”며 “오해 없이 다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방안도 제시했다.

송 대표는 휴온스가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면 휴온스글로벌이 받게 되는 휴온스 합병 신주 일부를 일반 주주에게 현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병 신주에 대해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현물배당을 할 계획”이라며 “환원 규모는 회사 사정과 지분 등을 고려하고 소액주주 의견을 들어 특별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휴온스랩 기술수출과 가치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송 대표는 휴온스랩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이 체결됐거나 임박했다는 시장 관측을 부인했다.

그는 “계약한 적 없고 계약 조건이 확정된 것도 없으며 실사 계획도 없다”며 “글로벌 제약회사와 라이선스아웃 계약이 임박했다거나 체결 직전이거나 체결했다는 것은 루머이고 왜곡된 정보”라고 말했다.

현재 휴온스랩은 텀시트(투자 계약의 핵심 조건을 요약한 사전 합의 문서)를 교환하며 조건을 논의하는 곳이 2곳 있지만 실사 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휴온스랩 가치평가와 관련해서도 회사가 계약 내용을 숨긴 채 합병을 추진하거나 낮은 가치로 합병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휴온스랩의 가치평가는 회사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외부기관이 평가한 것”이라며 “계약이나 기업평가에 어떠한 의도나 불법적 부분도 관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간담회 마지막에 소통 부족 문제를 사과했다.

그는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휴온스글로벌 대표로서 있는 그대로 팩트에 기반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백지화 가능성, 휴온스글로벌 송수영 편법승계 의혹 강력 부인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가 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