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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선원에서 업계 3위 해운사 총수로, 인수합병으로 성장 [2023년]
이승열 기자 wanggo@businesspost.co.kr 2023-12-0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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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정태순은 장금상선 회장이다.

한국해운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1948년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태어났다.

서울 동성고등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 동남아해운에 선원으로 입사했다.

1989년 홍콩에 장금유한공사를 세우고 해운업에 뛰어들었다. 1999년 국적선사인 장금상선을 설립했다.

인트라아시아 항로(아시아 역내 항로) 중심으로 회사를 경영하다가 2010년대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해 장금상선을 크게 키웠다.

한국해운협회 회장과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해운업계 발전과 위기대응을 위해 힘쓰고 있다.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가운데)이 2022년 9월26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재단법인 ‘바다의 품’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태순은 바다의 품 초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한국해운협회>
△장금상선의 지배구조
정태순은 장금상선 지분 17.03%(6만2000주)를 들고 있다.

나머지 지분 82.97%는 홍콩법인인 장금유한공사(Sinokor Company Ltd.)가 가지고 있는데, 이 회사는 정태순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장금상선은 사실상 정태순의 개인회사라고 볼 수 있다.

2022년 말 현재 장금상선의 국내외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38개다. 이들 회사의 지분 대부분을 장금상선이 보유하고 있다.

장금상선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장금상선을 비롯해 모두 27개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상장사는 흥아해운뿐이다. 흥아해운은 장금상선이 84.85%의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다.

계열사 중 시노코페트로케미컬, 장금마리타임, 시노코탱커 등 3개 회사는 정태순의 아들인 정가현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정가현씨는 이 회사들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 지분은 대부분 정태순과 장금상선이 가지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장금상선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9264억 원, 영업이익 1조8020억 원, 당기순이익 1조992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매출액 3조5402억 원, 영업이익 1조1919억 원, 당기순이익 1조1639억 원에 견줘 매출액은 39.16%, 영업이익은 51.18%, 순이익은 71.22% 증가한 것이다.

2021년과 2022년 해상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데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이자수익, 외환차익, 유형자산처분이익 등이 대폭 늘어나면서 순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장금상선은 비상장회사여서 분기·반기실적을 공시하지 않고 있어 2023년 분기별 실적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장금상선 실적.
△여수시 이름 딴 ‘여수보이저호’ 입항 기념행사
장금상선의 새 컨테이너 선박 ‘여수보이저(YEOSU VOYAGER)호’가 항해를 시작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2023년 9월1일 광양항서부컨테이너터미널(GWCT)에서 장금상선 신조 컨테이너 선박인 여수보이저호 입항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여수보이저호는 여수항 개항 100주년을 맞아 최초로 ‘여수’라는 도시명을 사용해 이름지었다.

장금상선의 신조 컨테이너선박을 여수보이저로 명명한 데는 정태순이 박성현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한 덕분이라고 전해졌다. 박성현 사장은 2022년 4월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이사 사장을 광양항에 초청해 연 CEO 마케팅 당시 이를 제안했다.

2024년 1월에는 장금상선의 광양보이저(GWANGYANG VOYAGER)호도 신조돼 항해를 시작한다.

박성현 사장은 “여수광양항을 대표하는 지명을 사용한 세계 최초의 컨테이너선이 여수 개항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첫 항해를 시작한 것이 매우 뜻깊다”며 “여수보이저호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을 기항하며 여수시와 여수광양항의 민간외교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광양항 컨테이너 물동량 창출에도 기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해사문제연구소 3대 이사장 취임
정태순이 2023년 4월1일 한국해사문제연구소 3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앞서 해사문제연구소는 같은 해 3월30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장으로 정태순을 추대했다.

해사문제연구소는 해운과 항만, 조선, 물류 관련 연구용역사업과 출판사업, 교육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영위하는 재단법인으로 1971년 4월 설립됐다.

△장금상선, 자산 10조원 돌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장금상선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 처음으로 공정자산 총액 10조 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이는 2020년 자산총액 5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지 3년 만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새 선박 도입, 운임비용 상승이 효과를 내면서 급성장한 덕분이다.

