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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판계 불황의 활로가 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6-30 19: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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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출판계 불황의 활로가 될까  
▲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2010년 1975억원에서 2012년 3250억원, 2013년 5838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전자책이 출판계의 불황을 해결해 줄 구원투수로 다시 기대받고 있다.

단말기 보급률이 낮아 한동안 정체를 겪었으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콘텐츠 부족이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 도입기 지나 성장기 들어선 전자책시장

전자책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전자책시장은 기대와 달리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전자책 단말기 가격이 20~30만 원 정도로 책정돼 대중화되기에 다소 비쌌기 때문이다.

다시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기와 일치한다.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태블릿PC도 시장에 퍼지면서 기존에 있던 전자책 단말기가 아니더라도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 최근 전자책시장이 이제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전자책시장 규모는 2010년 1975억 원에서 2013년 5838억 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2013년 출간된 전자책도 전년보다 5만 종 이상 증가해 20만 종을 넘었다. 2014년에도 20~3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국내 도서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8%에 불과하다. 전자책의 정체 원인으로 지목된 콘텐츠 부족은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평가를 듣는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1차 고비는 넘겼지만 전자책시장이 장기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 “읽을 게 없다”는 소비자들

한 해에 출시되는 전자책은 대략 20여만 종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이 장르문학과 자기계발서에 치우쳐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전자책 중 로맨스나 무협, 판타지 등 장르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까이 된다. 특히 여성 독자를 겨냥한 로맨스 소설에 치우쳐져 있다. 그동안 국내 전자책시장을 단말기를 구입할 여력이 있는 ‘얼리어답터’ 등 20~40대가 주도한 탓이다.

성인 로맨스 소설이 전자책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일부에서는 전자책시장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1인 출판이 가능해지면서 검증받지 않은 콘텐츠들이 난립하게 되는 것도 전체 시장의 질을 낮아지게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전자책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장르 편중 현상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특히 신간이 종이책으로만 출간됐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전자책과 종이책이 동시에 출간되고 있다.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전자책시장에서 장르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60~70%에서 지난해 50%까지 내려왔다. 이 자리를 문학과 인문사회, 자기계발서 등이 채웠다.

현재 교보문고 전자책부문 베스트셀러를 봐도 종이책부문 베스트셀러와 큰 차이가 없다. 6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5위까지 살펴보면 전자책과 종이책이 3권 겹친다.

전자책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생기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콘텐츠 부족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같은 단어로 검색했을 경우 일반서적이 2천 권 이상 검색되는 반면 전자책은 채 10%도 되지 않는 200여 권에 그친다.

◆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출판사들

전자책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자 출판사들도 적극적으로 전자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출판사들은 그동안 “읽을 만한 전자책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자책, 출판계 불황의 활로가 될까  
▲ 홍지웅 열린책들 대표
출판사 '열린책들'은 세계문학전집을 볼 수 있는 앱을 출시해 성공적으로 전자책시장에 진출했다. 세계문학전집 앱은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출판사 '문학동네' 역시 지난 3월 전자서점을 오픈했다. 일정금액의 회비를 내면 정가의 반값에 전자책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전자책을 대안으로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며 “디지털 변환 흐름에 맞춰 출판사가 변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책시장에서 출판사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다.

콘텐츠 부족 외에 또 하나 지적되는 문제는 전자책의 가격이다. 사람들은 파일로 판매되는 전자책이 종이로 판매되는 종이책보다 훨씬 저렴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실제 판매되는 전자책은 종이책과 큰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재 종이책 신간은 1만5천 원, 같은 책의 전자책은 1만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가격차가 크게 나지 않을 경우 사람들은 소장하고 양도할 수 있는 종이책을 더 원하게 된다. 따라서 전자책의 가격이 더 떨어져야 전자책의 대중화가 쉽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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