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수혜 노바렉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28일 충북 청주시 노바렉스 오송공장에서 만났다. <비즈니스포스트>
28일 충북 청주시 노바렉스 오송공장에서 만난 권수혜 노바렉스 대표이사 부사장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노바렉스는 건강기능식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다. 권 대표가 그리는 노바렉스의 미래는 제조사를 넘어 기술 경쟁력으로 인정받는 회사다.
권 대표는 올해 노바렉스 합류 5년차를 맞았다. 권 대표는 올해를 지난 4년 동안 준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해로 꼽았다. 올해 3월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권석형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오른 뒤 책임의 무게도 더 커졌다고 했다.
권 대표는 원료와 제제, 제조 기술을 노바렉스 경쟁력의 3대 축으로 삼아 국내 고객사의 해외 성장을 뒷받침하고 이를 수주 확대로 연결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오송2공장은 앞으로 본격화할 K건강기능식품의 해외 수요를 받아낼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
◆ 4년 준비 끝내고 실행으로, 원료·제제·제조 ‘기술’ 회사 만든다
권 대표는 인터뷰 내내 노바렉스를 단순 제조사로만 남겨두고 싶지 않다고 했다. 원료와 제제, 제조기술을 축적해 고객사가 노바렉스의 ‘기술’을 보고 제품 생산을 맡기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그는 노바렉스 합류 이후 연구개발(R&D) 방식부터 디지털 인프라와 브랜드 전략까지 조직과 체계를 손봤고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전통적 강점 분야인 '개별인정형 원료' 부문에서는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장성을 따지는 방식으로 체계를 바꿨다.
개별인정형 원료는 기업이 원료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직접 입증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개별 심사를 거쳐 인정받아야 한다. 그만큼 일반 고시형 원료보다 개발 진입장벽이 높고 한번 인정을 받으면 일정 기간 독점적 제조·판매가 가능하다.
▲ 노바렉스 오송본사 1층에 전시된 개별인정형 원료. <비즈니스포스트>
권 대표 합류 뒤 만들어진 디지털 조직도 서버와 정보보안 등 기초 인프라 구축을 넘어 활용 단계에 들어섰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회사에 축적된 제제기술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분석하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노바렉스는 보유 기술을 외부에 알리고 자산화하는 힘을 싣고 있다. 기존 제제 기술을 체계화해 이름과 엠블럼을 붙이고 기술별 사용기준까지 마련해 노바렉스의 기술을 고객사와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바꿨다.
권 대표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신생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에는 경쟁력 있는 제조사의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 제품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인브랜딩 전략이 안착하면 장기적으로는 기술 자체가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오송공장에 쌓인 ‘제조기술’, 2공장은 같은 인력으로 생산능력 2배 목표
이날 둘러본 오송공장에서는 노바렉스가 강조하는 제조기술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송공장 생산라인은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원료 배합부터 충진과 포장까지 하나로 이어져 있지만 공정별 공간은 분리돼 있다. 사람의 손이 닿거나 반제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다.
건강기능식품 OEM은 다품종 생산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노바렉스는 연간 1천 종이 넘는 제품을 생산한다. 함량과 크기, 병 모양, 라벨 위치와 포장방식이 다른 제품을 같은 설비에서 바꿔 생산해야 하는 만큼 설비 전환 속도와 유연성이 생산성으로 직결된다.
▲ 노바렉스 오송공장에서 작업자가 제품 포장 공정 일부를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스틱젤리 생산라인에는 자체 설계한 냉각설비를 적용했다.
높은 온도에서 충진된 제품을 약 35~40도까지 빠르게 식혀 층분리나 기포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당일 생산한 제품을 당일 포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온도를 식히기 위해 하루가량 적재해야 했지만 냉각설비를 적용하면서 이 시간을 줄여 납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 분석실은 건강기능식품 개발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독성 실험 등 각종 분석을 수행하는 곳으로, 공장 내 가장 고가의 분석 장비들이 집중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외부 공인기관에 제품 분석을 맡기면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 이상 걸릴 때도 있지만 노바렉스는 필요할 때 제조 중간단계에서 직접 분석할 수 있다. 품질관리를 강화하면서 제품 개발과 납품 일정도 앞당길 수 있다.
이 같은 제조 노하우는 현재 증설하고 있는 오송2공장에도 적용된다. 오송2공장은 2027년 10월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2분기 가동을 시작한 기존 오송공장은 당초 10년 이상 사용할 것을 예상했지만 약 5년 만에 생산설비가 들어찼다.
늘어나는 물량에 맞춰 설비를 빠르게 추가하면서 공간 활용에 아쉬움이 남았던 만큼 오송2공장에서는 공간과 설비 배치를 효율화하고 자동화 수준도 한 단계 높일 계획을 세웠다.
오송2공장 준공 후 전체 생산능력은 매출 기준 기존 약 5천억 원에서 8천억~1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오송2공장이 오송공장 옆 부지에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어 “2공장은 글로벌 사업을 염두에 두고 짓고 있다”며 “목표가 있어야 조직도 움직인다”고 말했다.
◆ K건강기능식품 ‘K뷰티급 퀀텀점프’ 기대, 국내 고객사와 동반성장
권 대표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다음 성장 동력을 ‘수출’에서 찾았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권 대표는 노바렉스에 합류하기 전 제일기획에서 약 3년, 한국콜마에서 약 4년 근무한 뒤 벤처캐피털(VC)에서 1년 동안 근무했다.
권 대표는 “제일기획에서 아모레퍼시픽을 담당하며 K뷰티가 해외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마케팅 문법을 익혔고 한국콜마에서는 제조사가 K뷰티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봤다”며 “건강기능식품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건강기능식품도 화장품과 비슷한 성장 경로를 밟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 무인 지게차가 포장된 제품을 운반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K컬처에 대한 관심이 건강기능식품 수요로 이어지는 흐름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고객사들은 원하는 제품과 사양을 정한 뒤 생산 가능 여부를 묻는 경우가 많다면 동남아시아 고객사들은 ‘한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이 무엇이냐’, ‘한국에서 무엇이 유행하느냐’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들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권 대표는 “최근 참가한 아시아 대표 건강기능식품 박람회 태국 비타푸드 박람회에서 중국에 이어 한국 부스가 두 번째로 많았다”며 “한국 부스는 대부분 브랜드사가 차지했다”고 말했다.
노바렉스도 국내 브랜드사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 고객사의 성장은 결국 이들의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노바렉스의 수주 확대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국내 고객사에 해외 고객사와 거래하며 축적한 각국의 규제와 수출 절차, 현지 기후와 물류환경에 따른 운송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국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수출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K건강기능식품에도 퀀텀점프의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수혜 대표는 1989년생으로 서강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제일기획 국내캠페인팀과 한국콜마 기획팀, 캡스톤파트너스 기업협력팀 등을 거쳐 2021년 노바렉스에 합류했다. 기획감사 담당 이사와 전략기획총괄 상무를 거쳐 2024년 부사장에 올랐으며 같은 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26년 3월에는 권석형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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