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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위메이드의 '변화구' 위믹스 몰락, 게임의 본질을 묻게 하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2-12-11 15: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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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위메이드 주가는 2021년 11월26일 24만5700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12월9일 종가 기준 3만2600원까지 하락했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기업가치의 86.7%가 증발한 것이다.

2022년은 게임회사 투자자들에게 매우 가혹한 한 해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위메이드의 주가 하락세는 특기할만한 수준이다.
 
[기자의눈] 위메이드의 '변화구' 위믹스 몰락, 게임의 본질을 묻게 하다
▲ 위메이드 주가는 2021년 11월26일 24만5700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 12월9일 종가 기준 3만2600원까지 하락했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기업가치의 86.7%가 증발한 것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사진)을 게임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회사들 가운데 8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인 게임회사는 위메이드 뿐이다.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위메이드 주가의 상승을 이끌었던 것은 본업이 아닌 가상화폐 ‘위믹스’였기 때문이다. 위믹스의 가치 상승과 함께 하늘을 뚫었던 위메이드의 주가가 위믹스의 가치 하락과 함께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당연한 수순이었다.

위믹스의 몰락을 계기로 위메이드의 기업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지금의 상황은 게임산업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해준다.

게임회사의 본업은 당연히 게임 제작과 운영이다.

게임은 놀이다. 놀이를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어내고 그 놀이를 재미있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재미있게 놀기 위해 게임회사가 만든 게임에 찾아오고 게임회사는 그 이용자들에게 이용료를 부과하거나 놀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상품들을 팔아 돈을 번다.

하지만 위메이드를 비롯한 국내의 몇몇 게임회사들은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을 통해 사람들을 게임으로 끌어오기보다 P2E라는 ‘변화구’를 이용해 이용자들을 유혹하려고 했다.

그 미끼를 물고 찾아온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재미가 아니라 가상화폐였기 때문에 가상화폐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그 게임들은 이용자들을 게임에 묶어둘 수 없게 된다. 

만약 미르4 글로벌 흥행의 이유가 위믹스가 아니라 재미였다면, 풍부한 콘텐츠였다면, 온라인 게임 특유의 끈끈한 인간관계였다면 어땠을까?

이미 지나간 일에 가정이란 없다고 하겠지만 위믹스라는 가상화폐의 가치와 위메이드라는 게임회사의 기업가치가 연동되어 움직이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살려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이제는 미르M 글로벌 버전의 흥행 여부에 달려있게 됐으니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미르M 글로벌 버전의 흥행을 이끌 수 있는 것이 가상화폐 위믹스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미르M이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이용자들에게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본질이 해외 시장에서 이용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가가 위믹스의 부활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린 셈이다.

가상화폐가 현재 대부분 투기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제쳐두고 가상화폐도 결국 ‘화폐’로 쓰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화폐는 사람이 많이 사용할 수 있어야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게임회사가 발행하는 가상화폐의 사용자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가상화폐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위믹스의 성공 이후 국내 게임회사들도 앞다퉈 자신들만의 가상화폐를 발행했다. 넷마블의 MBX, 컴투스의 C2X등이 게임회사가 발행한 가상화폐의 대표적 예다.

위믹스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넷마블과 컴투스는 자신들의 가상화폐는 위믹스와 달리 투명하게 운영된다고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물론 최소한 ‘화폐’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상 투명성은 너무나 당연하게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넷마블과 컴투스가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이 아니라 게임회사이기 때문에 투명성을 지키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바로 이 가상화폐의 발행 근간이 되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일이다. 

P2E게임은 게임회사들이 완전히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대륙이다.

그 대륙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게임회사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상화폐를 벌기 위해 게임을 즐기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억지의 ‘노동’을 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가상화폐를 벌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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