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이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베트남법인이 포장재·물류 공장 완공을 통해 생산·물류 체급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오리온의 여러 해외법인 가운데서도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포장재 생산과 물류까지 현지에서 아우르는 체제를 통해 베트남법인의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베트남 생산·물류 인프라 확충의 한 축으로 추진해 온 하노이3공장이 4분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오리온>


4일 오리온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승준 사장이 베트남 생산·물류 인프라 확충의 한 축으로 추진해 온 하노이3공장이 4분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하노이3공장은 베트남 박닌성 옌퐁 2C 산업단지에 약 5만2600㎡ 규모로 들어선다. 포장재인 필름 생산라인 2개와 물류창고를 함께 갖췄다.

오리온은 이에 앞서 하노이 옌퐁공장 생산 라인도 증설해 쌀스낵을 비롯해 파이, 젤리, 캔디 등 생산라인을 늘렸다. 이처럼 확장된 생산라인을 인근 하노이3공장을 통해 포장재·물류 측면에서 뒷받침하게 되는 셈이다.

오리온은 2027년 1월에는 호찌민4공장을 착공한다. 베트남 중부에는 다낭 물류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북부 하노이와 남부 호찌민에서 생산거점을 확충함과 동시에 물류망을 연결해 베트남법인 체급을 전체적으로 올리는 것이다.

계획이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베트남법인 연간 생산능력을 1조 원대로 끌어올리게 된다. 베트남법인 2025년 매출 5381억 원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 사장은 베트남법인에 해외 투자금 절반 가까이를 쏟고 있다.

오리온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국내외 생산·물류시설에 모두 1조1530억 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베트남법인에 배정된 금액은 2860억 원이다.

국내에 투자되는 5260억 원을 빼고 보면 전체 해외 투자 6270억 원의 45.6%가 베트남으로 향하는 셈이다. 그 뒤를 러시아(2500억 원), 중국(720억 원), 인도(190억 원)가 잇는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하노이3공장 건설과 기존 하노이 옌퐁공장 증설에만 1300억 원을 투입했다. 2027년 1월 착공 예정인 호찌민4공장과 다낭 물류센터 구축에는 1600억 원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사장이 베트남에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현지법인의 성장이 있다.

베트남법인은 2025년 매출 5381억 원, 영업이익 965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4.6% 늘고 영업이익은 3.6%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17.9%에 이르렀다. 같은 해 오리온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6.8%보다 1.1%포인트 높았다.

베트남법인 실적이 오리온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중국과 한국법인에 이어 3위다. 베트남법인은 올해 2분기 매출 1164억 원을 기록해 오리온 전체 연결 매출의 13.0%를 차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베트남법인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현재 부족한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생산라인 증설과 물류망 확충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법인은 오리온 해외법인 가운데 본사에 가장 먼저 배당을 시작한 법인이기도 하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2023년 이후 지금까지 3230억 원을 배당했다. 중국법인이 지금까지 배당한 2798억 원보다 큰 돈이다.

베트남법인이 오리온의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해외법인에서 그룹 전체 투자재원을 보태는 현금창출원으로 성장한 셈이다.

▲ 한 소비자가 베트남 과자 진열대에서 이름이 한글로 인쇄된 꼬북칩을 집어들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올해도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 베트남법인은 올해 상반기 매출 2677억 원, 영업이익 4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5.9%, 영업이익은 15.2% 늘었다.

다만 수익성은 다소 낮아졌다. 베트남법인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2.4%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6%포인트 낮아졌다. 7~8월 영업이익률 역시 15.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떨어졌다.

원재료와 에너지 등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8월 베트남법인의 제조원가율은 지난해 8월보다 2.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하노이3공장이 원재료 가격 상승 자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시설은 아니다. 하지만 생산과 포장, 물류 인프라를 한곳에서 처리하면 생산량 증가에 따른 물류 비효율과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도 충북 진천군에 생산과 포장, 물류 기능을 모은 통합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하노이 생산거점 주변에 이들 기능을 모아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