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주요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통항 재개를 결정하면서 향후 운임 하방압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은 허브앤스포크 노선 네트워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며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HMM 차원에서는 고유가 속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지만, 세계 해운업계 전체로는 선복 공급이 늘며 해상운임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최원혁 HMM 대표이사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운임 하락에 대응해 ‘허브앤스포크’ 방식의 컨테이너 노선 운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허브앤스포크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지역별 거점 항만(허브항) 위주로 들리는 원양 노선에 투입하고, 중형·소형급 컨테이너선은 거점 항만과 인근 주변항만을 오가는 연근해 노선에 투입하는 컨테이너선 운용 방식을 말한다. 원양 노선의 기항지를 줄여 항만비를 절약하고, 정시성을 강화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효과과 발생한다.
1일 해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선사들은 2024년 1월 예멘 후티 반군의 무력 시위 이후 중단했던 수에즈 운하 통항을 올해 들어 순차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청의 지난 9월20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에즈 운하를 통항한 선박은 총 1358척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선박의 순 톤수 기준 통항량도 6830만 톤으로 51.1% 증가하는 등 통행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스위스 MSC는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인도~미주 동안 항로 일부 서비스에서 수에즈 운하 경유를 결정했다.
덴마크의 머스크와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결성한 해운협력체 ‘제미니’ 역시 지난 9월19일부터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서비스를 기존 2개에서 6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소재 글로벌해운 분석업체 라이너티카에 따르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동남아시아~북유럽 노선 ‘FE1’의 수에즈 운하 통항을 조만간 재개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선원과 선박, 고객 화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향후 수에즈 운하 통항 확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 세력의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선사들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에즈 운하로 돌아오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 증가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선사들이 이용해왔던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우회경로는 항해 일수와 연료 사용량 증가가 불가피했다. 희망봉 우회로는 초기엔 운임 인상으로 화주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었지만, 2026년 2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유가가 치솟으며 연료비 부담이 부쩍 커졌다.
중동 사태 이후 글로벌 20개 주요 항만의 선박용 연료(VLSFO) 가격은 올해 3월2일 1톤당 587.5달러에서 같은 달 20일 1053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휴전협상이 진행된 6월6일에는 676달러로 내려갔지만,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9월30일 860.5달러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반면 유럽과 지중해 방면 컨테이너 운임(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기준)은 올해 6월 마지막 주 최고점과 비교해 9월 말 각각 36.5%·33.7% 하락했다.
해운 업계에서는 선사들의 수에즈 운하 전면 복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7월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수에즈 운하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선사들이 즉각적으로 기존 항로로 복귀하기보다는 운임 수준과 수익성, 지정학적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희망봉 우회가 흡수하고 있는 상당 규모의 선복이 단기간에 시장으로 복귀할 경우 운임 급락과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해운 선사들이 지난 몇 년간 대규모로 발주한 선박의 인도 시기가 2028년까지 예정돼 있어, 선복 공급과잉까지 겹치며 HMM의 수익성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HMM의 실적을 보면, HMM 컨테이너 부문은 지난 2월 중동 사태 이후 운임 상승에도 수익성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컨테이너 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5조737억 원, 영업이익 38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8%나 줄었다. 회사 측은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항화물비(항만출입비, 선적하역비)와 연료비, 용선료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 해운 업계의 허브앤스포크 노선 네트워크 전략 개요.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HMM은 허브앤스포크 노선 네트워크 운용 강화를 위해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지난 6월 발표했다. 컨테이너 선복량을 2025년 말 99만TEU(94척)에서 2030년 147만TEU(166척)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한편 케냐 항만청의 지난 9월30일 발표에 따르면 HMM은 아프리카 동부 케냐와 인도 서부 나바세바 항구를 오가는 서비스 노선 운항에 참여할 예정이다.
해양진흥공사 측은 “홍해 사태 이후 선사들이 비용 효율성만 추구하기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 유연성과 회복력을 중요한 경쟁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 상황에서도 서비스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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