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주가조작과 관련한 그동안의 해명과 다른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돼 '거짓 해명' 의혹까지 더해졌다. 윤 후보의 대선가도에 또 하나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2라운드, 윤석열 최대 리스크 부각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1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대표 대상의 공소 시효가 아직 남아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장식 변호사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건희 대표 주식 거래가 마지막으로 정리된 것이 2012년 11월이라고 KBS가 보도하고 있다"며 "주가조작은 공소시효가 10년인데 그래서 올해 10월까지 공소시효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앞서 KBS는 김 대표의 증권 계좌가 2010년 5월 이후에도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에 이용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던 시기에 김 대표가 실제 이 주식을 거래한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긴 게 아니라면 본인이 직접 주가조작에 참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이 작성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피고인들의 수사 기록 등을 보면 김 대표의 증권 계좌에서는 2012년 11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있었던 내역이 담겨 있다.

검찰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등을 상대한 수사를 통해 도이치모터스와 관련해 1600만 주, 646억 원 규모의 주식 거래가 이뤄진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146만 주, 50억 원이 넘는 금액이 김 대표의 계좌를 통해 거래됐다. 

검찰은 권오수 전 회장이 포함된 주가 조작 세력의 시세 조종 기간을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이 파악한 시세조종 기간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김 대표의 추가 거래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김 대표의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2009년과 2010년 김 대표의 신한금융투자 거래내역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김 대표가 2010년 1~5월 10억 원이 든 계좌를 이정필씨에게 넘겨 거래를 맡겼는데 4천 만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온다. 김 대표는 그 뒤 이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로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KBS 보도를 보면 김 대표는 계좌 내역을 이미 공개한 신한금융투자 계좌가 아닌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계좌 등을 통해 어머니 최은순씨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계좌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 주식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모두 자기 계좌 사이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서로 짜고 아는 사람 사이에 주식을 사고 팔면서 거래량과 주가 시세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통정거래'라 한다. 마치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해 부당이익을 취하고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증권거래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는 인물들은 김 대표만 빼놓고 모두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대표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윤 후보는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주가조작은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치는 중대범죄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의전' 논란과 차원이 크게 다르다. 최근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가조작은 더이상 낯선 이슈가 아니게 된 점도 있다.

김 대표가 주가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그동안 해온 말도 거짓말이 될 수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이 총공세에 나섰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과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김건희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를 촉구하며 지검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는 주가조작 사건의 종범이 아니라 주범 가운데 한 명"이라며 "'사실이 아니다', '손해만 봤다'고 국민을 기만한 윤 후보와 김 대표가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검찰의 즉각적 소환을 촉구했다. 또 윤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TF는 지난 10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주가조작 당시 최대주주인 권오수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김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김 대표에게 주식 거래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현안대응TF는 "범행 기간 김 대표 계좌로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전체 거래금액의 7.7% 규모나 돼 주가조작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주가조작 의혹의 검찰소환에 신속히 응하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혜경씨의 과잉의전 논란을 덮기 위한 술수라며 반박에 나섰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김 대표가 4개월 동안 계좌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계좌를 회수한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된다"며 "나머지 기간 주식 거래 내역은 주가 조작과 전혀 무관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피고인들의 공소장에도 김 대표의 이름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