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사업 호실적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지만 재무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나온다.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서는 도시가스 요금 동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수용 미수금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미래 성장동력인 해외사업 강화를 기반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가스공사 홍의락 취임 초 미수금 확대에 재무정상화 '난항', 해외사업 현금흐름 확보 절실

▲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증가세로 돌아선 민수용 미수금을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지난 7월 홍 사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한국가스공사>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면서 가스공사의 LNG 도입단가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들어 아시아 LNG 현물가격이 MMBtu(100만 열량단위)당 21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평균 12.6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6.7% 확대된 셈이다.

글로벌 LNG 생산량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LNG 생산·유통 시설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LNG 선적에 대한 불가항력 선언을 오는 10월 중순까지 연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 관련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은 지속되고 있으며 카타르 가스전도 6월 재가동 시도 중 폭발사고 등으로 복구가 지연되고 있어 가스공사는 매우 불안정한 사업환경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LNG 가격 상승은 국내 천연가스 도입가격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미수금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정부 정책에 따라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차액을 향후 요금으로 회수할 자산으로 회계 처리한 금액을 의미한다. 회계상 당장 손실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실제 현금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현금흐름에는 재무상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가스공사는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5080억 원, 영업이익 6753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6.9% 늘어난 수치다.

다만 가스공사 민수용 미수금은 13조5390억 원으로 1분기보다 1673억 원 늘었다. 1분기까지 이어졌던 감소 흐름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재무정상화 부담도 재차 커진 상황에 놓이게 됐다.

높은 금융비용 부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차입을 바탕으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하루 약 14억 원, 연간 약 5천억 원에 이르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6월 말을 기준으로 345%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52%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300%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스공사 홍의락 취임 초 미수금 확대에 재무정상화 '난항', 해외사업 현금흐름 확보 절실

▲ 가스공사의 부진한 재무지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인천항에 LNG캐나다 사업의 LNG 화물을 싣고 온 '알 사다프 호'의 모습. <한국가스공사>


부진한 재무지표는 가스공사의 경영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스공사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2025사업연도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C(보통) 등급을 받으며 전년 대비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홍의락 사장은 최근 취임하며 재무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홍 사장은 취임사에서 “재무건전성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를 기반으로 한국가스공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민수용 가스 요금 동결이 이어지는 데다 해외사업 투자금도 올해 83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5% 늘어나 재무 안정 과제를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다만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스공사 실적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해 미수금은 늘어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인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홍 사장이 해외자원개발를 수익성 개선의 돌파구로 삼을 여지도 크다. 실제로 가스공사는 2026년 2분기 해외사업에서 영업이익 2006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57.8% 늘어난 수치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 수익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기를 맞이했다”며 “하반기에도 전년대비 증익 추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사장도 19·20대 국회의원에 재임하던 시절부터 가스공사 해외자원개발의 투자금 회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런 만큼 홍 사장은 기존 해외사업의 수익성과 투자 방향, 회수 성과 등을 면밀히 따지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도 경영효율화 등 자구노력을 통한 재무건전성 회복과 신성장 사업 발굴·육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해외자원사업에서 약 3조원의 투자비를 회수했으며 2030년까지 약 5조원 이상을 추가로 회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