장금상선의 2022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약 12조5000억 원이다.

2018년 자산규모 1조6300억 원이던 장금상선은 2019년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 인수와 신규 선박투자 등에 힘입어 자산규모가 6조3000억 원 수준이 됐다. 그리고 이후 흥아해운 완전 인수 등을 통해 만 3년 만에 자산이 다시 두 배로 늘어났다. 자산순위도 50위에서 36위로 올랐다.

장금상선은 해운업계 ‘빅2’였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2010년대 이후 경영위기에 빠졌을 때에도 꾸준히 흑자를 내던 알짜기업이다. 하지만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기업’이라는 평이 많았다.

그런 장금상선은 2019년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를 인수하면서부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정태순이 2017년 한국해운연합(KSP) 회장, 2019년 한국해운협회(옛 한국선주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사업부를 통합한 법인이 ‘흥아라인’이다.

컨테이너 선복량 기준 국내 4위였던 장금상선은 인수 후 국내 3위, 세계 19위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했다.

2021년에는 아예 흥아해운 전체를 사들였다. 당시 흥아해운은 2020년부터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었다.

해운업계 호황도 회사의 외형이 커지는 데 큰 몫을 했다. 특히 흥아해운 인수 후 몸집을 크게 불린 뒤 찾아온 호황이라 효과가 배가됐다. 2020년 1월 981.19포인트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1월 5109.6포인트까지 치솟았다. 통상 해운업계는 1000포인트를 수익성 전환 지점으로 보는데 다섯 배까지 뛴 것이다.

△해운업계 사회공익재단 ‘바다의 품’ 출범
해운업계의 사회적 기여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의 구심점이 될 ‘바다의 품’이 출범했다.

한국해운협회는 2023년 2월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바다의 품 창립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정태순 바다의 품 이사장을 비롯한 해양수산업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한국해운협회는 2022년 9월26일 바다의 품 창립총회를 열어 정태순을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바다의 품은 해운업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한 기금을 모아 만든 공익재단이다. 2023년 2월 현재 장금상선 등 해운협회 소속 33개 회원사가 664억 원을 출연했다.

바다의 품은 △사회적 약자 지원 사업 △학자금·장학금 지원 사업 △연구비 보조 및 지원 사업 △바다 살리기 운동 및 해양문화 지원 사업 △해운·수산 인식개선 및 홍보사업 등을 펼치게 된다.

△한국해운협회 회장 연임
정태순이 2022년 1월20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한국해운협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정태순은 2019년 1월 한국해운협회(당시 한국선주협회) 회장으로 처음 선임된 바 있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정태순은 2025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한다.

정태순은 인사말에서 “올 한해는 해운산업 재건 5개년 계획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고, 세계 3대 해운강국 도약과 해운산업 리더국가로 힘차게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협회는 이날 총회에서 △수출입 화물의 적기 수송 △향후 선박공급 과잉 대비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자본금 및 역할 확대 △정기선 분야 선화주 상생 도모 △장기수송계약 비중 확대 등을 2022년도 업무추진 기본방향으로 정했다.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2019년 4월11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장금상선·흥아해운 간 컨테이너 사업 통합 기본합의서 서명식'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왼쪽 두번째),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왼쪽),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오른쪽)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금상선, 흥아해운 인수
장금상선이 2021년 6월21일 흥아해운 인수 절차를 마쳤다. 회사는 이날 인수대금을 완납하면서 인수합병(M&A)을 마무리했다.

앞서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2021년 2월4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1년 4월9일 ‘경영권이전부 신주인수계약(SPA)’을 체결하고 무상감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결의절차를 진행했다.

장금상선은 2019년 흥아해운 컨테이너선 사업 지분 90%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탱크선까지 인수하면서 흥아해운 사업 전체를 흡수하게 됐다.

