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가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이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국민연금은 코스피 하락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낮아지면서 리밸런싱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주식 비중이 높아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설 수 없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정부 정책에 따라 6월까지 리밸런싱을 유예했다. 7월 유예 기간이 풀려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 시점에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국내주식을 팔기에도 사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들어 16일까지 7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하반기 시작부터 급락하면서 시장이 우려했던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기계적 매도가 현실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연기금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시장에서는 연기금 수급을 국민연금의 매매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고점이었던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7월 리밸런싱을 재개하면 시장이 감당해야 할 매도 매물이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가 나왔다.
대신증권은 6월26일 코스피 종가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을 약 30%로 추정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주식 최대 비중 28.8%를 고려할 때 약 1.2%포인트인 21조 원 규모의 매도 폭탄이 나올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7월 들어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중이 조절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낙폭은 해외 증시와 비교해봐도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19.53%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주요국 지수는 대부분 올랐다.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0.97%와 0.65%, 나스닥지수는 0.21% 올랐다. 유럽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15% 홍콩 항셍지수는 7.87%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중심으로 일정한 허용범위 안에서 자산을 운용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월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올해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하고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4%에서 14.9%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주식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26.8%를 넘으면 적극적 매수가 사실상 어려운 셈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실시간으로 공개하지 않아 현재 시점에서 정확한 비중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분석을 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민연금의 올해 2분기 주식 대량보유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267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지분 평가규모는 7월10일 종가 기준 462조1403억 원으로 국민연금 전체 운용자산 1670조7천억 원의 27.7%에 이른다.
여기에 지분율이 5%에 미치지 않아 대량보유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국내주식까지 포함하면 실제 국내주식 비중은 27.7%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가 내린다고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앞세워 국내주식을 쉽사리 매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매도 없이도 코스피가 급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더해진다면 코스피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올해 들어 코스피를 향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진 점도 국민연금의 적극적 운용에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식을 갖고 있으면 왜 안 파냐고 그러고 또 조금 팔려고 하면 왜 파냐고 그런다"며 "여론이 국민연금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다보니 안정적이고 차분한 운용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이전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마구 사 주가를 올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묻자 김 이사장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수익률 측면에서도 현재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수익률이 높았던 시기에 보유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실현한 것이 아니라,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내주식 평가액과 비중 부담이 함께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최신 자료를 보면 국내주식 수익률은 4월 말 기준 59.1%로 해외주식 8.19%, 대체투자 3.95%, 해외채권 2.95%, 국내채권 -1.74%를 크게 웃돌았다. 이 시기 국내주식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25.1%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상승에 대응해 리밸런싱 기준을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에도 증시 상승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허용범위 상단을 넘어서자 리밸런싱 기준을 완화했다.
다만 당시에는 전체 허용범위 ±5%포인트를 유지한 채 전략적 자산배분(SAA)과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의 배분만 조정했으며, 올해처럼 리밸런싱 자체를 일정 기간 유예하지는 않았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이번 코스피 급락의 핵심이 지수 방어 수요가 개인투자자에게만 편중된 데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주식 비중 부담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연기금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짚었다.
유안타증권은 “연기금은 이번 급락장에서 일반적인 급락장과 마찬가지로 저가 매수 완충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이는 현재 국내주식 비중 부담으로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국민연금은 코스피 하락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낮아지면서 리밸런싱에 따라 기계적으로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부담은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주식 비중이 높아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설 수 없다.
▲ 국민연금이 7월 들어 리밸런싱 딜레마에 빠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정부 정책에 따라 6월까지 리밸런싱을 유예했다. 7월 유예 기간이 풀려 리밸런싱을 해야 하는 시점에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국내주식을 팔기에도 사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 들어 16일까지 7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하반기 시작부터 급락하면서 시장이 우려했던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기계적 매도가 현실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연기금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시장에서는 연기금 수급을 국민연금의 매매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고점이었던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7월 리밸런싱을 재개하면 시장이 감당해야 할 매도 매물이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가 나왔다.
대신증권은 6월26일 코스피 종가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을 약 30%로 추정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할 수 있는 국내주식 최대 비중 28.8%를 고려할 때 약 1.2%포인트인 21조 원 규모의 매도 폭탄이 나올 수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7월 들어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중이 조절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낙폭은 해외 증시와 비교해봐도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19.53%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주요국 지수는 대부분 올랐다. 미국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0.97%와 0.65%, 나스닥지수는 0.21% 올랐다. 유럽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15% 홍콩 항셍지수는 7.87%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중심으로 일정한 허용범위 안에서 자산을 운용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월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올해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하고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4%에서 14.9%로 상향 조정했다.
5월에는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20.8%로 재차 높이고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도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상향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 ±2%포인트를 포함하면 국내주식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AA는 장기 운용의 기준선, TAA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단기 조정 폭이다.
국내주식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26.8%를 넘으면 적극적 매수가 사실상 어려운 셈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실시간으로 공개하지 않아 현재 시점에서 정확한 비중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분석을 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민연금의 올해 2분기 주식 대량보유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267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지분 평가규모는 7월10일 종가 기준 462조1403억 원으로 국민연금 전체 운용자산 1670조7천억 원의 27.7%에 이른다.
여기에 지분율이 5%에 미치지 않아 대량보유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국내주식까지 포함하면 실제 국내주식 비중은 27.7%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가 내린다고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앞세워 국내주식을 쉽사리 매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매도 없이도 코스피가 급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더해진다면 코스피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올해 들어 코스피를 향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진 점도 국민연금의 적극적 운용에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식을 갖고 있으면 왜 안 파냐고 그러고 또 조금 팔려고 하면 왜 파냐고 그런다"며 "여론이 국민연금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다보니 안정적이고 차분한 운용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이전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마구 사 주가를 올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묻자 김 이사장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수익률 측면에서도 현재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어 최근 급락장에서 저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수익률이 높았던 시기에 보유주식을 매도해 이익을 실현한 것이 아니라,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국내주식 평가액과 비중 부담이 함께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최신 자료를 보면 국내주식 수익률은 4월 말 기준 59.1%로 해외주식 8.19%, 대체투자 3.95%, 해외채권 2.95%, 국내채권 -1.74%를 크게 웃돌았다. 이 시기 국내주식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25.1%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상승에 대응해 리밸런싱 기준을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에도 증시 상승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허용범위 상단을 넘어서자 리밸런싱 기준을 완화했다.
다만 당시에는 전체 허용범위 ±5%포인트를 유지한 채 전략적 자산배분(SAA)과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의 배분만 조정했으며, 올해처럼 리밸런싱 자체를 일정 기간 유예하지는 않았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이번 코스피 급락의 핵심이 지수 방어 수요가 개인투자자에게만 편중된 데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주식 비중 부담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연기금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짚었다.
유안타증권은 “연기금은 이번 급락장에서 일반적인 급락장과 마찬가지로 저가 매수 완충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이는 현재 국내주식 비중 부담으로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