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허영인 믿을맨' 도세호, SPC삼립 '안전경영' '노사협력' 틀 잡는다

▲ 도세호 SPC삼립 각자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사진)가 SPC삼립의 안전경영 쇄신 과제를 안았다. <도세호 사장 페이스북>

[비즈니스포스트] 도세호 SPC삼립 각자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도 사장은 SPC그룹에서만 40년가량 일하고 있는 정통 SPC맨이다. 과거 회사에서 퇴임했다가 반년 만에 다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부름을 받았다는 점은 그의 회사 내 평판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 그로서도 반복되는 노동자의 사망사고 탓에 SPC그룹의 안전경영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SPC삼립 수장에 오른 것은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도 사장이 앞으로 회사 노동 환경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SPC그룹을 향한 사회의 시선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도세호 SPC삼립 각자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관련한 얘기를 종합해보면 그가 뼛속까지 SPC그룹 사람이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도 사장은 SPC그룹에서만 40년차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뼛속까지 ‘SPC맨’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세월이다.

그의 ‘SPC 유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묻어난다. 산타 복장을 하고 밝게 웃는 프로필 사진을 걸어놓은 그의 SNS에는 개인적인 소식을 담은 게시물은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SPC그룹의 크고 작은 소식들이 즐비하다.

도 사장 SNS의 가장 최근 게시물 역시 SPC그룹의 사회공헌 바자회 ‘쓸모상점’ 현장을 담은 것이다. 바자회 현장을 직접 방문한 도 사장의 사진도 첨부됐다.

도 사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충북 음성에 구축되는 SPC그룹의 ‘안전 스마트 신공장’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산업재해로 얼룩진 SPC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소식을 알리는 데 나름 최선을 다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도 사장은 1987년 SPC그룹에 입사한 뒤 줄곧 SPC그룹에서만 일했다. SPC샤니 공장장 등을 거쳤다는 점에서 생산 전문가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오랜 기간 몸담은 회사인 만큼 그의 회사 내부 영향력도 작지 않다. 지난해에는 SPC삼립 시화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한 국회 간담회 등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대신해 참석하는 등 그룹의 얼굴 역할을 맡았다.

도 사장은 여기에 또 하나의 역할을 얹게 됐다. 9일 SPC삼립은 도 사장을 각자대표이사로 내정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이미 지주사 상미당홀딩스뿐 아니라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그에게 직함이 또 하나 추가된 것이다.

허영인 회장이 도 사장을 SPC삼립 수장으로 앉힌 것은 그만큼 SPC삼립이 처한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SPC삼립은 시화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이후 생산 체제 전반을 재정비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교대근무를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하는 등 근무 체계를 바꾸면서 생산 효율이 낮아졌고 공장 가동 중단 여파까지 겹치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SPC삼립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3705억 원, 영업이익 387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59.2% 감소했다.

SPC삼립은 SPC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큰 회사다. SPC그룹 지주사였던 파리크라상의 연결기준 매출 5조6244억 원 가운데 60.9%인 3조4279억 원이 SPC삼립에서 발생했다.

더불어 SPC삼립은 그룹 유일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SPC삼립의 이미지와 실적은 SPC그룹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기 쉽다.
 
SPC그룹 '허영인 믿을맨' 도세호, SPC삼립 '안전경영' '노사협력' 틀 잡는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의 도세호 대표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된다.


도 사장의 SPC삼립 수장 발탁이 주목받는 이유는 SPC그룹의 큰 화두가 바로 안전경영이기 때문이다. 1천억 원을 들여 노동 조건을 개선하겠다 했지만 사고가 반복해서 나면서 허영인 회장의 안전경영 의지는 의심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안전사고와 관련해 SPC그룹을 직접 찾기도 했던 만큼 허 회장으로서는 더 이상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SPC삼립의 안전경영을 담당할 책임자로 도 사장을 선택한 것인데 그만큼 도 사장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도 사장의 시선은 SPC그룹이 현재 충북 음성에 3천억 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향하고 있다. 그룹 내부 조직인 ‘변화와 혁신 추진단’이 중심이 돼 생산과 안전 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 사장은 이 ‘변화와 혁신 추진단’의 일원으로서 SPC그룹 경영 쇄신에 참여하고 있다. 도 사장은 향후 이 신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및 안전 관리 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 사장의 SPC삼립 수장 내정은 10일부터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정의와 노동쟁의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도 사장이 SPC그룹 내부에서 안전경영과 노사 협력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허 회장이 노사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 사장을 투입한 것 아니겠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SPC삼립은 “도 사장이 제조 현장과 노사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 체계를 재정비하고 안전경영 강화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