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공사가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연료비 부담 속에서 해외사업을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원전 사업뿐 아니라 발전사업, 전력망 구축, 플랫폼 수출 등으로 해외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4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앞으로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가스복합,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국내 기업들과도 ‘팀코리아’를 구성해 동반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서 한전의 위상을 더욱 단단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런 전략에 따른 성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한전은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2단계 열병합발전사업을 수주하고 발전소 건설·운영 사업과 관련한 전력 및 증기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자푸라 2단계 열병합발전사업은 발전 설비용량 331MW(메가와트), 시간당 증기 생산량 465톤 규모로 추진된다. 2029년 준공 이후 17년 동안 인근 가스전에 전력과 증기를 공급하게 되며 예상 매출은 약 2조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 수주는 사우디가 하반기 발주할 예정인 후속 열병합발전사업에서 한전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외에도 한전은 2026년 5월 괌에서 198MW급 ‘우두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하며 해외 발전사업 기반을 넓힌 바 있다. 한전은 괌 전력청(GPA)과 체결한 전력판매계약(PPA)을 바탕으로 앞으로 25년 동안 약 3조2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발전소 운영 플랫폼과 전력망 구축 분야에서도 해외사업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전은 지난 3월 베트남 전력공사 산하 기업과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IDPP)' 플랫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3개 발전소에 플랫폼을 구축한 뒤 모두 14개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IDPP는 초대용량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하고 AI로 분석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한전에 따르면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대될 경우 관련 매출이 총 1억4천만 달러(약 2137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안정성이 높은 초고압 765kV(킬로볼트) 송전망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한전의 해외사업 기회로 꼽힌다.
한전은 2002년 처음 765kV 송전망을 준공한 뒤 현재까지 국내에서 765kV 변전소 8곳과 송전선로 13개, 총 1024km를 건설·운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단 세 곳뿐인 765kV 송전시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은 지난 1월 미국 전력 분야 엔지니어링 기업 번스앤맥도널과 765kV 송전망 기술컨설팅 기본계약(MSA)을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에너지기업 퍼블릭서비스엔터프라이즈그룹(PSEG)과도 기술협력 계약을 맺었다.
한전이 이처럼 해외사업 확대에 힘쓰는 것은 국내 전기요금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이란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 여파가 본격적으로 원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연료비 상승분 일부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에 반영되고 있다.
SMP는 올해 초 kWh당 103원에서 지난 5월 121원으로 17.5%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며 SMP가 전기 판매가격을 웃돌 경우 한전은 역마진 구조에 빠지며 적자 전환 압박을 받게 된다.
이에 김동철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비전력요금 매출 확대를 강조해 왔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전기요금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창출해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중으로 에너지 투자 전문 자회사 출범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한전이 보유 기술을 활용한 해외 진출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지난 3월 ‘제1회 에너지 신기술·신사업 포럼’을 열고 에너지 투자 전문 자회사와 관련한 전략 방향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에너지 신기술·신사업 포럼’에서 “한전 기술지주회사는 국내 에너지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대규모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로 글로벌 에너지 유니콘 기업 탄생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6월 이후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한전을 원전 수출의 중심축으로 삼은 만큼 원전과 기타 해외사업이 연계될 경우 김 사장이 강조한 비요금 매출 확대 목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미국 유틸리티 회사들을 대체할 수 있고 대형원전 시공에서 충분한 경험과 강점을 갖추고 있다”며 “대미 투자에서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여지가 많다”고 바라봤다.
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동, 괌,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기존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원전 사업뿐 아니라 발전사업, 전력망 구축, 플랫폼 수출 등으로 해외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기존 원전 사업뿐 아니라 발전사업, 전력망 구축, 플랫폼 수출 등으로 해외사업 영역을 넓히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4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앞으로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가스복합,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국내 기업들과도 ‘팀코리아’를 구성해 동반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서 한전의 위상을 더욱 단단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런 전략에 따른 성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한전은 지난 3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2단계 열병합발전사업을 수주하고 발전소 건설·운영 사업과 관련한 전력 및 증기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자푸라 2단계 열병합발전사업은 발전 설비용량 331MW(메가와트), 시간당 증기 생산량 465톤 규모로 추진된다. 2029년 준공 이후 17년 동안 인근 가스전에 전력과 증기를 공급하게 되며 예상 매출은 약 2조1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 수주는 사우디가 하반기 발주할 예정인 후속 열병합발전사업에서 한전의 추가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외에도 한전은 2026년 5월 괌에서 198MW급 ‘우두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하며 해외 발전사업 기반을 넓힌 바 있다. 한전은 괌 전력청(GPA)과 체결한 전력판매계약(PPA)을 바탕으로 앞으로 25년 동안 약 3조2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발전소 운영 플랫폼과 전력망 구축 분야에서도 해외사업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전은 지난 3월 베트남 전력공사 산하 기업과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IDPP)' 플랫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3개 발전소에 플랫폼을 구축한 뒤 모두 14개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IDPP는 초대용량 발전소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하고 AI로 분석해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한전에 따르면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대될 경우 관련 매출이 총 1억4천만 달러(약 2137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안정성이 높은 초고압 765kV(킬로볼트) 송전망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한전의 해외사업 기회로 꼽힌다.
한전은 2002년 처음 765kV 송전망을 준공한 뒤 현재까지 국내에서 765kV 변전소 8곳과 송전선로 13개, 총 1024km를 건설·운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단 세 곳뿐인 765kV 송전시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은 지난 1월 미국 전력 분야 엔지니어링 기업 번스앤맥도널과 765kV 송전망 기술컨설팅 기본계약(MSA)을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에너지기업 퍼블릭서비스엔터프라이즈그룹(PSEG)과도 기술협력 계약을 맺었다.
한전이 이처럼 해외사업 확대에 힘쓰는 것은 국내 전기요금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을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 한국전력공사는 국내 전기요금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목적에서 해외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이란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 여파가 본격적으로 원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연료비 상승분 일부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에 반영되고 있다.
SMP는 올해 초 kWh당 103원에서 지난 5월 121원으로 17.5%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며 SMP가 전기 판매가격을 웃돌 경우 한전은 역마진 구조에 빠지며 적자 전환 압박을 받게 된다.
이에 김동철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비전력요금 매출 확대를 강조해 왔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 “전기요금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창출해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중으로 에너지 투자 전문 자회사 출범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한전이 보유 기술을 활용한 해외 진출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지난 3월 ‘제1회 에너지 신기술·신사업 포럼’을 열고 에너지 투자 전문 자회사와 관련한 전략 방향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에너지 신기술·신사업 포럼’에서 “한전 기술지주회사는 국내 에너지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대규모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로 글로벌 에너지 유니콘 기업 탄생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6월 이후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한전을 원전 수출의 중심축으로 삼은 만큼 원전과 기타 해외사업이 연계될 경우 김 사장이 강조한 비요금 매출 확대 목표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미국 유틸리티 회사들을 대체할 수 있고 대형원전 시공에서 충분한 경험과 강점을 갖추고 있다”며 “대미 투자에서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여지가 많다”고 바라봤다.
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동, 괌,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기존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