흥아해운은 2020년 3월 경영난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흥아해운은 동남아시아 항로 시장의 선복 과잉 공급으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악화하면서 2016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9년 주력인 컨테이너선 사업을 장금상선에 매각하고, 영업 외 자산 매각, 주식 감자, 대주주 유상증자 등 자체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해왔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통합은 정부가 추진한 해운업 재건작업의 성과물이기도 하다. 당시 정부는 세계 5위 해운국으로 재도약을 선언하고 국적선사 간의 통합을 추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이 같은 작업을 맡아 하는 곳이 2018년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2019년 4월11일 양사의 컨테이너 사업부문을 합치는 내용의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인트라아시아 항로에 특화된 선사여서 통합 후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시노코페트로케미컬, 2400억 원 투자 유치
장금상선그룹의 탱커선박 전문 해운사인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이 2021년 3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2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약 2400억 원 규모의 시노코페트로케미컬 우선주를 인수했다.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은 보유 선단의 95% 이상을 로얄 더치 쉘,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보유 선박은 총 77척이다.

특히 선박의 95% 이상이 UN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기준을 충족하는 ‘에코선박’으로 구성돼 경쟁력이 높다.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개선하고 신규자본을 확보해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장금상선 소속 컨테이너선의 모습 <장금상선>
△장금상선이 걸어온 길
장금상선의 모태는 1989년 홍콩에 설립된 한중합작회사 ‘장금유한공사’(Sinokor Company Ltd.)다. 한국 동남아해운과 중국 시노트란스가 50대 50의 지분을 투자했다. 당시 동남아해운에서 근무하던 정태순이 장금유한공사의 초대 대표로 취임했다.

1989년 한중 최초 정기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8년 정태순이 장금유한공사의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

1999년 국적선사인 장금상선을 설립했다. 국양해운을 설립했다.

2000년 장금상선 무유한공사(해외 대리점)를 세웠다.

2001년 천진 위자창 국제화운 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조강해운을 출범했다.

2007년 부정기 사업부문(초대형 유조선, 벌크)을 시작했다. 국토해양부 종합물류기업으로 선정됐다.

2009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하이 공동물류센터 운영업체로 선정됐다.

2012년 국토해양부 ‘글로벌 종합물류기업’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됐다. 관세청 수출입안전관리우수공인업체(AEO) 자격을 취득했다.

2017년 현대상선 및 흥아해운과 ‘HMM+K2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해운 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2017 평택항 화물유치 유공기업 인센티브’를 수상했다.

2019년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KSP) 구조 혁신 기본합의에 참여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선 사업부를 합쳐 흥아라인을 출범했다.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2023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한국해운협회 회장(왼쪽)이 2023년 9월25일 부산 중앙동 마린센터에서 박성용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함께 '선원 일자리 혁신과 해운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정태순은 앞으로 찾아올 해운업계 불황에 대비해 회사의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금상선은 2019년 이후 성공적인 M&A와 해운업계 ‘슈퍼 사이클’로 크게 성장했다.

해운업은 10∼2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사이클을 갖고 있는 산업이다. 원자재 수요와 공급, 경기 침체 등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이에 따라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늘어나면 운임이 하락해 불황이, 물동량(물자가 이동하는 양)이 늘어나면 운임이 상승해 호황이 찾아온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찾아온 슈퍼 호황이 2022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지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국내 경기 침체, 중국 경제성장 둔화, 미-중 관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변수도 많다.

정태순은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고 회사의 성장세를 유지해야 한다.

장금상선의 승계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이뤄질지도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해운업계에서는 정태순에서 아들 정가현씨로 이어지는 승계의 디딤돌이 거의 마련된 것으로 본다. 정가현씨가 100% 지분을 가진 계열사들이 고속성장해 회사 규모가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승계는 정가현씨의 회사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올라서는 방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금유한공사 또는 장금상선의 지분을 정가현씨가 사들이는 방법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평가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장금상선 대표이사가 2015년 한국해양대에 발전기금 3억 원을 기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태순은 선원 출신에서 업계 3위 대형 해운사의 총수가 된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또 원칙적이고 보수적인 경영을 통해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으로는 2010년대 후반 이후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때 대외 행보에 적극 나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M&A를 통해 회사가 크게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장금상선은 한진해운 파산과 현대상선(현 HMM) 채권단 관리, STX팬오션(현 팬오션) 매각 등 해운업을 둘러싼 격랑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0년대 중후반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한 번도 영업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 비결은 보수적 경영이다. 장금상선은 인트라아시아 노선에 강점을 갖고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 노선들은 불확실성이 큰 유럽·미주노선보다 예측이 쉽고 운임이 급변하지 않는다.

