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 기관영업 격전지인 인천광역시 시금고의 선정 작업이 시작되면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자존심 대결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20년째 지켜온 인천시 1금고의 수성, 하나은행은 그룹 본사 청라 이전에 발맞춘 ‘인천의 은행’ 상징성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7조 규모 인천시금고 경쟁 본격화, 신한은행 '경험·기세' 하나은행 '청라 이전' 자존심 승부

▲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인천시 1금고 운영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2027년 1월1일부터 2030년 12월31일까지 4년 동안 인천시 예산을 관리할 차기 금고지기 선정 절차가 본격화했다.

인천시가 공고를 내고 8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은행들로부터 금고지정 신청서를 받기로 하면서다.

인천시금고는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 등을 맡는 1금고와 기타특별회계를 담당하는 2금고로 나뉜다. 관리자금의 규모로 보면 1금고 약 15조 원, 2금고 약 2조 원 등 모두 17조 원 규모의 지자체금고다.

올해 금고지기 선정 일정이 남은 지자체금고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많은 은행들이 경쟁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8월13일 인천시가 진행하는 금고지정 관련 설명회에서 인천시금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은행들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1금고 경쟁이 특히 주목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모두에게 인천시 1금고를 차지해야 할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를 맡아 20년째 금고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경쟁에서도 물러날 수 없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신한은행의 강점은 단연 시금고 운영 경험이다. 장기간 금고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업무 노하우와 인천시의 행정환경에 맞춰 구축한 전산 인프라 등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금고업무 관리능력 항목은 금고 평가 배점 100점 가운데 24점을 차지하는 만큼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 시금고 운영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점도 신한은행에는 힘이 실리는 요인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5월 지자체금고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시금고 경쟁에서 1·2금고를 모두 지켜냈다. 서울시금고를 수성하면서 대형 지자체금고 운영 능력을 재확인한 만큼 이를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시금고 운영은) 지역사회와 시민에게 안정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이라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협력사업, 디지털 금융역량, 지자체 금고운영 경험을 중심으로 인천시민을 위한 최적의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하나은행이 올해 인천시금고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명분을 갖춘 데 더해 준비태세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9월 그룹 본사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청라시대’를 연다.
 
17조 규모 인천시금고 경쟁 본격화, 신한은행 '경험·기세' 하나은행 '청라 이전' 자존심 승부

▲ 인천광역시는 8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은행들로부터 금고지정 신청서를 접수받는다. 사진은 인천시청. <인천시>


하나금융그룹이 인천에 본사를 둔 유일한 금융그룹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하게 되는 가운데 하나은행으로서는 이에 맞춰 인천시금고 운영권을 쟁취해 ‘인천의 은행’ 위상을 노려야 할 명분이 상당한 셈이다.

하나은행은 이미 4년 전에도 그룹 본사 이전을 염두에 두고 인천시 1금고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신한은행과 경쟁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올해는 하나은행이 시금고 사업을 위한 전산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손보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산망 개선에 따라 금고업무 관리능력에서 점수를 얻는다면 전체 점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은 인천지역경제 활성화와 진정성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활동으로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며 “하나은행은 기존 금고 시스템의 보안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인천시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특화시스템 개발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금리 경쟁력에서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1월13일 공개한 이자율을 기준으로 하나은행은 인천 서구 1금고를 맡아 12개월 장기예금에 4.82% 금리를 주고 있다. 이는 1금고 가운데 전국구 최고 금리다.

시에 대한 대출·예금금리 항목 배점은 18점으로 역시 낮지 않다.

인천시는 복수금고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1금고와 2금고의 운영을 각각 다른 은행에 맡긴다.

이에 따라 1금고와 2금고 선정 평가도 각각 진행하는데 만약 1금고 선정 은행이 2금고 부문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면 차순위 은행을 2금고 운영기관으로 지정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인천시 1금고를 노릴 것”이라며 “두 은행에게 모두 중요한 지역인 만큼 철저히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