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구경북(TK)신공항과 광주 군공항 이전 등 대규모 지역공항 사업에 건설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업비 30조 원 규모의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올해 안에 공동출자법인 구성 등 본격적 사업준비를 마치겠다고 밝히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광주 군공항 이전은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가 지역사회 설득에 나서고 있는데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TK 신공항 건설사업 속도 붙여, 김영록은 광주 군공항 통합이전 난항

▲ 대구시가 5월31일 서울 대방동에서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사업 관련 첫 사업설명회를 열고 있다. <대구시>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경북신공항과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현재 특별법에 이허 시행령까지 입법예고되면서 사업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덩달아 본격적 사업 검토에 바빠지는 분위기다.

대구시는 5월 말 서울에서 대구경북신공항 첫 번째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대형 건설사부터 중견 건설사, 지역 건설사 등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이달 중으로 공항 종전부지 개발 등 세부적 사업들에 관한 설명회부터 공동출자법인 구성을 위한 추가 설명회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공공이 추진하는 수십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공항 이전과 건설사업, 종전부지와 새 공항 주변지역 개발사업, 도로 등 토목사업 등 다양한 일감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지역 최대 현안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힘을 싣는 만큼 위험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이 어렵고 공공사업도 드러난 일감이 많이 없는 가운데 규모가 큰 공항사업이 나오면서 업계 관심이 크다”며 “사업에 참여하려면 세부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많다 보니 내용을 파악하고 탐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대형 공공발주 사업은 안정적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어 꾸준히 관심 있는 분야”라며 “이번 사업은 단순히 공항을 옮기는 것뿐 아니라 사업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프로젝트이고 특히 요즘같이 주택경기가 안 좋고 원자재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은 현재 대구 도심에 있는 대구 군공항과 대구국제공항을 통합해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에 위치한 새 부지로 이전하는 국책사업이다.

대구경북신공항은 우선 군공항 이전에 11조4천억 원, 대구국제공항 이전에 1조4천억 원 등 공항 이전 사업비만 12조8천억 원 수준으로 예정돼 있다.

이와 더불어 대구시는 공항을 이전한 뒤 종전 부지 6.98㎢를 2조5천억 원을 들여 글로벌 관광, 상업도시로 조성하고 금호강과 연결한 수변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홍준표 TK 신공항 건설사업 속도 붙여, 김영록은 광주 군공항 통합이전 난항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이 5월22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창이공항의 혁신적 사례를 대구경북신공항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5월 싱가포르를 방문해 대표적 관광지이자 수변도시인 마리나베이 등을 둘러본 뒤 “대구공항 기존 부지에도 싱가포르처럼 엄청난 규모의 빌딩을 짓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는 글로벌 금융기업,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한 초고층 빌딩들이 늘어서 있는 도시다.

신공항 주변지역은 철도, 도심항공교통 등 교통인프라를 구축해 첨단물류, 산업단지, 친환경 공항신도시로 개발한다.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만큼 6월 대구경북신공항 종전부지 개발사업 관련 설명회에도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대형 건설사부터 건설업계가 총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시장은 5월30일 대구시청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대구공항 부지개발에 투입되는 비용만 30조 원이 넘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국내 자본은 물론 해외 자본 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앞서 4월 기자간담회에서는 “2030년까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뿐 아니라 군부대 이전, 후속 사업지 개발 등 토목건설 사업 규모가 60조~100조 원대에 이를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도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해 무안군 국제공항으로 이전하고 종전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과 ‘쌍둥이 사업’으로도 불린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사업 추진에 나섰다. 그 뒤 10여 년 동안 큰 진척이 없다 최근 특별법 통과와 시행령 입법예고로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2014년 이전 건의서 제출 당시 사업비가 5조7480억 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땅값 등 여러 상황의 변화를 고려하면 사업비 규모가 1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도 신공항 건설과 군 공항 이전지역 지원사업, 공항 이전 뒤 종전부지 8.2㎢를 한국 서남부권의 대표적 스마트시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다만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지역사회 갈등으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어 건설업계에서도 아직 진행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공항을 이전할 무안군이 반대를 하고 있다. 전라남도가 군공항, 민간공항 동시이전을 상생이라고 하는 것은 무안군민 희생을 강요하고 광주시 이익만 대변한다는 것이다.

무안군은 5월 중순 입장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군민 대다수가 원하지 않는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을 절대 반대한다”며 “군공항과 함께라면 민간공항 이전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준표 TK 신공항 건설사업 속도 붙여, 김영록은 광주 군공항 통합이전 난항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오른쪽)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1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군공항 이전 협의를 마친 뒤 공동 발표문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가 무안군과 갈등을 봉합하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나섰다.

김 도지사는 5월15일 전남도청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와 서남권 발전을 위해 도민께 드리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무안군의 희생만 강요하지 않고 획기적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안군이 대승적 차원에서 군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을 수용해주면 무안군의 시 승격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김 도지사가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무안군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김 도지사는 5월24일 무안국제공항 하이에어 국제선 취항식 축사에서도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무안군민과 전남도민들이 숙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시도 최근 조직개편안에서 기존 군공항이전과를 군공항이전본부로 승격하고 조직 인원을 증원했다. 군공항 이전과 종전부지 개발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준비로 군공항이전본부에서 공항 이전과 개발사업 전체 로드맵을 마련한다. 이전 후보지인 무안군과 소통, 실질적 지원사업 발굴, 종전부지 개발계획 수립 등 실무도 진행한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