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무신사뷰티가 글로벌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다만 무신사가 뷰티 사업에서 이제 첫 발을 뗀 단계인 만큼 국내에서부터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문제부터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무신사뷰티가 글로벌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사진은 이달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문을 연 무신사뷰티의 첫 번째 단독 매장. <무신사>


국내 뷰티 시장에는 이미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신사뷰티로서는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화장품을 구매할 차별화된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무신사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무신사뷰티는 최근 국내 오프라인 투자와 해외 진출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1일 서울 홍대 부근에 첫 단독매장인 '무신사뷰티 홍대'를 열었다. 그동안 뷰티 사업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처음으로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국내 오프라인 사업이 이제 첫발을 뗀 것과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여러 국가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1월 "2026년은 무신사가 '넥스트뷰티'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북미와 남미, 중동 신흥시장 등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해외 오프라인 진출은 자체 뷰티 브랜드가 앞장서고 있다. 무신사뷰티는 △오드타입 △위찌 △노더럽 △무신사스탠다드뷰티 등 자체 브랜드 4개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드타입이 앳코스메·로프트·프라자에 입점했으며 위찌는 돈키호테 매장 300여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북미와 호주, 중동으로도 진출 지역을 넓혔다. 오드타입은 6월 쿠웨이트의 뷰티·생활용품 유통업체 '부티카'에 입점했다. 미국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해오다 8월부터 군사 유통기관 27곳으로 오프라인 판로를 넓혔다.

9월부터는 호주 뷰티 전문 유통업체 '더블유코스메틱' 매장 50곳에서 오드타입과 위찌, 무신사스탠다드뷰티를 판매하고 있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장기적으로 뷰티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으로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유통망과 소비자 접점을 확보한 뒤 외부 브랜드까지 해외 소비자와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외부 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현재 온라인과 비정기 팝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13개 국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글로벌스토어'에는 뷰티 브랜드 400여 개가 입점해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올해 4월 일본 도쿄에서 패션·뷰티 브랜드 약 80곳이 참여한 복합 팝업을 열었다. 10월 일본 오사카에서 여는 팝업에서도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 70여 곳을 소개한다.

무신사뷰티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속도는 국내에서 얼마나 빠르게 플랫폼 사업자로서 입지를 확보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지도와 구매 경쟁력을 끌어올려 성과를 내는 데 따라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무신사뷰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플랫폼으로서 뷰티 사업을 확장할 여력도 생길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는 장기 계획으로 현재는 국내에 첫 단독매장을 연 단계인 만큼 국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우선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내 뷰티 시장의 경쟁 구도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브랜드 발굴과 육성에서는 CJ올리브영이 앞서 있고 다이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화장품을 앞세워 소비자의 가격 기준을 낮추고 있다.

먼저 CJ올리브영은 무신사뷰티와 가장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CJ올리브영은 전국 1300여 개 점포와 온라인몰을 기반으로 국내 1위 뷰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개별 뷰티 브랜드에게는 올리브영 입점 여부가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확대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올리브영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연매출 100억 원 이상을 거둔 입점 브랜드는 116개에 이른다.

올해는 미국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국내 입점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브랜드 발굴부터 국내 성장, 해외 유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이미 갖춘 셈이다.

무신사뷰티가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올리브영보다 앞선 단계에서 유망 브랜드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성장과 해외 판매로 연결하는 사례를 만들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역시 단순히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만으로는 올리브영과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올리브영에 입점하기 전 단계의 작은 브랜드를 먼저 확보하고 무신사가 보유한 패션 고객과 연결하는 데 차별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마진을 낮춰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줄이는 전략도 함께 펴고 있다.

▲ 무신사의 뷰티 사업은 위로는 CJ올리브영, 아래로는 다이소가 위치한 시장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가격 측면에서는 다이소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다이소는 8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 66㎡(약 20평) 규모의 첫 뷰티 특화매장을 열었다. 상품 1800여 종 가운데 약 80%를 뷰티 상품으로 구성했다. 올해 1~7월 다이소의 뷰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특히 모든 상품을 5천 원 이하로 판매하며 소비자의 화장품 가격 기준을 낮추고 있다는 점은 무신사뷰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이소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토니모리 등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기업이 전용 상품과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다. 소비자가 익숙한 기업의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고 인지도가 낮은 신생 브랜드의 구매를 이끌어내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다이소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무신사뷰티와 플랫폼의 위치가 달라 직접적인 경쟁 대상은 아니다"며 "온라인에서 성장한 국내 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성장 기반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뷰티는 최근 문을 연 홍대점을 국내에서 차별화된 구매 이유를 만드는 거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대점에는 약 600개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이 가운데 약 70%를 인디 브랜드로 구성했다. 1층에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신생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브랜드 하이라이팅존'도 마련했다.

무신사는 매장에서 확보한 고객 반응 데이터를 브랜드와 상품 구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생 브랜드를 먼저 발굴하고 무신사의 기존 패션 고객과 연결해 소비자의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초기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홍대점은 개점 사흘 만에 매출 2억5천만 원을 기록했으며 사흘째 외국인 구매 고객 비중은 6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관계자는 "홍대점은 국내외 고객이 기존 오프라인 유통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을 넓혀 무신사뷰티만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