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반 년 넘게 이어진 수장 공백 상황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업무 경험이 풍부한 측근 인사를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낙점하는 인사를 통해 부동산 공급에 속도를 내고 토지주택공사의 조직 개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H 수장 공백 곧 끝난다, 이재명 복심 배치로 부동산 공급 본격화 채비

▲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연합뉴스>


9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토지주택공사 사장 인선은 6월 중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토지주택공사는 이한준 전 사장이 2025년 10월 말에 물러난 뒤 현재까지 수장 공석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전 사장이 물러난 뒤 한 차례 사장 공모가 진행됐다. 하지만 추려진 3명의 후보자가 모두 내부 출신으로 채워지자 이 대통령이 2025년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외부에 인재가 없어서 내부에서 뽑기로 한 것이냐”며 공개 질타를 하면서 재공모가 추진됐다.

재정경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026년 3월 토지주택공사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을 모두 교체하는 등 완전한 재공모를 추진해 왔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오는 6월18일 열릴 예정인 회의에서 토지주택공사 사장 선임 안건을 심의,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 선임 절차는 이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장관의 제청, 대통령 임명 등을 거친다.

토지주택공사의 새 사장으로는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성훈 비서관은 1973년생으로 충북 청주 출신이다. 충북고등학교, 고려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1996년 기술고시 제3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교통부에서 재정담당관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물류시설정보과장, 도로운영과장, 도시광역교통과장,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건설정책국 기술정책과장,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을 비롯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친환경기후조정국 국장 등을 거쳤다.

2021년에는 경기도청 건설국장으로 파견되면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이 비서관은 국토교통부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쳐 정책 기획은 물론 현장 행정까지 경험이 풍부한 ‘실무형 정책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LH 수장 공백 곧 끝난다, 이재명 복심 배치로 부동산 공급 본격화 채비

▲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25년 10월 이한준 사장이 물러난 이후 2026년 현재까지 사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다만 청와대 비서관이 바로 공공기관장으로 이동하는 인사는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이 비서관은 부부 공동명의 세종시 아파트, 배우자 명의 서울 도곡동 아파트 및 대치동 다가구주택을 보유해 다주택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한 명으로 거명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2026년 3월에 보유한 모든 주택을 매물로 내놓았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어느 정도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토지주택공사에 자신의 복심을 배치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그만큼 주택 공급에서 토지주택공사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취임 뒤 공공택지를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던 토지주택공사의 사업 방향을 직접 공공주택을 맡아 짓는 쪽으로 틀었다. 그런 만큼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받아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인사가 중요하다.

또 이 대통령은 토지주택공사를 놓고 토지주택 개발업무와 부채와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분리 등 기관 개혁 역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사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기도 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국토교통부에서 아무리 좋은 부동산 공급 정책을 만들어도 그 정책을 실제 실행하는 데는 토지주택공사의 역할이 크다”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청와대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직접 토지주택공사 사장으로 온다면 정책 추진에 크게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뒤 꾸준히 부동산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2026년 지방선거에서 핵심 격전지였던 서울시장을 놓고 여당이 패배한 주요 원인이 ‘부동산 민심’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이 대통령에게 다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경각심을 느끼게 한 계기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에 부동산 민심이 영향을 줬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원래 선거에 지면 진 이유가 만 가지, 한 표라도 이기면 이긴 이유가 만 가지”라며 “선거에 부동산의 영향은 상수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부동산 정책의 추진 방향을 놓고는 “부동산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정리하고 있고 속도를 빨리 내는 걸로 조만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공급이 확 줄었는데 신축이든 택지개발이든 재건축, 재개발이든 속도를 내서 빨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