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카드 등 수집품을 토큰화하여 판매하는 거래가 블록체인 업계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NH투자증권 보고서에 제시된 거래 예시 화면 갈무리. < NH투자증권 >
대체불가능토큰(NFT) 광풍이 지나간 뒤 이미 팬덤과 시장가치, 활발한 2차 거래 시장을 갖춘 수집품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디지털자산업계에서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와 샤드랩, 더컨셉랩스가 2~3일 서울 성수에서 개최한 ‘컬렉터블콘’이 최근 블록체인 시장의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샤드랩은 해시드 자회사다. 더컨셉랩스는 태국 재계 최대 기업 CP그룹 산하에 있는 콘텐츠 및 문화 관련 회사다.
컬렉터블콘은 포켓몬·원피스 등 트레이딩카드게임(TCG), 스포츠카드, 디자이너 토이 등을 한데 모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행사다. 올해 5월 태국 방콕에서 처음 열린 뒤 이번 서울이 2번째 개최다.
2일 방문한 행사장은 각종 트레이딩카드를 사고팔거나 서로 교환하는 수집가들로 북적였다.
▲ 2일 서울시 성동구 스테이지 엑스 성수 차봇에서 열린 '컬렉터블콘'에서 수집가들이 수집품을 구매하거나 교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해시드가 수집품 시장에 발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시드는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의 수집품 감정·인증업체 HiT그레이딩앤드어센티케이션에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당시 수집품 시장에서는 거래보다 신뢰가 먼저이며, 수요와 자본은 이미 충분하고 부족한 것은 인프라라는 취지로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수집품의 블록체인 기반 거래는 글로벌시장에서는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현재 해외 주요 포켓몬카드 토큰화 플랫폼으로는 콜렉터크립트(Collector Crypt), 코트야드(Courtyard), 피지탈스(Phygitals) 등이 꼽힌다.
이들 플랫폼은 주로 실물 카드를 금고 등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이에 1:1로 대응하는 NFT를 발행한다. 토큰화된 포켓몬카드로 구성된 ‘랜덤(가챠) 팩’을 판매하거나 NFT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 등을 수익화하는 구조다.
고객은 랜덤 팩에서 나온 카드를 NFT 형태로 받아 사고팔 수 있고 원하면 NFT를 폐기한 뒤 이에 대응하는 실물 카드를 받을 수도 있다.
블록체인업계가 포켓몬카드에 특히 주목하는 배경에는 이미 거대한 실물 거래 시장이 있다. 올해 2월에는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가 약 1649만 달러(약 225억 원)에 팔리며 경매로 거래된 트레이딩카드 가운데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실물 시장의 수요는 블록체인으로도 옮겨붙고 있다. 가상화폐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토큰화 포켓몬카드 플랫폼들의 주간 매출 합계는 올해 5월 첫째 주 기준 약 740만 달러(약 100억 원)로 당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약 337% 증가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토큰화된 포켓몬카드를 ‘담보 자산’으로 인정받아 대출받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순 6만 달러(약 8177만 원) 상당의 포켓몬카드 NFT를 담보로 3만 달러(약 4088만 원) 대출이 실행됐다”고 설명했다.
포켓몬카드 등 수집품의 블록체인화는 과거 NFT 광풍을 연상시키지만 사업 방향은 다르다.
당시에는 새로 만든 디지털자산 자체가 거래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이미 실물 시장에서 가격과 수요가 형성된 수집품을 블록체인으로 가져오려는 흐름을 보인다.
▲ 2일 서울시 성동구에서 개최된 BAYC 브랜드 팝업에 관람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원숭이 NFT’로 알려진 보어드에이프요트클럽(BAYC)은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서울 성수에서 국내 아티스트 스톤락과 팝업을 열고 의류 등 실물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디지털자산과 실물 수집품의 경계가 양쪽에서 함께 흐려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실물 수집품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하더라도 감정·보관은 전문업체에 의존하는 만큼 실물 자산의 진위와 상태, 보관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지는 과제로 남는다.
▲ 2일 서울시 성동구 스테이지 엑스 성수 차봇에서 열린 '컬렉터블콘'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참여한 대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존 수집가를 블록체인 거래로 끌어들여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시장 성장의 관건이다. 블록체인이 소유권 이전을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거래 상대방까지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플랫폼은 카드를 직접 되사들이는 ‘바이백’으로 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콜렉터크립트는 랜덤 팩에서 나온 카드 NFT를 외부 시세의 85~90% 수준에서 상시 매입한다. 다만 플랫폼이 직접 거래 상대방이 되는 구조여서 재고와 자본 여력에 따라 유동성이 좌우될 수 있다.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데스크도 9월 분석 기사에서 토큰화된 카드가 소수 이용자 사이에서만 거래된다면 기존 마켓플레이스보다 오히려 유동성이 낮고 가격을 매기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블록체인 방식을 택하는 수집가가 꾸준히 늘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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