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경교사 신경준 "한국 환경교육, 외국서 대표적 나쁜 사례로 꼽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07135532_117102.jpg)
▲ 신경준 환경교사가 1월18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진행하는 인터뷰에서 기후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진 학생과 시민들에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환경재단>
신경준 환경교사는 지난달 18일 환경재단이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 ‘그린보트’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인터뷰에서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꼭 환경운동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숭문중학교 교사로 올해로 20년째 환경교육을 해오고 있다. 국내에 48명 있는 환경교사 가운데 한 명으로 이들이 모인 한국 환경교사 모임의 대표 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 환경교육의 현실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의 환경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그린보트 프로그램에서 강연을 열기도 했다.
신 교사는 “예를 들어 의사라고 해도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새로운 바이러스를 퇴치해 인류의 피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또는 과학자의 길을 선택했다고 해도 지구가 변화하는 상황을 통계를 내 기후대응에 적용하는 연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항상 학생들에게 각자 꿈꾸는 직업을 가지고 환경 문제에 주목하는 연구원, 의사, 기자 등이 돼줬으면 한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사는 학생 외에 이미 사회 구성원으로 일하고 있는 어른들도 기후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교육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가운데 일부만 특정 주제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도 그 주제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학교에서 배운 학생들과 사회교육센터 등을 통해 교육받은 어른들이 집에 가서 가족들과 배운 사실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이들도 문제 대응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가장 아쉬운 점은 한국의 환경교육 기반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캐나다, 영국 등 서방권 선진국들은 이미 2020년대 초부터 교육 과정에 기후환경 교육을 의무 교과과정으로 편성해 교육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프랑스는 교육부 차원에서 주당 2시간 동안 학생들이 국가 이슈 수업 시간에 참석해 기후변화, 자연사, 온실가스 배출 등 문제를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인터뷰] 환경교사 신경준 "한국 환경교육, 외국서 대표적 나쁜 사례로 꼽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2/20250207135355_107856.jpg)
▲ 신경준 환경교사가 1월18일 환경재단 교육 프로그램 '그린보트'에서 탑승객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재단>
환경 교사들의 처우도 매우 열악한데 현재 48명에 불과한 환경교사들 가운데 다수가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교육받을 인원이 부족해 한 교사가 여러 학교를 옮겨가며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신 교사는 “현재 환경 과목은 사실상 학생들의 자율학습 시간으로 쓰이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 시간도 짧은 편이라 학교 차원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목 선생님들이 한 시간씩 돌아가며 맡으면 그만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저렇게 환경교육을 진행하면 안된다는 반면교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점차 가속화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미래세대가 느끼는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유아와 학생 등이 주축이 된 시민들은 정부의 기후대응 수준이 불충분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해 ‘탄소중립법’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신 교사는 “기후위기에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해주려면 그 해결책을 알려줄 수 있는 환경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시민의 불안감은 줄어들고 해결책 모색에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