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도 전고체 배터리 쓰나, 애플 일본 공급사 '밀도 100배' 소재 개발 주장

▲ 11일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센서+테스트 측정 장비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TDK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TDK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의 배터리 공급업체인 일본 TDK가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새 소재 개발에 성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액체 전해질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100배 늘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양산 난도가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TDK는 소형 전고체 배터리용 세라믹 소재 개발에 유의미한 기술 향상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TDK가 개발한 세라믹 소재를 탑재한 전고체배터리는 1ℓ당 1천와트시(Wh) 에너지 밀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TDK가 양산하고 있는 액체 전해질 배터리보다 100배 가량 높은 밀도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바탕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무선 헤드셋부터 스마트워치까지 사용 시간을 늘리거나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TDK는 2025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해 본 뒤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이토 노보루 TDK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소재가 사회의 에너지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으며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2차전지의 4대 요소인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분리막과 전해질 가운데 전해질을 기존의 액체 물질에서 고체로 바꾼 제품이다. 

외부 충격에 따른 누액 위험이나 온도 변화로 인한 반응 정도가 액체 전해질 배터리보다 적어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을 가지며 에너지효율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요타와 삼성SDI와 같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기차용 대형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활발하다. 반면 TDK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세라믹 소재는 깨지기 쉽다 보니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에조차 세라믹 소재가 들어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우드맥킨지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TDK가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고체 산화물 기반 배터리는 양산 비용이 높은 데다 역학적 특성에 약점을 보여 스마트폰에 적용할 때 어려움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