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이 '꼬북칩'의 해외 공략 성과를 '비쵸비'로 재현하려 하고 있다.

국내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영토 확장에 성공한 제품이 꼬북칩이라면 비쵸비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먼저 수요를 확인한 인기 제품을 해외에 선보이는 사례라는 점에서 성과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비쵸비를 앞세워 미국과 일본에서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15일 오리온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승준 사장은 꼬북칩에 이어 비쵸비를 새로운 수출제품으로 키워 미국과 일본에서 사업 기반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꼬북칩은 국내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뒤 해외 판매를 확대해 오리온 한국법인의 핵심 수출제품으로 성장한 사례다. 2017년 3월 출시된 꼬북칩은 1년 만에 국내 누적판매량 3200만 봉, 매출 350억 원을 넘어섰다. 2019년 말에는 국내 누적매출 1천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흥행에 이어 수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5년 꼬북칩 수출액은 38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오리온 한국법인 전체 수출액 912억 원의 약 42%다. 금액 기준으로 한국법인 수출 10개 가운데 4개가량을 꼬북칩이 차지한 셈이다.

꼬북칩 해외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는 미국이 꼽힌다.

꼬북칩은 2017년 미국 수출을 시작해 한인마트에서 먼저 판매된 뒤 2019년 코스트코, 2021년 샘스클럽에 입점하며 대형 유통채널로 판매처를 넓혔다.

이 사장이 2022년 오리온 대표에 오른 뒤에도 미국 내 판매망 확대는 이어졌다.

2024년에는 미국 파이브 빌로우 1598개 전 매장과 미니소 52개 점포에 입점했고 구글과 넷플릭스 본사 스낵바에도 공급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꼬북칩 종류도 9종으로 늘었다.

최근에도 꼬북칩 매출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메인스트림 채널을 중심으로 꼬북칩과 파이 제품의 입점이 확대되면서 2026년 8월 한국법인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대 중반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러한 꼬북칩의 성공 공식을 비쵸비에도 적용하려 하고 있다.

오리온은 비쵸비의 글로벌 전략을 두고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규모를 충분히 키운 뒤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대형 유통채널을 통해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선다는 점에서 꼬북칩과 같은 성장 공식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쵸비는 2022년 10월 출시된 과자다. 비스킷과 초콜릿, 비스킷이 차례대로 쌓아진 형태의 스낵으로 각각의 앞글자를 따 비쵸비라는 이름이 됐다.

비쵸비는 출시된 지 4년가량밖에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8월 매출 190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220억 원의 약 86%를 8개월 만에 달성했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고무적인 지점은 비쵸비의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1~8월 비쵸비 매출 상위 10개 판매처에는 서울역과 부산 자갈치시장, 잠실 석촌호수, 김포·인천공항, 제주 등 관광·교통 거점이 포함됐다. 이들 판매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2배 이상 늘었다.

▲ 오리온은 국내 히트상품 꼬북칩의 해외 성공 방식을 비쵸비에도 적용해 일본과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꼬북칩(왼쪽)과 비쵸비 제품. <오리온>



오리온은 비쵸비를 해외 영토 확대를 위한 주력 제품으로 미는 이유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이미 인기가 확인된 제품을 꼬북칩과 같은 성장 공식을 따라가는 제품으로 미는 것이 합리적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사장은 실제로 비쵸비의 미국 및 일본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10월 일본 코스트코 37개 모든 점포에서 비쵸비 판매를 시작하고 2027년 초 미국 코스트코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꼬북칩이 미국에서 한인마트를 시작으로 대형 유통채널까지 판매망을 단계적으로 넓혔다면 비쵸비는 일본과 미국의 코스트코를 통해 두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오리온이 추가 성장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리온의 주요 해외시장은 현재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다. 2025년 기준 중국법인은 매출 1조3207억 원, 베트남법인은 5381억 원, 러시아법인은 3394억 원을 기록했다. 3개 법인의 합산 매출은 오리온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두 지역의 실적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아직 사업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장에게는 기존 주력 해외시장인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외에 미국과 일본에서 판매 기반을 넓히는 것이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국내시장의 성장 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해외시장 확대에 힘을 실어야 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오리온 한국법인의 2025년 매출은 2024년보다 4.4% 증가했다. 국내 소비 위축과 거래처 감소가 이어졌다는 것이 오리온의 설명인데 국내 제과시장이 성숙한 만큼 이 사장으로서는 국내에서 인기가 확인된 제품을 해외로 확장해 추가 성장을 만들어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신제품 출시와 판매채널 확대에 따른 점유율 상승과 제품군 및 지역 확대가 가시화할 경우 추가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