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보험사가 강점을 보여 온 확정급여(DB)형에서 가입자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퇴직연금 자금이 이동한 영향을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확정급여형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했다.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이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이자 업권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시니어 자산관리’인 만큼 수수료 인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통한 수익률 제고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걸고 고객 잡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2분기 말 적립금 기준 보험사 전체의 시장 점유율은 19.4%로 20%를 밑돌았다. 지난해 말 20.9%와 비교해 1.5%포인트 빠졌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적립금 기준 20%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올해 1분기만해도 20.2%로 20%선을 지켰는데 이번 2분기 20% 선이 무너진 것이다.
보험사는 장기·안정적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 퇴직연금에서 강점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시장 중심이 고객의 투자 선택권이 큰 DC형과 IRP로 이동하면서 경쟁 환경도 달라졌다.
고령화에 따른 노후 대비 관심도가 높아지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2년 상반기 296조 원 수준에서 2026년 상반기 554조 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다만 업권별 적립금 비중은 차이를 보였다. 최근 5년 데이터를 살펴볼 때 은행은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권과 보험은 비중이 역전된 뒤 격차가 커지고 있다.
적극적 운용을 앞세운 증권사들의 적립금 비중은 2022년 상반기 약 22.1%에서 지난해 상반기 25.3%, 올해 상반기엔 29.8%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험사는 2022년 상반기 26.3% 수준에서 2025년 상반기 약 21.9%로 내린 뒤 올해 상반기 19.4%를 기록했다.
은행은 주거래 고객 기반을 활용해 IRP 고객을 자연스럽게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보인다. 증권사도 적극적 운용 수요를 흡수하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이 2005년 퇴직연금제도 도입 뒤 약 20년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기준 공고한 금융권 1위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신한은행에 선두를 내어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DB형은 76%를 차지한다. 반면 신한은행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에 참여할 수 있는 DC형과 IRP 비중이 70% 수준이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DB형에서 DC형과 IRP로 이동하면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RP는 신한은행 적립금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지만 삼성생명에서는 8% 수준에 그쳤다.
보험사들은 DC형과 IRP 중심으로 바뀐 시장 환경에 맞춰 수수료 인하와 투자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8월부터 모든 IRP 계좌 운용관리 수수료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비대면 가입자뿐 아니라 대면 채널 가입자도 모두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IRP 고객 확대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바라봤다. 지금까지 증권사 등도 IRP 운용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내걸었지만 주로 비대면 채널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6월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시스템을 개편하면서도 “DC·IRP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편리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퇴직연금 ETF 투자 △디지털 기반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투자 전문가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가 결합한 상품 선정 프로세스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며 DC형과 IRP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ETF 자산배분형(중립투자형)’ 등 디폴트옵션 상품 운용에서 강점을 보이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DC·IRP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같은 보험사의 움직임은 단순 보험 판매를 넘어 ‘시니어 자산관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퇴직연금은 은퇴설계와 연금 수령, 자산관리 등 시니어 금융서비스와 직접 연결되는 사업인 만큼 보험사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도 핵심 축으로 꼽힌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 평가와 보험산업의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시장이 원리금보장 중심에서 실적배당형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보험사가 운용 역량과 보장 기능을 융합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보험사는 단순한 자산운용의 역할을 넘어 실적배당형 운용 역량, 노후보장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강화해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지영 기자
보험사가 강점을 보여 온 확정급여(DB)형에서 가입자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퇴직연금 자금이 이동한 영향을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확정급여형 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했다.
▲ 보험업계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키우고자 고객 수요에 맞춘 서비스 제공과 수익률 제고에 힘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이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이자 업권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시니어 자산관리’인 만큼 수수료 인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통한 수익률 제고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걸고 고객 잡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2분기 말 적립금 기준 보험사 전체의 시장 점유율은 19.4%로 20%를 밑돌았다. 지난해 말 20.9%와 비교해 1.5%포인트 빠졌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적립금 기준 20%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올해 1분기만해도 20.2%로 20%선을 지켰는데 이번 2분기 20% 선이 무너진 것이다.
보험사는 장기·안정적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이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 퇴직연금에서 강점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시장 중심이 고객의 투자 선택권이 큰 DC형과 IRP로 이동하면서 경쟁 환경도 달라졌다.
고령화에 따른 노후 대비 관심도가 높아지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2년 상반기 296조 원 수준에서 2026년 상반기 554조 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다만 업권별 적립금 비중은 차이를 보였다. 최근 5년 데이터를 살펴볼 때 은행은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권과 보험은 비중이 역전된 뒤 격차가 커지고 있다.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 사업자별 합산 기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2분기 기준 업권별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을 볼 때 보험업권은 감소하지만 증권업권 비중은 늘고 있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든 그래프.
반면 보험사는 2022년 상반기 26.3% 수준에서 2025년 상반기 약 21.9%로 내린 뒤 올해 상반기 19.4%를 기록했다.
은행은 주거래 고객 기반을 활용해 IRP 고객을 자연스럽게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보인다. 증권사도 적극적 운용 수요를 흡수하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이 2005년 퇴직연금제도 도입 뒤 약 20년 동안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기준 공고한 금융권 1위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신한은행에 선두를 내어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DB형은 76%를 차지한다. 반면 신한은행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에 참여할 수 있는 DC형과 IRP 비중이 70% 수준이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DB형에서 DC형과 IRP로 이동하면서 두 회사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RP는 신한은행 적립금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지만 삼성생명에서는 8% 수준에 그쳤다.
보험사들은 DC형과 IRP 중심으로 바뀐 시장 환경에 맞춰 수수료 인하와 투자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삼성생명은 8월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운용관리 수수료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8월부터 모든 IRP 계좌 운용관리 수수료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비대면 가입자뿐 아니라 대면 채널 가입자도 모두 적용되는 게 특징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IRP 고객 확대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바라봤다. 지금까지 증권사 등도 IRP 운용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내걸었지만 주로 비대면 채널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6월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시스템을 개편하면서도 “DC·IRP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편리한 거래 환경을 제공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퇴직연금 ETF 투자 △디지털 기반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투자 전문가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가 결합한 상품 선정 프로세스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하며 DC형과 IRP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ETF 자산배분형(중립투자형)’ 등 디폴트옵션 상품 운용에서 강점을 보이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디폴트옵션은 DC·IRP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때 미리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같은 보험사의 움직임은 단순 보험 판매를 넘어 ‘시니어 자산관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퇴직연금은 은퇴설계와 연금 수령, 자산관리 등 시니어 금융서비스와 직접 연결되는 사업인 만큼 보험사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도 핵심 축으로 꼽힌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 평가와 보험산업의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시장이 원리금보장 중심에서 실적배당형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보험사가 운용 역량과 보장 기능을 융합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보험사는 단순한 자산운용의 역할을 넘어 실적배당형 운용 역량, 노후보장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강화해 퇴직연금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