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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1월] 인고의 시간 길어지는 건설업계, 터널 끝 빛이 안 보인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4-11-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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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11월] 인고의 시간 길어지는 건설업계, 터널 끝 빛이 안 보인다
▲ 건설업계 내우외환이 길어지고 있다. 내수시장 둔화와 해외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건설사 실적은 물론 기업가치도 하락하는 모습이다. < Dall-E >
[비즈니스포스트] 건설업계의 내우외환이 길어지고 있다. 높은 공사비와 부동산 시장 침체, 경기 불황으로 내수 시장은 둔화하고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무력분쟁, 미중 갈등 등 해외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의 실적이 좋을 리가 없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건설사들 대부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360억 원, 현대건설은 11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분기 1천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 유이한 건설사였으나 전년 대비 각각 22.1%, 53.1% 줄어들며 두 곳 모두 실적이 후퇴했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623억 원으로 67.2% 줄어 주요 건설사 중 낙폭이 가장 컸다. 포스코이앤씨 영업이익은 470억 원으로 17.5% 감소해 그나마 선방했지만 실적 악화를 피하진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전년 대비 23.5% 줄어든 4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보다 이익이 늘어난 곳은 GS건설과 DL이앤씨 정도다. GS건설은 818억 원, DL이이앤씨는 833억 원으로 각각 35.9%, 3.7% 늘었다. 

다만 GS건설도 800억 원대 중반으로 예상된 증권사 컨센서스에는 미치지 못했고 DL이앤씨만 700억 원대의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하면서 투자심리 역시 침체했다. KRX건설 지수는 10월 말 기준 582.42로 2022년 12월 말(524.9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12월 말은 코스피 지수도 2236.40으로 10월 말 현재 2556.15보다 낮은 편이었다. 코스피 지수 대비 KRX건설 지수의 비율은 10월 말 기준 0.2278로 2022년 12월 0.2347에 미치지 못한다. 시장 평균 심리보다 건설업종 투자심리 부진은 2년 전보다 더 심화했다고 볼 수 있다.

개별기업을 봐도 마찬가지다. 건설업종 대장주격인 현대건설 주가는 10월 말 2만7900원까지 떨어져 2022년 말 3만4900원을 크게 밑돈다.

10월 말 기준 현대건설은 시가총액이 3조1천억 원에 그친다. 8조 원대 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10월 말 시가총액 순위는 113위로 분기 매출 1800억 원대 카카오페이(108위), 500억 원대 삼천당제약(112위)보다도 아래에 위치했다.

올해 발표된 ENR 글로벌 건설기업 순위에서 전 세계 건설사를 통틀어 16위를 차지한 기업이라 하기에는 다소 초라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현대건설은 형편이 낫다. GS건설 시가총액은 1조5천억 원(181위),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1조4천억 원(186위)로 현대건설 기업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시가총액 1조2천억 원 안팎의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는 순위가 200위 밖으로 벗어났다.

삼성물산이 시가총액 19조 원으로 시총순위 18위에 올라 있긴 하지만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이라 건설기업으로서 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가장 큰 문제는 건설업황 반등의 조짐이 좀처럼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 초만 해도 건설경기가 상저하고 양상으로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이제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다 그마저도 확신이 흐릿해진 모습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건설업종 투자보고서에서 "건설 경기의 회복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고 판단한 결과가 주가 하락으로 나타났다"며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업황의 개선 시그널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아 매수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11월 초에는 "2025년 원가율은 개선된다 하더라도 분양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진 않다"며 "지방은 아파트 시세가 하락하는 가운데, 일부 현장들의 청약 미달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였다.

정부는 건설업계 부담을 고려해 2026년까지 공사비 상승률을 2% 안팎으로 안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자재비, 인건비, 공공공사비를 관리해 공사비 상승률을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역대 최대 폭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건설업종 적정임금제 도입 논의 등 자재비, 인건비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건설사들의 부담을 덜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수입 지원 등 정부가 제시한 방안의 실효성을 향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시멘트를 전면적으로 도입해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을 듯하다"며 "인건비 역시 직접 지원이 아닌 이상 급증한 비용을 상쇄할 정도의 방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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