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화석연료 활성화 및 재생에너지 성장 억제 정책이 본격화됐지만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생에너지가 우수한 경제성 및 효율성을 보이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미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비용 및 시간 측면에서 경제적 우위도 뚜렷해지고 있어 이러한 정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세를 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바이든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후 행정명령을 비롯한 수단으로 전기차 보조금과 재생에너지 공급망 관련 세제혜택을 대거 폐지하거나 축소했고 화석연료 분야에는 지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3월 들어 처음으로 미국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가스 발전을 넘어섰다는 싱크탱크 엠버의 분석을 전했다.
미국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은 지난해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가디언은 올해 미국 신규 전력 발전의 약 93%가 재생에너지 및 배터리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예측도 근거로 들었다.
재생에너지 전문 투자기관 얼라인드클라이밋캐피털은 가디언에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은 고사하기는커녕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과 반대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가스나 석탄 발전과 비교해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구축될 수 있는 변곡점을 이미 넘어선 덕분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위치한 해상풍력 발전 설비. <연합뉴스>
얼라인드클라이밋캐피털은 “트럼프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산을 늦추려 할 수 있겠지만 방향을 돌리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재생에너지는 이미 승리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산을 억제하는 정책에 더 힘을 싣더라도 우수한 원가 경쟁력과 효율성 등 경제 논리를 거스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미다.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 전문 업체 클린캐피털 관계자는 가디언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해 상황이 낙관적”이라며 “정부 정책은 국민의 뜻과 반대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미 여당인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에 우호적 여론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전기요금 상승을 이끌어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별도의 설문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에너지 자문기관 굿파워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에 뚜렷한 적신호가 켜진 셈”이라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에도 의회에서 “먼 미래에는 석탄이 전 세계 전력 생산을 주도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하지만 가디언은 석탄 발전이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대체되는 흐름은 이미 수치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굿파워는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시장에 불안감을 느낀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례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대거 축소하고 화석연료를 적극 밀어붙인 트럼프 정부의 결정이 결국 시장 흐름과 역행하는 패착으로 남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클린캐피털 관계자는 화석연료 기업들이 미국 정치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재생에너지 업계는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정책 변화에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가디언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집중포화를 받던 재생에너지 지지자들에 점차 희망이 떠오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은 계획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