또 정태순은 중국이 원자재를 대거 사들이고 공산품을 대량 수출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로도 선박 발주를 쉽게 늘리지 않았고 대규모 용선(배를 빌리는 것)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그런 정태순이 2010년대 후반기 이후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화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태순의 경영 스타일이 2017년 설립된 한국해운연합(KSP)의 초대 회장과 2019년 해운협회장 취임 시점을 계기로 바뀌었다고 전한다.

침체된 한국 해운업을 재건하기 위한 한국해운연합의 구조 혁신, 그리고 이에 뒤이은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2018)에 적극 관여하면서 전체적인 판을 읽는 눈이 넓어졌고, 이는 해운업계 구조조정 시기에 흥아해운을 인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건사고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왼쪽) 등 한국해운협회 소속 해운사 회장단이 2023년 8월21일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장금상선, 2022년 대기업 중 순이익률 최고
정태순이 이끄는 장금상선이 2022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82개 중에서 가장 높은 순이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금상선은 1인당 순이익에서 2위, 1인당 영업이익에서 3위를 기록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3년 6월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그룹총수 경영성적 분석’를 내놨다.

이번 분석 결과 장금상선은 2022년 42.3%의 순이익률을 기록해 82개 대기업집단 중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고려HC그룹(38.7%), 3위는 넥슨(29.5%)이었다.

또한 장금상선은 9억9950만 원의 1인당 순이익으로 이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1인당 영업이익 부문에서도 7억5030만 원을 기록해 3위를 기록했다.

장금상선은 2021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2022년 조사에서도 ‘그룹 순이익 증가율(2020년 대비)’ 부문 1위(7373.4%)에 오른 바 있다.

또한 그룹 순이익률 2위, 그룹 1인당 영업이익 2위, 그룹 1인당 순이익 3위, 그룹 영업이익 증가율(2020년 대비) 3위를 각각 기록했다.

△운임 담합으로 과징금
장금상선을 비롯한 해운회사들이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운임 담합을 이유로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 1월에 23개 국내외 해운사가 15년간 한국-동남아 항로의 해상운임을 담합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62억 원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해운사가 2003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541차례 회합 등을 통해 한-동남아 수출·수입 항로에서 총 120차례 운임을 담합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때 장금상선과 흥아라인도 각각 86억2300만 원, 180억56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해 6월 한-일 항로를 운영하는 15개 선사(14개 국적선사, 1개 외국적선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00억 원을, 한-중 항로를 운영하는 27개 선사(16개 국적선사, 11개 외국적선사)에 시정명령을 각각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일 항로 15개 선사가 2003년 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총 76차례 운임을 합의했다고 봤다. 또 한-중 항로에서는 2002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68차례 운임 합의가 이뤄졌다고 결론 내렸다.

흥아라인과 장금상선은 각각 157억7500만 원, 120억3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해 해운업계는 해운법상 인정되는 공동행위를 했을 뿐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에서 업체들끼리 운임을 합의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는 해운업체들이 해운법상 신고와 협의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바라봤다.

해운법상 공동행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동행위 후 30일 이내에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신고 전에 합의된 운송 조건에 대해 화주 단체와 충분히 정보를 교환·협의하는 등의 조건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해운협회는 “해운 기업들은 해양수산부 지도감독과 해운법에 따라 지난 40년간 절차를 준수하며 공동행위를 펼쳐왔는데도 절차상 흠결을 빌미로 부당 공동행위자로 낙인찍혔다”며 “절차상 흠결이 있더라도 해운사들의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해운법의 취지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도 설명자료를 통해 “전혀 문제가 없었던 공동행위에 대해 정부나 화주의 요청이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신고했어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비상식적”이라며 해운사들의 편에 섰다.

