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빅테크 'AI검색' 따라가는 네이버, 뚜렷한 차별점 없어 검색 주도권 잃나

▲ 11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콘퍼런스 '단 24'에서 중장기 AI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내년 상반기부터 네이버 통합검색에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된다.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검색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도 AI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AI 기술 경쟁력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AI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가 자칫 기술력에서 뒤처져 주 무기인 검색 사업에서 해외 빅테크들에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 ‘단 24’에서 “검색에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 적용을 통해 더욱 빠른 정보 전달, 개인화된 결과와 추천이 결합된 새로운 방식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AI 브리핑’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통합 검색창에 질문이나 키워드를 검색할 경우 'AI 브리핑'을 통해 검색 결과를 요약한 내용과 콘텐츠 등이 검색 상단에 보여진다. 

예를 들어 ‘몬스테라 분갈이 방법’을 검색하면 생성형 AI가 작성한 답변이 상단에 보여지는 식이다. 하단에 추가로 출처 문서를 제공하고, 후속 검색을 돕는 관련 질문을 함께 제시한다. 

회사 측은 AI 검색 서비스가 기존 키워드 검색 방식의 기술을 고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챗봇 형태의 AI 검색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형태의 검색 기술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최재호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저희도 자체 ‘큐;’ 서비스를 통해 실험해보고, 클로바X 서비스도 출시해봤지만,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검색한다는 게 효율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대화형이 아니라, 기존 검색결과를 더 풍성하게 하고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는 데 AI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접근이 네이버 AI 검색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미 생성형 AI로 검색 요약본을 제공하고, 결과를 뒷받침해 주는 정보의 링크를 표시하는 형태의 검색 서비스가 이미 해외 빅테크들 사이에서 보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 5월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3’에서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SGE’를 공개한 뒤, 지난해 11월 공식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빙 생성 검색’을 지난 10월부터 출시했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자체 AI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들의 AI 검색 서비스는 이날 네이버가 제공하겠다늠 AI 검색 서비스와 유사할 결과를 제공한다.

이 외에 오픈AI의 챗GPT와 퍼플렉시티 등 대화형 AI 서비스가 향후 AI 검색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네이버의 AI 검색 서비스 경쟁자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현장] 빅테크 'AI검색' 따라가는 네이버, 뚜렷한 차별점 없어 검색 주도권 잃나

▲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이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콘퍼런스 '단 24'에서 내년 상반기 선보일 AI 검색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른바 ‘지식검색’ 서비스로 국내 대표 포털 기업에 오른 네이버가 AI 대전환 시기에 거대 빅테크와 AI 검색 시장을 놓고 겨뤄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현재 국내 검색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2년째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2월 63.82%, 2023년 12월 60.01%, 2024년 10월 58.43%로 감소하고 있다. 

네이버 검색에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더라도 최근 지지부진한 국내 검색 서비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I 검색 시장의 성패가 생성형 AI 기술과 데이터 활용 능력에 달렸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네이버의 AI 기술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가 출시 1년을 맞은 가운데 업계에선 하이퍼클로바X의 성과가 예상보다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는 앞서 AI 검색 서비스 ‘큐;’를 출시해 검색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지만, 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기술적 한계점도 지적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더 좋은 서비스를 제때, 최적 시나리오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이 꼭 필요하다"며 "국내 AI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매출의 20~25% 규모의 R&D 투자를 통한 기술 개발은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