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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꺼져" 시위대 등장한 까닭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1-14 15: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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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IT기업들이 새로운 '기업윤리'를 요구받고 있다. 돈은 많이 벌고 있으나, 일자리와 소득 분배 효과는 미약하고 결국 IT기업들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월말 트위터에서는 구글을 맹비난하는 시위대의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구글 직원 크레이그 포스트가 올린 것인데, 시위대들은 구글 통근버스를 가로막고 "꺼져라 구글"이라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었다.

  "구글 꺼져" 시위대 등장한 까닭  
▲ 시위대에게 가로막힌 구글 버스. 사진은 트위터 @craigfrost

시위대들은 유인물을 통해 “버스 밖의 사람들은 당신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성매매를 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고, 이제 지역에서 쫓겨나고 있다”며 “당신들이 24시간 무료 뷔페에서 돼지처럼 살쪄가는 동안 그들은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이 만든 비싼 세상에서 살기 위해 지갑 바닥까지 긁어내고 있다”고 구글을 비판했다.

이들은  “당신은 당신의 기술이 모든 인류에게 더 나은 것들을 제공한다고 믿겠지만 실상 기술발전의 이득을 보는 건 광고주, 부자, 권력자, NSA 분석가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신들이 하던대로 계속하면 문 밖의 시위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그만두고 싶다면, 당장 일을 그만두고 가서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 삶을 살라”고 경고했다. 

구글 앞 시위대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의 원인으로 IT기업을 꼽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은 대공황 직전인 1928년 이래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9월 엠마뉴엘 새즈(Emmanuel Saez) UC버클리 교수가 국세청 자료를 조사한 결과, 2012년에 미국 가계 소득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이 22.5%였다. 대공황 직전 미국 증시 거품이 최고조였던 1928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도 48.5%나 됐다.

영국 상원 금융정책위원회의 어데어 터너(Adair Turner)는 오늘날 신기술이 전기기계시대에 비해 일자리와 소득을 분배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한다. 신기술 도입에 따른 가격절감 효과가 과거 자동차에 비하면 매우 미미하기도 하지만, 일자리 창출효과도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다. 1979년 GM은 85만명을 고용했다. 그런데 오늘날 MS는 전세계적으로 10만명, 구글은 5만명을 고용하는 데 그친다. 페이스북은 고작 5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컬럼니스트 애드리언 울드리지(Adrian Wooldridge)는 “긱(Geeks)이 가장 무자비한 자본가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한다. 긱(Geek)은 '전자 공학이나 지성(intellectuality) 등의 한 분야 혹은 여러 분야를 탁월하게 이해하고 있는 특이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양복 입은 긱(Geeks in suits clothing)'이란 숙어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IT 분야의 유명 인사'를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울드리지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구글의 시가총액 290억 달러는 GM보다 여섯배나 많지만, 고용자 수는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정부의 많은 투자에도 이러한 기술 거인들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에 모기업을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더블 아이리시' 전략이 대표적이다. 80년대 후반 애플 등이 처음 시도한 이래 지금까지 구글, MS, 페이스북, 어도비 등 IT기업들이 이 전략으로 세금을 피하고 있다. 유럽 법인이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에 모기업을 두고, 미국 본사는 아일랜드에 또다른 지사를 두어서 이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2012년 아마존은 이 방법으로 독일에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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