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MASH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첫 신약 ‘레즈디프라’가 등장한 데 이어, 최근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으면서 본격적인 개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10년 전 비만치료제로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된 이력이 있다. 최근 같은 대사질환 기전의 위고비가 FDA 허가를 받으면서 MASH 치료제 시장 확대 흐름에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가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ASH치료제 시장은 2026년 253억 달러(약 33조 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까지만 해도 승인 약물이 없었는데, 2024년 3월 세계 최초로 미국 FDA 승인받은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는 2024년 연매출 1억8010만 달러를 올리며 상업화에 성공했다.
위고비가 두 번째 MASH 치료제로 승인이 됨으로써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높이고, 후발 주자에게는 상업성 검증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MASH는 간부터 염증, 섬유화, 간경변까지 진행되는 복합 질환이다. 환자마다 발병 원인과 진행 정도가 크게 달라 THR-, GLP-1, FGF21 등 다양한 기전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가운데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타깃 환자군이 60%로 가장 많다. 비만 및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비만치료제에 강점을 가진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MASH 치료제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힌다.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GCG)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로, 국내 개발 MASH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앞선 단계에 있다. 올해 12월 임상2b상이 종료되며 올해 말이나 2026년 초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임상2a상에서 24주차에 간 지방량 변화율 72.7%로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강력한 지방간 감소 효능 입증을 입증했다.
머크에서 거는 기대감도 크다. 머크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콘퍼런스 ‘JP모간 헬스케어’에서 2025년 심혈관·대사질환 가운데 주목할 만한 주요 데이터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꼽았다.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기술이전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15년 11월 미국 얀센에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1조 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2019년 7월 반환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기술 반환이 이뤄진 후보물질은 상업적 가치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여겨지지만 한미약품은 같은 물질을 적응증을 바꿔 2020년 8월 머크에 수출해 개발을 이어갔다.
이후 증권가에서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한미약품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망한 2b상 결과가 확인된다면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고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에 따른 R&D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올해 하반기 국내 제약사 연구개발(R&D)에서 가장 중요한 파이프라인으로 꼽았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 2b상이 마무리되고 3상 진입이 확정되면 대규모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유입도 기대된다. 후기 임상 단계일수록 마일스톤 유입 규모가 더 크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머크와 2020년 8월 계약한 총 마일스톤 8억7천만 달러 가운데 현재까지 계약금 1천만 달러와 마일스톤14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앞으로 개발과 허가, 상업화에 따라 추가로 8억4600만 달러 규모 마일스톤과 함께 순매출에 따른 두 자릿수 퍼센트 경상기술료도 받을 수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관련 기술료 수익이 유입되면 한미약품 실적 회복에도 일부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2023년 임상 2상 진입으로 255억 원의 기술료를 받았지만, 2024년에는 76억 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한미약품은 1·2분기 모두 연결기준 매출이 역성장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미국 FDA 승인이 예상되는 2029년에는 미국 MASH 환자 수가 1010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실제 처방 환자 수(60만 명) 가운데 GLP-1 환자군은 60%인 40만 명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MASH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첫 신약 ‘레즈디프라’가 등장한 데 이어, 최근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으면서 본격적인 개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서 재조명받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10년 전 비만치료제로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된 이력이 있다. 최근 같은 대사질환 기전의 위고비가 FDA 허가를 받으면서 MASH 치료제 시장 확대 흐름에 한미약품의 에피노페그듀타이가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ASH치료제 시장은 2026년 253억 달러(약 33조 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까지만 해도 승인 약물이 없었는데, 2024년 3월 세계 최초로 미국 FDA 승인받은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는 2024년 연매출 1억8010만 달러를 올리며 상업화에 성공했다.
위고비가 두 번째 MASH 치료제로 승인이 됨으로써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질환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높이고, 후발 주자에게는 상업성 검증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MASH는 간부터 염증, 섬유화, 간경변까지 진행되는 복합 질환이다. 환자마다 발병 원인과 진행 정도가 크게 달라 THR-, GLP-1, FGF21 등 다양한 기전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가운데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타깃 환자군이 60%로 가장 많다. 비만 및 당뇨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비만치료제에 강점을 가진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MASH 치료제에서도 선두주자로 꼽힌다.

▲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임상2a상에서 24주차에 간 지방량 변화율 72.7%로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강력한 지방간 감소 효능 입증을 입증했다. <한미약품 3분기 IR 자료>
머크에서 거는 기대감도 크다. 머크는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콘퍼런스 ‘JP모간 헬스케어’에서 2025년 심혈관·대사질환 가운데 주목할 만한 주요 데이터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꼽았다.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기술이전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15년 11월 미국 얀센에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1조 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2019년 7월 반환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기술 반환이 이뤄진 후보물질은 상업적 가치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여겨지지만 한미약품은 같은 물질을 적응증을 바꿔 2020년 8월 머크에 수출해 개발을 이어갔다.
이후 증권가에서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한미약품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망한 2b상 결과가 확인된다면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고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에 따른 R&D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올해 하반기 국내 제약사 연구개발(R&D)에서 가장 중요한 파이프라인으로 꼽았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 2b상이 마무리되고 3상 진입이 확정되면 대규모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유입도 기대된다. 후기 임상 단계일수록 마일스톤 유입 규모가 더 크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머크와 2020년 8월 계약한 총 마일스톤 8억7천만 달러 가운데 현재까지 계약금 1천만 달러와 마일스톤14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앞으로 개발과 허가, 상업화에 따라 추가로 8억4600만 달러 규모 마일스톤과 함께 순매출에 따른 두 자릿수 퍼센트 경상기술료도 받을 수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관련 기술료 수익이 유입되면 한미약품 실적 회복에도 일부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2023년 임상 2상 진입으로 255억 원의 기술료를 받았지만, 2024년에는 76억 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한미약품은 1·2분기 모두 연결기준 매출이 역성장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미국 FDA 승인이 예상되는 2029년에는 미국 MASH 환자 수가 1010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실제 처방 환자 수(60만 명) 가운데 GLP-1 환자군은 60%인 40만 명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