이후 해운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3년 11월 현재 이에 대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선박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선 규제 위반
장금상선이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정하는 규제인 ‘국제해사기구(IMO) 2020’를 위반해 중국 정부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2020년 1월15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해양안전청(QMSA)은 항구 점검을 위한 선박 조사과정에서 장금상선(Sinokor Merchant Marine) 벌크선의 선박연료가 황 함량 기준(0.5%)을 초과한 사실을 적발했다.

‘IMO 2020’은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이다.

칭다오해양안전청의 연료 샘플테스트 결과, 장금상선 선박연료에서 0.68%의 황 함량이 발견됐다.

선박연료 황 함유량 제한 위반에 대한 중국정부의 과태료는 선박 당 1만 위안(약 182만 원)에서 10만 위안(약 1820만 원) 사이로 알려졌다.

장금상선 측은 “2019년 12월29일 해당 선박에 저유황유를 채워 넣었지만 남아있던 예전 연료와 섞이면서 황 함유량 상한선을 초과했다”며 “규제 시행 과도기에 발생한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한국선주협회 회장이 2019년 3월9일 부산시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청해부대 파병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해군>
1972년부터 1989년까지 동남아해운에서 근무했다.

1989년 홍콩에 장금유한공사를 설립하고 대표가 됐다.

1999년 국적선사인 장금상선을 설립하고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00년 황해정기선사협회 회장이 됐다.

2007년 사단법인 바다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총재로 취임했다.

2010년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을 맡았다. 장금상선그룹 회장이 됐다.

2012년 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장이 됐다.

2013년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2017년 한국해운연합(KSP) 초대 회장이 됐다.

2019년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 회장이 됐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선주협회 회장을 지냈다.

2021부터 2022년까지 아시아선주협회 회장을 맡았다.

2022년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됐다.

2023년 한국해사문제연구소 3대 이사장이 됐다.

◆ 학력

1968년 서울 동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1년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정태순의 아들 정가현씨는 시노코페트로케미컬, 장금마리타임, 시노코탱커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 밖의 가족관계는 알려진 것이 없다.

◆ 상훈

2015년 바다의 날 유공 금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2023년 해군참모총장 감사패를 받았다.

◆ 기타

정태순은 그룹의 유일한 상장회사인 흥아해운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장금상선이 흥아해운 주식 2억400만주(84.85%)를 들고 있다. 2023년 11월2일 종가 기준으로 4539억 원어치다.

2023년 9월 말 현재 정태순이 회사로 받은 보수는 확인되지 않는다.

모교인 한국해양대학교에 대한 애정이 깊다. 총동창회 회장과 대학발전후원회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발전기금도 수차례 기탁했다.

어록
[Who Is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2019년 1월12일 한국선주협회(현 한국해운협회)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장금상선은 약 30여 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트라아시아 최대의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고객 여러분의 화물운송에 신속하고 다양한 운송서비스를 제공해 가치를 창출하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선박 및 컨테이너 등의 해운물류장비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첨단정보 시스템에 대한 개발 및 항로 다변화를 통해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고 고객과 더불어 상생하며 가장 신뢰받는 모범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2023/11, 장금상선 누리집 인사말)

“해운업계가 그동안 성장을 통해 쌓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우리 재단은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을 먼저 내밀 것이다.” (2023/02/24, 바다의 품 창립기념식에서 한 환영사 중)

“점차 강화하는 해운환경 규제로 기존 선박의 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연료를 찾아야 하는 중장기 도전과제가 다가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 온실가스 규제와 미래 디지털 선박 시장에 대한 준비가 우리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 (2022/12/29, 2023년 신년사에서)

“출범 67주년을 맞은 한국해운협회는 계속 정진해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2021/04/20 한국해운협회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korea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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