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오션과 HMM이 탱커 운임 강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속 글로벌 탱커(원유와 석유제품 등을 운반하는 화물선) 운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전쟁 직후 급감했던 원유 물동량이 다시 회복되고 있지만 선박 운항은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운송에 필요한 선박과 시간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 해운주 팬오션과 HMM도 탱커 업황 강세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선대를 공격적으로 늘린 팬오션은 에너지 수송선사로 사업구조 전환 성과가 부각되면서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있다.

9일 증권업계 보고서를 종합하면 탱커 운임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VLCC 스팟운임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운임 강세가 하위 선종과 제품운반선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최근 VLCC 스팟운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유운반선 운임은 지난해 평균보다 10배 이상 제품선 시황은 3배 넘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운·원자재 투자자문사 브레이크웨이브 어드바이저스는 6일 높은 탱커 운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운임 선물시장에도 내년 초까지 선박 수급이 빠듯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B.라일리증권도 6일 탱커 업황 강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바라봤다. 선주들이 높은 장기용선료 제안에도 스팟시장 운항을 선호하는 반면 용선업체들은 2~3년 뒤 인도될 신조선까지 장기계약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운임 급등은 원유 수출 회복과 선박 운송 효율 저하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브레이크웨이브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10월1일 기준 최근 7일 동안 중동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850만 배럴로 전쟁 이전 평균인 1800만 배럴을 넘어섰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로 선박들이 기존 항로 대신 먼 거리를 우회하거나 해상에서 원유를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는 환적과 단거리 반복 운송에 나서면서 운송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이에 실제 운송에 투입할 수 있는 선박은 부족한 상황이다.

탱커 시황 강세는 해외 탱커주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원유운반선사 프런트라인(FRO)과 DHT홀딩스(DHT) 주가는 각각 13.8%, 13.9% 상승했다. 원유운반선과 석유제품운반선을 함께 보유한 인터내셔널시웨이스(INSW)는 12.6%, 석유제품운반선 전문 선사 스콜피오탱커스(STNG)는 2.9% 올랐다.

국내에서는 팬오션과 HMM이 탱커 시황 강세 수혜주로 분류된다. 증권가는 에너지 수송선 사업을 확대해 온 팬오션에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팬오션은 탱커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사업의 영업이익이 주력인 벌크선 사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 수송선사로서 사업구조 전환 성과가 부각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탱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팬오션을 매수 추천한다”며 “연초 SK해운으로부터 구매한 VLCC 중고선 10척은 시장가치가 두 배나 올랐고 지난주에는 글로벌 역대 최대규모의 장기대선 계약도 따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9월 들어 제품선 시황도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어 4분기에도 수혜가 기대된디”며 “에너지 수송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팬오션은 9월28일 글로벌 원자재 거래기업 트라피구라그룹의 싱가포르 해운 계열사 트라피구라 마리타임 로지스틱스와 VLCC 1척의 장기대선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최소 36개월에서 최장 39개월이며 계약금액은 최소 계약기간 기준 1481억7920만 원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규모를 하루 약 1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며 현재 VLCC 손익분기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 70% 이상이 가능한 고수익 계약이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6일 팬오션 목표주가를 기존 7700원에서 8300원으로 높여잡으며 “팬오션 탱커사업부가 2027년 이익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며 “글로벌 동종그룹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HMM도 3분기 컨테이너와 유조선 스팟 운임 강세를 동시에 누리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HMM의 3분기 매출은 4조700억 원, 영업이익은 939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2%, 216.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42%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4분기에는 컨테이너 운임 둔화가 실적 개선 폭을 제한할 가능성도 나온다.

정연승 연구원은 “유조선 운임 강세 영향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컨테이너 시장은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운임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8일 팬오션 주가는 전날보다 2.90% 내린 6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HMM 주가는 2.80% 하락한 2만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