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사들이 인터넷·IPTV 장애에 대한 요금 감면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이를 가입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보상받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
서비스 장애 보상은 자동 적용되지 않고, 가입자가 통신사에 직접 요청해야 받을 수 있다. 상당수 이용자가 이 같은 장애 보상에 따른 요금 감면제를 알지 못한 채 정상 요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사들은 인터넷·IPTV 서비스 장애에 따른 요금 감면 규정을 약관에 두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터넷·IPTV 이용이 불가능했던 기간에 대해 일할 계산 방식의 요금 감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할 계산은 월 요금을 실제 이용하지 못한 기간만큼 나눠 환급하는 방식이다. 월 요금 4만5100원 상품 기준 하루 이용 요금은 약 1504원으로, 장애 기간이 이틀로 인정되면 약 3008원의 요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고장 접수 과정에서 이같은 요금 감면 제도를 적극 안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 보상을 받으려면 가입자가 직접 감면을 요청해야 하고, 통신사 고객 상담사가 별도 전산 처리를 통해 요금 감면 처리를 해야 한다.
장애 접수 시 고객센터가 의무적으로 안내하는 내용은 기사 방문 일정, 방문 지연 가능성, 출동비 발생 여부 등에 한정된다. 서비스 중단 등 장애에 따른 요금 감면 가능성이나 신청 절차는 별도로 안내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사들은 장애 보상 안내가 어려운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장애 발생 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은 서비스 복구와 원인 파악”이라며 “회사 책임으로 발생한 장애인지, 가입자 내부 설비 문제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괄적으로 보상 가능성을 안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장애 고장 접수 시점에는 즉각적 서비스 복구와 원인 파악이 우선으로, 현장에서 즉시 책임 소재나 정확한 내용을 판별하는 데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고객별 피해 유형과 이용약관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도 “회사 책임으로 인정되는 장애는 AS 기사 보고 내용을 토대로 요금 감면 대상 여부를 판단해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며 “정액제 상품은 이용량에 따라 실시간으로 요금을 차감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종량제 서비스처럼 자동 보상 체계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통신사들은 장애 원인 규명과 책임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안내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기간에 대한 요금 감면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이를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아 부당한 요금을 받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 통신사들이 AI 기반 고객경험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장애 보상 제도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 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LG유플러스는 IPTV 셋톱박스와 공유기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AI 기반 고객 불편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을 소개했다.
인터넷 공유기와 네트워크 연결 상태 등 7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가입자가 불만을 제기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처럼 통신사들은 AI를 활용해 고객 불편을 사전에 감지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서비스 장애 발생 시 소비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선 적극 알리지 않아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단체는 실제 보상 지급 여부와는 별개로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을 때 적용될 수 있는 보상 규정의 존재 자체를 이용자에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서비스 장애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적용 가능한 보상 규정을 접수 단계에서 안내하는 것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당연한 조치"라며 "소비자가 보상받을 권리를 알 수 있도록 제도를 적극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